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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에 대한 중국의 대응

기자명 혜민 스님

이익만 쫓다 신용불량국 ‘각인’

4월에 들어서면서 미국 동부 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있다. 지난 주는 날씨가 영하로 떨어져 절기에 맞지 않게 눈이 내리더니 이제는 영상 23도로 올라 초여름 날씨를 보이고 있다.

변덕스런 날씨 때문인지 올해는 그냥 지나가나 했던 감기에 덜컥 걸리고 말았다. 목이 간질거리고 재채기가 자주 나온다. 감기에 걸려 절에 있으니 어린이 법회를 보러 온 아이들이 “혹시 사스 (SARS)에 걸린 것 아니냐”며 놀려댄다. 우리 절의 다른 스님들도 “사스에 걸린 것 같은데 그래도 부처님 오신 날은 지내고 열반해야지?”하고 빙그레 웃는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저 번 달부터 사스, 즉 급성 호흡기 증후군이라고 하는 병이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이 병이 무서운 것은 재채기만으로도 쉽게 감염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감염된 사람이 다른 나라로 여행을 하고 돌아다니면서 이 병을 옮기고 있다는 것인데 이 병에 걸린 환자가 지금까지 전 세계 22 국가 3169명에 이른다고 한다.

며칠 전 중국 현대 정치사 공부를 하고 있는 미국 친구로부터 어느 영국 기자가 쓴 사스와 관련된 기사를 보내 왔다. 그 기자에 따르면 사스가 처음 발병했을 때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병에 대한 대응을 했으면 오늘날과 같이 전 세계로 퍼지는 큰 재앙으로 변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중국 정부는 이 병과 관련된 사실을 11월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 사실을 최근까지 숨겨 왔는데 중국 정부의 이런 정직하지 않은 무책임한 태도는 단순히 사스로 인해 받게 될 관광 소득의 감소 내지는 경제적 타격뿐만이 아니라 국가 신용도 자체도 훼손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스와 관련된 중국의 대응 방식과 이에 대한 영국 사람의 기사를 보고 있으니 중국은 여러 가지 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은 단순히 바로 눈앞에 있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번 사실을 숨길 수 있는 만큼 숨겼다.

그러나 이 점은 정직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 서양 사람들에겐 용납 될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을 포함한 우리나라와 같은 동양에선 화합을 정직보다 더 중요한 미덕으로 삼는 일이 많은데 서양에선 그룹 안의 화합이 깨어지고 심지어 자신의 정직함으로 인해 그 그룹이 해체되는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정직해야 된다고 믿고 있다.

사스에 대한 안일한 대처로 중국 정부는 세계 사람들로부터 믿지 못 할 나라라고 각인 됐고, 중국이 그 신용도를 회복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또 걸릴 것이다.

사스도 사스지만 내 감기 또한 다른 신도님에게로 옮을까 걱정이 되어 법회가 있는 일요일엔 법당에 나가지 않고 방안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다. 내가 감기가 걸렸다고 하니까 어느 신도님께서 생강차를 끓여 가지고 오셨는데 그 차를 마시고 나니까 한결 몸이 좋아진 느낌이다.

병은 사람의 업장을 녹여 주는 정화의 과정이라는 말이 있다. 업의 무게로부터 조금은 가벼워 졌으니 이 또한 즐거워 할 일이 아닌가.


혜민 스님 vocalizethis@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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