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교는 사부대중 공동의 몫이다

기자명 법보신문
▲포교학 개론

지금껏 만나온 스님들 가운데 불교대학 졸업 후 무얼 할거냐 물으면 대부분 “선방 가야죠”라고 대답한다. 한국 스님들에게 포교는 항상 2순위, 3순위다. 포교에 대한 절박함이 없다.


개신교계는 이미 포화상태가 된 한반도이기에 신학대학 졸업생들에게 해외포교를 적극 권장한다. 강제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사람만 국내에 남아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해외에 눈을 돌리라 권장한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 수만명이 해외에 파견돼 미국에 이어 세계 제2 선교사 파견국이 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국내에서 선교를 하다 안 되면 개척교회를 하고, 택시운전까지도 불사하는 신학대학 졸업생들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들은 절박한 상황에 배수진을 치고 선교를 한다.


가톨릭의 경우는 좀 다르다. 그들은 굳이 어떤 성당, 어떤 신부를 특별히 키울 이유가 없다. 바티칸이 그들의 주인이고 계급에 따라 올라가면 된다. 포교에 전심전력 할 이유가 있을까. 관리비용을 빼고는 모두가 바티칸으로 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반면 개신교는 스스로 독자적으로 서야만 하고 너무도 많은 졸업생이 매년 쏟아져 나오기에 목사 취직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서울 사대문 내 교회라든가. 강남 유수의 교회 부목사로 취직되기가 대단히 어려울 뿐 아니라 상당한 능력을 갖춘 목사님이 아니면 졸업 후 취직도 어렵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니 점차 식어가는 개신교에 대한 열기 등 여러가지로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리라. 그 결과 종교간 갈등을 초래하는 갖가지 사례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있다. 특히 장로 대통령들이 등장하고 정치인들 가운데 압도적인 수가 개신교 계통의 인사들로 알려지면서 이 나라가 이제는 완연히 개신교, 기독교의 나라가 됐구나하는 위기의식을 느끼는 불교인들이 많다.


그에 반해 스님들의 경우는 너무도 여유만만하다. 학교를 졸업하면 선방이 기다리고 있다. 포교에 뜻을 두다 제대로 안되면 부전을 살거나, 그도 안 되면 다시 선방에 방부를 들이면 되니까 포교에 대한 절박함이 없다. 여타 종교에서는 배수진을 치고 달려드는데 여유작작한 불교의 앞날은 과연 어떨까. 즐비한 국보가 자리하고 있고 천년고찰들이 위용을 자랑하는 한 불교가 망할 리가 있겠는가하는 분들이 계신다. 나도 그 같은 취지에 동감이다.
그러나 프랑스 파리에 가 본적 있는가. 세느강변의 그 유명한 노틀담대성당에 가 본적이 있는가. 그 유서 깊은 대성당은 언제부터인가 신도들보다 관광객이 더 많은 성지가 되었다. 서양은 성당, 교회가 문을 닫거나 팔려고 내놓은 곳이 수도 없다. 우리네는 고찰들을 팔려고 내놓을 수는 없으리라.


그러나 점차 그곳을 찾는 신도들의 수가 줄어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통계에 보면 20대의 태반이 독자라는 얘기도 있다. 이미 스님이 되려하는 숫자가 격감하고 있고 비구니 스님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들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조계종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까. 지금 기득권을 잡고 있는 승려들에게는 상관이 없다. 10년 뒤, 20년 뒤 불교가 문제다. 참으로 혁신적이고 혁명적인 변화가 오지 않는 한 한국불교의 미래는 장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절방은 스님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사부대중, 비구니,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의 체제를 인정한다면 재가포교사 제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스님들 위주의 승단이 아니라. 재가자, 포교사, 법사들의 양성에 배전(倍前)의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독신승은 독신승대로 가고 재가자, 포교사, 법사들을 대폭 받아들여 그들의 영역을 확보해 주어야한다. 그래야 경쟁도 되고 불교 포교도 더욱 더 활성화 될 것이다.

 

▲지광 스님

그래서 그와 같은 목적 하에 대학을 만들려하는 것이다. 내가 만든 대학에서는 스님들과 재가자들을 모셔서 오로지 수행과 정진, 포교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공부시켜 전국, 전 세계로 배출할 것이다. 오로지 포교에 몸과 마음을 던질 사부대중들을 모셔서 피눈물 나는 정진을 거듭할 것이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