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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증심사 주지 지장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나쁜 습관 버리는 것이 바른 업장소멸”

 

▲지장 스님

 

 

우리가 믿고 따르는 사생(四生)의 자부(慈父)이신 석가모니부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도대체 어떤 분이시기에 부처님께서는 처자식을 다 버리고 출가해서 깨달음을 이루셨고, 또 그 분의 가르침을 따르겠다고 출가하는 스님들이 지난 2500여년 동안 수없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일까요?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선지식들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2500여년이 흐른 오늘에까지도 그 분의 가르침을 갈망하고 따르고 있는 것일까요?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주고자 했던 중요한 메시지는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같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항상 수지독송하는 경전 중 부처님을 찬탄하는 게송이 있습니다.


天上天下無如佛(천상천하무여불)
十方世界亦無比(시방세계역무비)
世間所有我盡見(세간소유아진견)
一切無有如佛者(일체무유여불자)
하늘 위 하늘 아래에 부처님 같으신 분 없으시네
온 시방세계 둘러보아도 또 비교할 만한 이 없고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내가 다 살펴보았지만
그 모두가 부처님같이 존귀한 분 찾을 수가 없네.


이 사구게를 볼 것 같으면 부처님께서는 이 법계 안에서 가히 비교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목숨을 걸고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찬덕게라는 게송에도 부처님 공덕에 대해서 설하고 있습니다.


刹塵心念可數知 (찰진심념가수지)
大海中水可飮盡 (대해중수가음진)
虛空可量風可繫 (허공가량풍가계)
無能盡說佛功德 (무능진설불공덕)
세상 티끌 모두가 세어 알 수 있고
가없는 바닷물을 모두 마셔버릴 수도 있고
허공을 헤아리고 바람도 붙잡아 맬 수 있어도
부처님 공덕만은 능히 다 말할 수 없네

 

부처님 공덕을 찬탄한 게송입니다. 시방 법계에 있는 모든 먼지의 숫자가 얼마나 될 것 같습니까? 여러분들 중 셀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지금 이곳 취백루 안에 있는 먼지의 숫자를 셀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시방세계에 있는 모든 먼지를 마음으로 헤아려서 알 수 있는 신통력이 있더라도 부처님의 공덕을 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큰 바다의 물을 다 마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해도, 또 허공을 헤아려 알고 바람을 붙들어 맬 수 있는 능력이 있다할지라도 부처님의 공덕과 능력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일체는 모두 마음이 지은 것


우리가 믿고 따르는 부처님이 이와 같이 위대하다는 것을 찬탄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그러하시기에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금생(今生)의 모든 것을 걸고 출가 수행의 길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훌륭한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시고 가셨는가를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불교 경전 중 최고로 치는 것이 ‘화엄경’입니다. 방대한 ‘화엄경’을 함축해 게송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若人欲了知(약인욕요지)
三世一切佛(삼세일체불)
應觀法界性(응관법계성)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만약에 어떤 사람이 삼세일체 모든 부처님께서 설하고 가신 요지를 알고자 한다면 응당 법계의 성품을 관하라. 일체가 오직 마음으로 지은 것이리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불교의 핵심을 말하는 사구게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이 짓는 것, 마음이 조작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부처님께서 심오한 경지에 깊이깊이 내면 세계의 자기를 관찰한 것입니다. 우리 중생처럼 무엇을 찾아서 밖에서 구한 것이 아니라 내면 자기 자신의 세계로 돌린 것입니다. 우리 중생들은 밖으로 뭔가를 얻으려고 하고, 찾으려고 하고, 구해서 가져오려고 합니다. 밖에서 무엇이든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여러분과 저는 아직 그 습(習)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중생의 태를 벗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 것입니다.


습관 때문에 중생 태 못 벗어


그런데 부처님은 밖으로 구한 것이 아니고, 모든 구하는 바를 내면 자기 자신의 세계로 돌린 것입니다. 우리와 정반대의 삶을 사신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세계를 향해서 깊이 자기가 구하고 원하는 바를 찾아서 마음속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그리고 얻어낸 결론이 방금 풀어드린 사구게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일체유심조,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 것이라는 뜻이지요.


