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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 호스피스로 이어지는 이타행 되다

기자명 법보신문
  • 수행
  • 입력 2011.11.02 14:02
  • 댓글 0

부산 관음사, 장엄염불 독송하는 정토수행
2년 경전 공부 뒤 시작…회향, 봉사팀으로

 

▲장엄염불을 독송하는 관음사 정토수행 참가자들.

 

 

“자나 깨나 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간절한 맘 잊지 마소. 나무아미타불 생각 생각 끝없으면 나무아미타불 온몸에서 빛이나니 나무아미타불….”


장엄염불이다. 보통 장엄염불이라면 사찰 49재나 불교식 분향소에서 들음직하다. 그런데 아미타경과 장엄염불이 사찰에서 들려왔다. 염불은 점심공양 시간이 지난 오후의 한적한 때 부산 당리동 관음사 입구 환희정 1층 강당에서 공성이 되어 울렸다.


낯설었다. 대부분 사찰에서 한자 원문으로 읽혀지는 구절을 모두 우리말로 풀이해 부르고 있었다. 처음 듣는 이도 금방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서방정토 극락세계와 아미타여래의 장엄한 모습이 어느새 귀에 쏙쏙 들어와 가슴 속에 새겨졌다.


관음사 정토수행 참가자 50여명은 매주 수요일(주간반)과 금요일(야간반) 이곳에 모여 한글 아미타경과 장엄염불을 독송한다. 1시간 30여분 정도 소요되는 수행이지만 염불로 끝이 아니다. 철저한 이해가 따른다. 모르고 하는 수행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불설아미타경요해강기’를 교재로 하는 관음사 주지 지현 스님의 강의까지 더하면 꼬박 3시간 동안 쉼 없이 정토 세계에 집중한다.


“관음사는 창건 당시부터 정토 신앙을 추구한 도량입니다. 하지만 수행 목적과 방법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3년 전 새로운 출발을 했습니다. 장엄염불을 지도하는 원효센터 주지 공파 스님으로부터 대승기신론소와 정토삼부경을 배웠고 2년 공부를 지난해 마쳤습니다. 그리고 4월부터 본격적으로 염불수행을 시작한 것입니다.”
‘정토 결사’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지현 스님은 꾸준히 도량의 정토 신앙 체계를 잡는 데 주력했다. 독송용 경전도 남다르다. 관음사 인경공덕회가 주관해 법공양으로 제작한 ‘정토로 가는 길’은 한자 원문과 한글 음, 한글 해석까지 골고루 담겨 있어 한 눈에 내용이 쏙 들어온다.


한글 독송을 원칙으로, 페이지마다 글자 간격과 지면 배치가 넉넉해 읽는 이를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난다. 그 덕분에 3년이 흐른 지금 정토수행을 이어 온 불자들의 모습은 이미 상당 부분 달라져 있었다.


정토 수행 회장인 손 지덕화 보살(65)은 “평소 늘 하던 염불이지만 공부를 하기 전과 하고 난 이후 지금의 수행은 확연히 다르다”며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아미타경을 읽으면서 항상 환희심 속에 존재한다는 느낌이 든다.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관대해진 자신을 발견할 때는 깜짝 놀라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 삼매화 보살(57)은 “화학 교사를 지낸 탓에 늘 과학적 이치에 맞는지 따지며 절에 다녔다. 정토 세계를 공부하면서 진리는 과학 너머에 있다는 말을 이해하게 됐다”며 “매일 하루 일과를 장엄 염불로 마무리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아프고 힘든 사람을 보면 염불이 나오고 감사한 일도 더 늘어간다”고 미소 지었다.


정토 수행 참가자뿐만 아니라 관음사 사부대중이라면 누구나 정토 수행에 동참할 기회도 열려 있다. 사시 예불 이후 법당에서 진행되는 49재에서 한글 아미타경과 장엄염불을 그대로 독송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49재에 동참해 함께 기도하면서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모습 자체가 관음사에서는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지극한 염불로 아미타부처님을 찬탄하는 관음사 수행자들 역시 결코 자신만의 정토행만 발원하지 않았다. 참가자 대부분은 지현 스님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늘기쁜마을 부설 환희불교대학의 호스피스 과정을 이수했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직접 봉사를 하고 있다. 또 이들은 3년 결사의 실천적 회향으로 염불봉사팀 구성도 발원하고 있다.


“정토를 발원하는 수행을 하면 욕심은 이타심이 되고 아집은 공이 된다”고 밝히는 관음사 주지 지현 스님은 “스스로 부처임을 알고 타인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이 곧 가장 행복한 세계이고 이것이 정토 수행의 목적”이라고 수행 가치를 힘주어 말했다.
051)294-9300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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