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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기로 만든 채식짜장 전국을 누비다

기자명 법보신문
  • 생명
  • 입력 2011.12.20 14:09
  • 수정 2011.12.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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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짜장’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 스님

요청하는 곳마다 공양…올해만 2만여명 맛봐
지리산 돼지감자차 제조 판매해 운영비 조달

 

 

▲‘사랑실은 스님짜장’은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 스님 아이디어다. 고기는 전혀 없는 순수 채식 짜장면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돼지고기 등 어떤 육류도 들어가지 않은 채식 짜장면이 전국을 누비고 있다. 무료급식소와 복지관, 군부대, 사찰과 병원, 관공서 등 소외되고 어려운 곳은 어디든 채식 짜장면이 등장했다. 이곳에는 언제나 분홍색 45인승 버스도 함께 한다. ‘짜장 한 그릇의 나눔이 정말 소중한 행복입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먹음직한 짜장면을 들고 있는 스님 캐릭터가 웃는 모습은 버스 트레이드마크다.


이름 하여 ‘사랑실은 스님짜장’.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 스님 아이디어다. 2009년 8월 주지 소임을 맡은 뒤 3개월만에 짜장면 대중공양을 시작했다. 결제 때 스님네들에게 올라온 대중공양이 모티브였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봉화 청량사 주지 지현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지현 스님은 영주장애인복지관장과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를 역임하고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소임을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복지 마인드가 있다.


‘사랑실은 스님짜장’은 말만 스님짜장이 아니다. 주방 모자를 눌러쓴 채 장삼자락 휘날리며 큰 국자로 짜장을 볶는 사람이 운천 스님이다. 삶은 면에 짜장을 얹는 사람도 스님이다. 그래서 ‘스님짜장’이다. 양도 어마어마하다. 많게는 2000인분을 준비하기도 했다. 10월 기준으로 올 한 해 52번이나 짜장면을 대중공양 올렸고, 2만1940명이 스님짜장을 맛봤다. 한 번 스님짜장이 출동할 땐 어림잡아 평균 420인분을 준비한다. 때문에 전날부터 선원사 봉사팀과 스님은 짜장과 면 준비로 분주하다.


대중공양 지역도 전국구급이다. 지역 사찰이지만 부르는 곳은 어디든 공양 올린다. 경기 여주와 용인, 양평은 물론 경남 거제, 대구, 고창, 부산, 합천, 문경 등 스님짜장 버스가 안 가는 곳이 없다. 군부대와 관공서, 병원, 복지관, 무료급식소, 민속장, 사찰, 종교행사, 장애인 시설, 종교도 가리지 않는다. 한 끼 대중공양을 올릴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스님짜장 버스가 달려간다.


스님짜장 특징은 육류가 들어가지 않다는 점이다. 파계사 율원을 나온 스님의 지계 정신이 담겼다. 채식 짜장면을 고집하는 이유다. 스님은 계 중에서 으뜸인 불살생계를 설명했다. 구제역 파동으로 죽어간 1000만 마리 동물들을 언급했다. 서울시 인구만한 생명이 사라졌고, 전쟁으로 죽은 사람보다 많은 생명이라고 했다. 윤회를 거듭하는 중생인지라 누가 부모이며 형제일지 모른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래서 콩으로 만든 햄과 마른 콩단백을 사용한다. 거기에 고구마, 감자, 양파, 배추, 양배추가 곁들여 진다. 조미료를 쓰지 않아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는 스님 설명이다.


스님은 채식 짜장면 공양을 체계화하고자 7월25일 선원문화관 이름으로 사단법인을 등록했다. 향후 사회적기업으로 확장하고 전국에 지부를 개설할 방침이다. 더 많은 사람들,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을 찾아가기 위해서다.


모든 재료와 이동 비용은 자체 충당한다. 스님은 돼지감자차를 팔아 짜장면을 공양 올린다. 운천 스님은 지리산 야생 돼지감자를 이용해 차를 만들었다. 돼지감자는 장운동을 활발하게 도와주고 체지방을 분해하는 식이섬유소 이놀린이 함유됐다. 차는 비만과 당뇨, 변비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맛도 일품이다. 그래도 부족한 비용과 인원은 스님 고민이다.


“그래도 그냥 할 일을 할 뿐이에요. 불제자가 해야 할 일이 뭔가요. 부처님 가르침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대중과 아픔을 같이 나누고 치유해야 합니다. 배고픔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아닌가요? 1년 동안 2만5000명에서 3만명 정도에 이르는 스님짜장 대중공양이 목표에요. 참, 힘든 봉사일정에도 묵묵히 마음을 내주는 봉사단이 고맙다는 말 꼭 하고 싶습니다.”


‘사랑실은 스님짜장’채식 짜장면에 들어가는 밀가루, 식용유, 춘장, 콩햄, 야채 등 물품보시가 절실하다. 농협 301-0087-8643-71, 예금주 (사) 선원문화관, 063)631-0108
 

남원=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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