말로 하면 이렇게 간단한데 우리 중생들은 미혹하기 때문에 확신을 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마음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당장 이룰 수가 있느냐’라며 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마음은 그만 두고 당장 돈이 필요하고, 내 아들 취직 시키는 것이 급하고, 내 남편 진급시키는 것이 급하다고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이러한 마음 자리는 잘 모르겠고 증심사 오백전이 기도 영험으로 유명하니 오백전에 가서 기도나 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살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 중생의 모습입니다. 우선 급한 것은 아니니까 그것은 차후에 찾아보기로 하고 밖으로만 계속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면한 인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뛰고 내일도 뛰고 또 뛰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주법계의 이치를 깨달은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에게 너희들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고 정말로 잘 살고 행복하게 살고 싶으면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바 그 마음의 흐름을 관찰하고 그 흐름을 자기 자신이 장악했을 때 얻고자 하는 것들을 이룰 수가 있다고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못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과 제가 어떻게 하면 조금씩이라도 자기를 변화시켜 낼 수 있을까요? 한번에는 잘 안되지요. 기실 안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몸부림치면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 하다보면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자기가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수없이 그러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오로지 급한 것을 해결하겠다는 마음으로 밖에서 계속 찾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에게 가장 나쁜 단점은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자기에게 좋은 점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자기의 나쁜 습이 있다는 것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고치려고 노력해 보지만 어떻습니까? 잘 안됩니다. 그 나쁜 습이 있는 것은 한두 번에 의해서 자기에게 그런 습이 생긴 것이 아니고 수없이 많은 세월을 통해서 살아오면서 몸에 전생부터 쌓여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그것을 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로 전생의 업(業)과 습(習)이 쌓여서 그것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고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렇고 저도 그렇습니다.


불법 실천하면 운명도 전환


틱낫한 스님께서는 자기 자신의 나쁜 업을 고치는 최고의 방법은 그 나쁜 생각, 나쁜 습관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을 끊어 버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생각을 계속 하게 되면 그 자체의 나쁜 습관이나 행동의 영양분이 되기 때문입니다. 나쁜 생각을 마음속에서 지우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합니다. 일어날 때 지우고 해서 생각자체를 안하다 보면 그 생각 자체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좋은 미래를 만들고 싶다고 하면 자기가 꿈꾸고 있는 좋은 생각에 대해 자주자주 해주면 변화가 일어납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반복해서 하고, 자기의 잘못된 단점이나 습관이나 나쁜 행동들에 대한 것들을 생각으로부터 지워내는 작업을 하다 보면, 영혼이 새로 태어나는 삶으로 변화되기 시작 합니다. 이 육체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육체 속에 들어있는 영혼이 새로운 삶을 향해서 새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 영혼이 새로 태어났을 때 그 사람의 운명도 바뀌기 시작을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믿고 따르는 스승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가르친 방법대로 우리를 변화시키는 작업을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스승과 나는 영원히 기름과 물로 그냥 겉돌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가르침을 행한다면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서 자기의 나쁜 것들이 자취를 감추면 운명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마음이 조금씩 다듬어지고, 좋은 생각, 좋은 미래, 밝은 희망이 가득한 꿈들이 가슴속에 뭉게구름 피어나듯 일어날 때 그 사람의 영혼은 다시 태어나게 되고 운명도 바뀌게 됩니다.


오늘, 우연히 증심사에 왔다가 법석에 동참한 300명이 넘는 사람 중에서 단 한명의 영혼이라 할지라도 자기가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법회는 대 성공이라고 확신합니다. 자기를 변화시키기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순간순간 나오는 습과 나쁜 버릇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일어나고 있는 감정과 생각들을 순간순간 끊어내고 변화시키고 자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그것은 자기만이 할 수 있고 자기만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여러분이 다 그렇게 변화 될 수 있다고 기대하진 않지만 여러분 중에 정말로 제 말에 공감이 돼서 이 중에 몇 사람만이라도 단 한 사람만이라도 자기 자신과 싸움을 통해 나쁜 습들을 끊어내고, 새로운 영혼으로 태어날 수 있다면 오늘 이 법회는 천만금을 주고서도 살 수 없는 법회라고 감히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 모두가 저와 더불어 미래를 새롭게 만드는 그런 불자가 됩시다.
 

정리=조영훈 광주지사장 kjbul@beopbo.com

 

이 법문은 8월14일 무등산 증심사에서 ‘무등에서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명사초청법회에서 증심사 주지 지장 스님이 한  법문을 정리한 것입니다.



지장 스님

1986년 범어사에서 보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 1990년 범어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96년부터 실상사 화엄학림, 서울불교전문강당에서 수학하고 1999년 익산 관음사 주지와 익산불교대학장을 역임하고 현재 광주 증심사 주지와 사단법인 대원장학회 이사장, 경전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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