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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악마의 도를 배운 앙굴마라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께 귀의 후 철저히 계행 지켜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

사위성(슈라바스티)에 큰 도적이 나타나 성안이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앙굴마라라는 도적이었습니다.


“사람을 죽여 손가락을 잘라 모은대요. 그걸 꿰어서 목거리를 만들어 걸고 다닌답니다.”


제자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부처님이 앙굴마라를 구하러 나섰습니다. 과연 피묻은 옷에, 손가락을 잘라서 만든 목거리를 건 도적이 있었습니다. 부처님은 뒤돌아서서 도적을 기원정사쪽으로 이끌었습니다. 도적은 부처님을 해칠 생각으로 뒤를 따랐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빨리 달려도 천천히 걷는 부처님 걸음을 따를 수가 없었습니다.
기원정사에 이른 부처님은 앙굴을 향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잘 왔다. 비구여! 가엾은 앙굴마라여!”
그 말씀 한 마디에 앙굴의 흐트러진 머리털이 깨끗이 깎여지고, 스님의 법복이 절로 입혀졌습니다. 피 묻은 옷과 손가락을 잘라서 만든 목걸이는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이제부터 너는 내 제자다.”
부처님의 말씀에 앙굴마라는, 그 앞에 꿇어엎디어 울었습니다.
“부처님. 저같은 살인자도 부처님 제자가 될 수 있습니까?”
부처님은 말씀이 조용했습니다.
“죄 지은 자도 내 제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어쩌다가 살인을 했지?”
“마니발타라를 스승으로 섬겼지요. 사람을 많이 죽여야 좋은 세상에 태어난다고 했습니다. 죽인자의 손가락을 꿰어서 몸을 장식하라고 했습니다.”
“삿된 스승에게 악마의 도를 배웠구나. 너는 백천겁 지옥고를 받을 죄를 지었다. 그러나 그런 죄도 잘만 하면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부처님 말씀은 앙굴마라를 기쁘게 했습니다. 사위나라 바사닉(프라세나짓)왕은 성 안에 큰 도적이 날뛰고 있다는 말을 듣고 군사를 거느리고 부처님께 왔습니다.


“부처님, 군사를 풀어 저 도적을 잡는 게 좋겠습니까?”
“대왕이여, 만일 그 도적 앙굴이 머리를 깎고 법복을 입고 굳은 마음으로 도를 닦는 중이라면 어쩌겠소?”
“스님이 됐다면 용서해야지요.”
“앙굴은 벌써 도인이 되었소. 가서 마나보시오.”
왕은 앙굴마라를 만나 그를 용서하고 도움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어느 날 앙굴은 사위성 거리에 밥을 빌러 나섰습니다. 어느 장자의 집에 들렀더니 장자의 며누리가 아기를 낳다가 산고를 겪고 있었습니다. 앙굴마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축원을 했습니다.


“나는 부처님 제자된 후에 깨끗하게 계행만 지켰다. 그 공덕의 힘으로 산모의 산고가 가시고 순산이 도기를…….”
그러자 금방 산모의 고통이 멎고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앙굴이 도력을 얻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를 도인으로 보는 사람이 적었습니다.


“저기 도적 앙굴이 가짜 승복을 입고 나타났다!”


사람들은 앙굴마라에게 돌을 던졌습니다. 몽둥이로 때리고 칼로 찌르기도 했습니다. 앙굴마라는 그들을 원망하지 않고 참았습니다.


그는 돌멩이에 맞고, 몽둥이에 맞고, 칼에 찔렸습니다. 머리가 깨지고 상처 투성이가 돼 기원정사로 돌아왔습니다.

 

▲ 신현득

부처님이 앙굴마라의 피를 닦아주며 이르셨습니다.
“잘도 참았구나. 착하다. 이처럼 참고 행하면 네가 가야 할 백천 겁 지옥이 차츰 무너진다.” 
 

출처: 아함부 앙굴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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