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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부처님의 관을 옮기려는 말라족

기자명 법보신문

슬퍼하는 제석천과 범천

 

▲ 2~3세기, 카라치박물관, 파키스탄

 

 

꾸시나라의 말라족들은 향과 화환 그리고 500필의 천, 음악가들을 데리고 부처님의 유체(遺體)가 안치된 사라 숲으로 갔다. 춤·노래·화환·향으로 부처님의 유체에 예배하고 천으로 차일을 치고, 둥근 천막을 만들면서 첫날을 보냈다.
칠 일째 되는 날 그들은 도시의 남쪽으로 부처님의 유체를 운구해 남쪽 밖에서 화장하려고 했다. 여덟 명의 말라족 수장들은 머리를 깎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부처님의 유해를 옮기려고 했지만 관을 들어 올릴 수가 없었다. 이에 아나율에게 그 이유를 묻자, 말라족들이 뜻하는 바와 신들이 뜻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관을 들어 올릴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된 불전도로는 카라치박물관에 소장된 것을 들 수 있다. 관이 놓인 평상 앞에는 향로가 놓여 있다. 그 위의 관은 나뭇잎 형태의 끈으로 묶어 납관(納棺) 후 화장하기 위해 화장터로 관을 옮기려는 장면을 표현했다.
비구 모습의 한 명은 관을 들어 올리려고 혼신의 힘을 쏟고 있고, 다른 한 명은 관을 들 수 없어 절망하고 있다. 사라쌍수 사이에는 슬퍼하는 제석천과 범천, 그리고 얼굴 부분이 파손된 세 명의 인물이 더 표현되어 있다. 비구형의 두 인물은 대략 세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빨리본 ‘대반열반경’에서 말한 부처님의 유구를 옮기기 위해 머리를 깎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말라족의 수장들 중 두 명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불반니원경’에서 말하는 바라문들이다. 셋째는 ‘불반니원경’의 부처님 관 운구와 관련된 아난과 아나율이라는 해석이다.

 

▲유근자 박사

‘불반니원경’의 내용에 따르면 제석천과 범천은 장례에 참여하러 온 것으로 볼 수 있고, 관을 운구하려는 사람들은 바라문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차림새가 비구 모습이기 때문에 ‘평상 앞 다리는 아난이 들었다’는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또 한명의 비구는 그 자리에 있던 아나율을 나타낸 것으로 여겨진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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