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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나란자라 강을 건너는 부처님

기자명 법보신문

사각형의 경행석으로 부처님 표현

 

▲1세기 경, 인도 산치 제1탑 탑문

 

 

우루웰라 깟사빠가 모시는 불을 숭배하는 사당 안에서 독룡을 조복시킨 후 부처님은, 그들과 떨어져 가까운 숲에 머무셨다. 마가다국과 앙가국 두 나라에서 많은 신자들이 찾아오는 큰 제삿날이 다가오자, 우루웰라 깟사빠는 부처님이 사람들 앞에서 신통력을 보이면 자신의 위신력이 떨어질 것을 염려해 그가 나타나지 않기를 내심 원했다. 이를 눈치 챈 부처님은 제사가 있는 날 그곳으로 탁발을 오지 않고 다음 날에야 오셨다.


깟사빠는 어제는 공양물이 많았는데 왜 오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부처님은 그대가 오는 것을 꺼려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사건 이후 깟사빠와 그의 제자들은 부처님을 위대한 사문으로 존경하며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한밤중에 넘친 강물이 언덕 위에 있는 깟사빠의 처소까지 차올랐다. 깟사빠는 강가에 머무는 부처님이 걱정이 되어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횃불을 밝혀 부처님을 찾기 시작했다. 강기슭에는 이미 물이 가득 차버린 후였다. 애타게 부처님을 찾던 깟사빠와 그의 제자들은 이미 강을 건넌 부처님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 후 불에 제사를 지내 공덕을 쌓고 물로 죄업을 씻던 우루웰라 깟사빠, 나디깟사빠, 가야깟사빠와 그들의 제자들은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나란자라 강을 건너는 부처님을 표현한 불전미술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인도의 산치 제1탑 탑문의 조각이다. 자만심에 가득 찬 우루웰라 깟사빠에게 부처님은 걸어서 강을 건너는 신통력을 보였다. 깟사빠 삼형제는 배를 타고 부처님을 찾고 있고, 물새가 노니는 강 위를 건너는 부처님은 사각형의 경행석(經行石)으로 나타냈다. 그 광경을 보고 놀란 깟사빠 삼형제와 그 제자들은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있다.

 

▲유근자 박사

강을 건넌 부처님은 오른쪽 아래 금강대좌와 보리수로 표현되었다. 이 이야기 속의 부처님은 경행석, 보리수, 금강대좌라는 상징으로 묘사되고 있다. 고대 인도인들은 깟사빠 삼형제를 제도한 이야기를 대표적인 이교도의 교화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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