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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멍청이 주리반득

기자명 법보신문

일념으로 헝겁 때 벗기며 수행정진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

부처님 제자 가운데 멍청이라 할만치 머리가 둔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처님은 이런 사람일수록 사랑으로 가르쳐 지혜를 열어 주셨습니다.


멍청이 주리반득(출라판타카)는 마하반득(마하판타카)의 동생이었습니다. 어머니가 해산을 하러 친정으로 가다가 길가에서 마하반득을 낳았는데, 마하반득이란 ‘큰 길’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또, 해산을 하러 친정에 가다가 길가에서 아기를 낳았습니다. 이름을 주리반득이라 지었습니다. ‘작은 길’이라는 뜻이었습니다. 마하반득이 먼저 출가하여 부처님 교단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주리도 부처님 제자가 되겠다며 형을 찾아갔습니다.


마하는 “네 머리로 사문이 될 수 있겠니?”라며 동생에게 짧은 게송 한 구절을 가르쳐 주며 외우라 했습니다. 하루 종일 되풀이해 가르쳤지만 주리는 게송 한 구절을 외우지 못했습니다.
“주리야, 네 머리로는 부처님 제자가 될 수 없다. 돌아가거라.”
마하반득이 동생을 문밖으로 내보내며 말했습니다.


부처님이 하늘눈으로 이 광경을 보시고 주리를 부르셨습니다. 사연을 들은 부처님은 때 묻은 벳조각 하나를 주리에게 주면서 가르치셨습니다.
“이것을 햇볕에 쬐면서 ‘때야 없어져라. 때야 없어져라.’ 하고 되뇌어보렴.”
주리반득은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열심히 외었습니다. 헝겊의 때는 차츰 없어지고, 주리에게는 차츰 슬기가 열렸습니다.


“저렇게 정성을 쏟다보면 한낮이면 도를 깨치겠는 걸.”
부처님은 주리반득을 공부시켜 놓고, 다른 일을 하면서 게송 한 편을 외우셨습니다. 지혜가 열린 주리반득이 부처님의 게송을 듣고 그 자리에서 아라한이 되고, 신통력까지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주리반득을 아직도 멍청이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마갈타 나라의 만호왕자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부처님과 제자들을 청하여 공양을 올리면서 주리반득을 빠뜨렸습니다.
“그 멍청이 스님은 부르지 마. 엉뚱한 짓을 한다구.”
부처님이 이 사실을 아시고 주리에게 일부러 바루를 맡겨 두고 왕사성(라자그르하)으로 가셨습니다. 왕자가 여쭈었습니다.


“부처님, 공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루를 주십시오.”
“바루는 주리반득 비구에게 맡겨 두고 왔소.”
“그러시다면 제가 가서 가져오겠습니다.”


왕자는 부처님의 바루를 찾아오려고 죽림정사로 갔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사에는 주리의 신통력으로 똑같은 5백 그루 꽃나무 밑에 주리반득 스님이 한 사람씩 앉아 선정에 들어 있었습니다. 5백 명 중에서 누가 진짜 스님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왕자는 5백 주리 스님 중에서 제일 가운데 앉은 스님에세 가서 물었습니다.


▲신현득
“스님이 진짜 주리반득 스님이세요? 부처님 바루를 갖고 계시죠?” “그렇소.”
그 순간, 다른 꽃나무와 다른 주리반득 스님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왕자는 스님 앞에 무릎을 꿇고 잘못을 뉘우쳤습니다. 신통력자 주리 반득 스님은 허허 웃기만 했대요.
 

출처:증일아함경 40권제44 구중생거품(九衆生居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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