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샤프란 혁명’ 4년, 다시 움직이는 스님들

기자명 법보신문
  • 해외
  • 입력 2011.11.29 10:29
  • 댓글 0

미얀마 스님 5명 “정치범 석방” 요구하며 점거농성
1200여 시민 운집 … 주지 요청으로 충돌없이 해산

미얀마 스님들의 민주화 촉구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11월15일 미얀마의 주요 도시인 만들레이에서 다섯 명의 스님들이 사원을 점거하고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군부의 장기독재가 이뤄졌던 미얀마에서 공공연한 정치적 주장과 시위 사건은 매우 드문 일이다.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스님들은 만들레이 중심에 위치한 마소에잉 사원 외벽에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라’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시민과의 대립을 멈춰라’ 등의 현수막을 걸고 연좌시위를 벌였다. 스님들은 3일간의 식량과 물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스님들의 농성이 시작된 직후 사워 주변에는 스님과 시민 등 50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이들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들은 모여든 시민들과 스님들에게 시위를 벌이는 이유와 정치범 석방의 필요성 등을 주장하는 연설을 펼치기도 했다. 스님들의 연설을 들은 시민들 가운데는 음료수 등을 줄에 매달아 사원으로 들여보내는 등 무언의 지지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얀마에서 정치적 시위가 벌어진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일명 샤프란 혁명으로 불리는 당시의 시위는 미얀마 불교계가 중심이 되어 스님들이 선봉에 나서며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군부가 강제 진압을 시작하며 30여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고 마무리됐다. 당시 미얀마 당국은 시위대의 선두에 섰던 스님들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인 진압을 강행했다. 이 사건은 국민의 대다수가 불자이자 승가에 대한 존경이 지극한 미얀마 국민들에게 정부에 대한 불신을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스님들이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섰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2007년 이후 미얀마 당국은 시민들에 대한 감시와 불교계에 대한 회유, 억압을 병행하며 민주화 운동의 재촉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한 번 촉발된 민주화 열망은 점점 더 확산돼 마침내 20년 만인 지난해 10월 선거가 치러지고 올해 3월 민간정부가 출범하는 변화의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군사통수권을 비롯해 정부의 핵심 조직을 군부가 장악하고 있으며 선거 전후로 예상됐던 정치범 석방도 이뤄지지 않는 등 ‘무늬만 민주화’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러한 때 벌어진 스님들의 농성이 참다운 민주화의 완성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님들의 점거 농성은 당초 3일간 계속될 예정이었지만 마소에잉 사원 주지 스님의 요청에 따라 16일 오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님들은 농성을 끝내기에 앞서 사원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연설을 했으며 이날 사원 주변에는 전날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1200여 명의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다고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사원의 주지 스님이 사복 차림의 정부 관계자와 만난 직후 스님들에게 농성을 마치도록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농성을 마친 스님들은 만들레이 도심의 다른 사원으로 이동했으며 이후 소식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