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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굶주린 호랑이를 살린 왕자

기자명 법보신문

“베풂이야 말로 가장 값진 자비다”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

전단마제 왕자가 많은 돈과 보물을 싣고 와서 마음껏 백성에게 베풀었습니다. 왕자를 걱정하며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건타 나라 건타시리왕은 마음을 놓았습니다. 이제 나라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단마제 왕자는 부왕으로부터 나라를 물려받아 왕이 될 생각은 없었습니다. 용맹도사가 오백 제자를 거느리고 도를 닦고 있었는데 왕자는 한 번 도사를 찾아가더니 궁궐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왕과 왕비와 왕자비가 같이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다리던 건타시리왕이 신하를 시켜 왕자를 타일러서 데려오게 하였습니다.
“내가 도를 얻는 날 부모님을 제도할 것이오. 부왕의 뒤를 이을 태자를 정하도록 부탁하더라는 말씀을 전하시오.”
이제 전단마제 도인으로 불리게 된 왕자는 궁궐로 돌아갈 뜻이 전혀 없었습니다.


어느 해 겨울이었습니다. 오랜 폭설에 세상이 하얗게 눈 속에 잠겼습니다. 왕자 전단마제 도인이 깊은 골짜기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눈에 갇혀 굶주린 어미 호랑이가 새끼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여러 날 굶주린 호랑이 모자는 기운을 잃고 있었습니다.


“베품을 행할 때가 왔구나. 누가 몸을 던져 저 중생을 구하겠는가? 자비는 어디에 있는가? 이보다 값진 보시는 없다.”
마음을 다진 전단마제 도인은 정에 들어 청정무생법인(淸淨無生法忍)을 얻었었습니다. 과거 무한 겁을 살필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스승님, 제가 몸을 버려 중생을 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과거 무한겁을 살피니 제가 일천 번 몸을 공양하겠다고 원을 세워 이미 구백구십구번 몸을 던졌습니다. 이 한 번으로 1천 번을 채우게 됩니다. 스승님과 도반은 기뻐하소서.”


결심에서 나온 말을 듣고 스승 용맹도사와 오백 도반이 모두 눈물을 흘리며 인신공양을 할 낭떠러지 곁으로 모였습니다.


왕자 전단제마가 뛰어내릴 낭떠러지 위에 섰습니다. 그는 기도하는 자세로 합장을 했습니다.


“이제 내가 살과 피를 주린 호랑이에게 주고자 합니다. 나의 남은 뼈로 탑을 세워주기를, 나의 이 공덕의 힘으로 모든 중생이 질병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내 탑에 공양하고 기도하면 모든 병이 낫게되기를, 내 공덕이 허망하지 않다면 모든 하늘이 소리로 응하고 향기로운 만다라꽃을 뿌려주기를….”


왕자는 곧 사슴 가죽옷을 뜯어서 머리에 매고 눈을 가리고 손을 모은 채 호랑이에게 뛰어내렸습니다. 제석천과 사천왕과 해와 달과 모든 하늘이 왕자를 찬탄하는 목소리를 내고 만다라꽃을 뿌렸습니다. 땅이 소리를 내며 진동하였습니다.


건타시리왕과 왕비와 왕자비가 와서 왕자의 뼈를 거두어 보배그릇에 담고, 그 위에 탑을 쌓아 보배로 꾸몄습니다. 탑 이름을 ‘보살투신아호탑(菩薩投身餓虎塔)’이라 했습니다. ‘보살이 굶주린 호랑이에게 몸을 던져 공양한 인연으로 세운 탑’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신현득

이웃 여러 나라에서 풍병·귀머거리·장님·팔 다리가 성치 않은 사람들이 와서 보살투신아호탑에 향을 피우고, 등불을 켜고 참회를 했습니다. 이렇게 정성을 드리면 백 명 중에서 백 명이 모두 병이 낫고 성한 몸이 되어 돌아갔습니다. 왕자 전단마제는 부처님의 전신이었답니다.


출처:아함부, 보살투신이아호기탑인연경(菩薩投身飴餓虎起塔因緣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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