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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부처님께 꿀 공양을 올리는 원숭이

기자명 법보신문

인도의 업보윤회설 보여주는 불전도

 

▲1세기 경, 산치 대탑 탑문

 

 

부처님의 전생담 가운데 한 때 부처님은 위대한 원숭이 왕으로서 자신의 목숨을 던져 동족들을 구한 것이 핵심인 이야기가 있다. 전생담에서는 보시를 행한 부처님이 곧 원숭이였지만, 부처님 일대기를 다룬 불전(佛傳) 경전에는 원숭이가 부처님께 꿀을 보시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 두 이야기는 인도인들이 선호했던 것으로 미술로도 자주 표현되었다.


부처님 당시 인도인들이 통속적으로 믿고 있던 교설은 업보윤회설이었다. 부처님은 이러한 통속적 관념을 믿고 있는 당시의 대중들을 교화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보시를 행하고 계율을 준수하며, 이러한 보시와 계율을 계속 실천하면 그 과보로서 하늘에 태어난다고 설했다. 이러한 업보설을 보여주는 좋은 불전도가 <원숭이가 부처님께 꿀 공양을 올리는 원후봉밀(猿奉蜜)> 이야기다.


이 에피소드는 부처님께서 바라문의 식사에 초대받아 갔다가 기원정사로 돌아오는 길에 연못 주위에서 한 마리의 원숭이를 만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원숭이는 부처님의 발우에 꿀을 넣어 드렸는데 부처님은 그것을 물로 희석해 제자들 모두와 함께 나누어 드셨다. 원숭이는 너무 기뻐 춤을 추다가 발을 잘못 디뎌 구덩이에 빠져 죽고 말았다. 그런데 부처님께 꿀을 공양한 인연으로 부처님을 식사에 초대한 바라문의 아들로 인간계에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산치대탑의 탑문에는 이 이야기가 표현되어 있는데, 왼쪽의 보리수와 네모난 금강보좌가 바로 부처님의 상징이다. 발우를 손에 들고 있는 원숭이는 꿀을 바치는 원숭이고, 두 손을 위로 올리고 있는 원숭이는 기뻐 춤추는 원숭이로, 같은 원숭이를 시간차를 두고 두 번 반복해서 나타내고 있다. 왼쪽 아래에는 아이와 두 부인이 부처님께 절을 하고 있는데, 중앙의 아이는 원숭이가 바라문의 아들로 다시 태어난 것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된다.

 

▲유근자 박사

<원후봉밀> 이야기는 굽타시대(4세기~6세기 경)가 되면 부처님의 일대기를 8장면으로 압축한 팔상도 속에 편입된다. 이런 사실은 인도 팔상도의 주제와 우리나라 팔상도의 주제가 다른 것을 말한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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