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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회 지정 ‘지지부진’ 기독교 청장 때문?

기자명 법보신문
  • 집중취재
  • 입력 2011.10.28 12:33
  • 수정 2011.11.02 15:25
  • 댓글 0

문화재청 무형분과위, 14일 결론 없이 또 연기
“관련전문가 4명 선정…11월말 다시 논의키로”
교계·학계 “문화재위원회 권위 스스로 실추”비판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걸림돌로 작용”우려 확산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이리나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9월30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만나 연등회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문화재청 무형분과문화재위원회(위원장 임돈희)가 연등회의 문화재지정과 관련해 뚜렷한 이유 없이 지정여부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불교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최근 문화재청으로 임명된 김찬 청장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것으로 알려져 문화재위원회가 청장 ‘눈치보기’에 급급해 지정여부를 고의로 늦추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무형분과위원회는 지난 10월14일 소위원회를 열어 연등회의 중요무형문화재 지정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도 뚜렷한 결론 없이 11월말 다시 회의를 소집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화재위원회는 차기 회의에서 연등회 지정여부와 관련해 전문학자 4명을 초빙해 자문을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8일 문화재위원회가 소위원회를 구성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 회의였지만 논의는 한 발 앞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전문학자 4명 가운데는 그 동안 연등회의 문화재지정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일본 아이치대 편무영 교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과연 문화재위원회가 연등회의 문화재지정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편 교수는 지난 2002년 “현대의 연등회는 일제시대 일본식 부처님오신날 행사인 ‘하나마츠리’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 학계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역사학계와 민속학계 등은 “고려시대 이후 숱한 문헌을 통해 연등회의 전통성이 입증되고 있다”며 “일제시대 단순히 손에 연등을 들고 행진했던 모습만으로 일본의 잔재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강하게 반박하면서 논란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럼에도 문화재위원회가 다시 편 교수를 초빙해 관련 자문을 듣겠다는 것은 “논란의 불씨를 다시 지펴 연등회 문화재 지정을 미루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민속학계 한 중진학자는 “관련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재위원회가 연등회와 관련한 전문학자의 자문을 듣겠다고 한 것 자체가 문화재위원회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이미 학계에서 논리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판명된 학자를 굳이 일본에서까지 데리고 와 자문을 받겠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문화재위원회가 연등회의 문화재지정 여부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연등회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서는 국내목록에 우선 포함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조계종은 “문화재위원회가 오히려 연등회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막는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지난 9월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나 “연등회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적극 돕겠다”고 밝히는 등 유네스코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국내에서 발목이 잡힌 형국이라며 문화재위원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계종 한 관계자는 “이미 연등회와 관련해 관련 문헌 및 수많은 자료를 문화재위원회 소위 위원들에게 보냈음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며 “문화재위원들이 관련 자료들에 대해 최소한의 검토를 한 것인지조차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위원회를 관리하는 김찬 문화재청장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어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전임 최광식 청장이 “연등회의 문화재 지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수차례 밝힌 것과 달리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신임 김 청장은 문화재위원회의 결과만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전임 청장에 비해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임돈희 문화재위원회 무형분과위원장은 연등회 문화재 지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만큼 어떤 내용도 말해 줄 수 없다”며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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