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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련 여름캠프와 포교미래

기자명 법보신문
  • 법보시론
  • 입력 2011.09.05 13:57
  • 수정 2011.09.05 14:08
  • 댓글 0

최근 선운사 도량에는 젊은 활기로 가득 찼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법우들의 여름캠프가 열렸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삶의 주인공 Maitreya’라는 주제로 열린 캠프에는 대불련 회원은 물론 역대 동문과 친지들까지 함께 해 그 의미를 더했다. 산중 암자에서의 명상순례, 인근 바닷가에서의 별빛문화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은 그들의 풋풋한 젊음을 발산시키기에 충분했다. 청년 불자로서의 사명감과 그 실천을 모색하고자 열띤 토론을 벌이는 열정에 뭉클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가슴 한켠이 헛헛했다. 쾌활하고 진취적인 그들과의 차담 속에서 그들만의 고민과 갈등이 언뜻언뜻 보였기 때문이다. 왜 아니겠는가. 사회에 나가 꿈과 도전, 그리고 열정으로 타올라야 할 이 시대 청년들 앞에 등록금 천만원 시대, 적자세대, 무한경쟁, 청년실업이라는 커다란 벽이 세워져 있다. 졸업은 차치하고라도, 교정에서 이미 웅지를 품을 수 없는 게 대학 청년들의 현실이요, 자화상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여름캠프에 섰다. 주어진 삶이 아닌 선택한 삶을 살기 위해, 난관에 부딪쳐 쓰러지기 보다는 부처님의 지혜와 용기로 고난을 헤쳐 나가는 ‘당당한 자신’이 되기 위해 그들은 그 자리에 섰다. 그들을 위해 한국불교는 진정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요즘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기성 종교에 대한 관심도가 갈수록 낮아져, 종교 동아리가 명맥을 유지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이라고 한다. 대불련만 해도 지부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하는데 그 책임을 그들에게만 지울 수는 없다.


‘수도권 포교 공동화의 현황과 대처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신도시 지역에 포교당 등 불교관련 시설이 전체의 5%밖에 안 된다고 한다. 혹자는 시설이 있어야만 포교할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포교를 위한 공간과 프로그램이 없으면 원력도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청정수가 흘러도 그릇이 있어야 담을 수 있는 법인데 우리는 이러한 단순한 이치도 간과하며 살고 있다.


대불련의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다. 대불련 침체가 시대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데서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각 지역 사찰은 대불련 활성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자. 학생들의 학내활동을 지도해야 할 지도교수에게 우리는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는가. 법회를 지도하고 이끌어야 할 지도법사 충원과 양성에 우리는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혹, ‘학생이 없으니 뾰족한 대안도 없다’며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더 이상의 탐간영초(探竿影草)는 필요하지 않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실천할 때이다.


선운사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 복지와 문화를 하나로 연결하고, 수행과 포교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운영중인 복지관을 비롯해, 영유아에서 청소년에 이르는 문화복지타운과 불교회관 건립을 발원하고 있다. 청정수를 담을 그릇을 빚는 일이기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첫 발을 내딛고자 한다.


자유로운 삶의 주인공 Maitreya! 청년 불자가 곧 ‘미륵불’이요 ‘미래불’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어디 청년 불자뿐이겠는가, 어린이와 청소년 모두가 부처님 법을 이어갈 이 시대의 새싹이요 인재들이다. 그들의 손에 연등이 켜져야 법의 광명이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는 점은 명쾌한 명제이다.

 

▲법만 스님

그들은 말한다. ‘자유로운 삶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우리는 그들을 지켜만 볼 수는 없다. ‘자유로운 삶의 주인공’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삶의 주인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할 책임은 분명 우리 승가를 비롯한 기성세대 불자들에 있음을 다 함께 상기해야 하겠다.

법만 스님 고창 선운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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