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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발심으로 돌아가 포교하고 정진하라

기자명 법보신문
▲포교학 개론

세월은 하염없이 흘러간다. 우리가 사는 사회도 빠르게 변해간다. 변해가는 사회의 분위기와 함께 사람들의 삶의 자세도 변해간다. 갖가지 사회 제반 양상은 생물처럼 변해가고 있고 그들 중 가장 보수적인 조직이라 할 수 있는 종교도 피할 수 없이 변해가야만 한다.


IT산업의 등장과 더불어 변해가는 사회현상에 보조를 맞춰가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얘기들을 한다. 매스컴의 홍수에 불교의 세계는 얼마나 그 같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여타종교에 비교하더라도 불교의 변화는 그리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닌듯하다. 종교도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준엄한 사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듯하다.


30년 세월 포교를 하며 느낀 시대적 흐름 가운데 하나는 이 시대와 사회가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끊임없이 편한 것만을 추구하고 힘들이지 않고 살아가는 것만 취하려한다는 사실이다. 그 탓으로 수행이라든가 기도라든가 법회라든가 하는 모임 등에 관심을 갖는 숫자가 크게 늘고 있지 않거나 줄고 있다는 것이다. 시대가 준 선물로 인해 컴퓨터 안에 모든 편리한 정보가 다 있는데 구태여 법당에 나올 필요가 있겠는가. 시간들이고 돈들이고 기름을 써가며 법당에 나와 법회를 듣거나 기도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크게 절감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역력하다.


경제가 악화되고 기름값이 오르니까 기도의 숫자가 현저히 주는 추세다. 기름값이 부담돼서다. 또 대입수시라는 제도가 생겨 아무 때나 대학입학이 가능하기에 대입기도도 예전 같은 열기가 덜하다. 또 불교대학을 만들어 신도교육에 관심을 쏟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니까 다른 사찰에서도 유사한 교육이 생겨나 신도들의 이동이 많지 않아졌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가운데 포교가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스님들이 고민한다. 진실로 아이디어를 짜내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그 결과 많은 광고료를 들이면서 시대의 총아인 매스컴광고에 열을 올리는 스님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대충 이름이 떠다니는 스님들은 모두 TV나 라디오 등의 광고매체를 이용하는 스님들이 대부분이다. 많은 광고료를 써가며 광고를 해 반짝하다가 광고비가 어려워지면 어떻게 될까. 매스컴의 시대에 광고를 하지 않고 어떻게 사람들을 모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많은 광고료를 들여 광고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과연 들인 것만큼의 효과가 있고, 오래가겠는가. 얼마 안 되는 불교신자들을 이절 저절 떠다니게 하는 부평초 신도들을 만드는 건 아닌가. 광고가 새로운 신도들을 개발해 법당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종교는 스테디한 측면과 트렌디한 측면이 있다. 꾸준히 정진하며 나가는 신도들을 양성해야한다. 바람을 불어 한탕하는 식의 포교는 바람이 불어왔다가 가는 것처럼 흘러갈 것이다. 내 경험상으로는 스테디하고 견실한 신도들을 만드는 것, 어떠한 어려움도 괴로움도 함께 웃고 울고 동고동락할 수 있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신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매스컴 광고를 이용한 포교는 그저 한순간 흘러가는 바람같이 이름만 허공을 맴돌다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한 때 잘나갔던 사람들은 스스로의 삶을 관조하기도 하고, 충전할 시간도 필요한 법이다. 그저 가만히 놓아두어도 굴러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면 여유롭게 쉬었다 갈수도 있다. 광고를 통해 포교를 하고 매스컴을 통해 홍보를 하고자 한다면 불교의 힘, 가치를 부각시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한다.


머리 깎고 스님이 될 때 유명해지려고 중이 됐던가. 매스컴을 타고 이름을 알려 각광을 받으려 스님이 됐던가. 부처님도 갖가지 고난 가운데 수행자로서 일생을 사셨고 타종교의 창교주들도 모진 고행과 핍박 끝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머리를 깎을 때의 초심이 과연 내 마음 가운데 살아있는가. 항상 머리를 만져보라 하지 않던가.

 

▲지광 스님
중방에 들어와 중물이 제대로 들어야한다 하신 큰스님들의 가르침처럼 중의 습의도 제대로 터득 못하고 중물도 제대로 들지 않은 사람들이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신문에 오르내릴 때마다 나같이 부족한 인간이 이 땅에 나와 부처님말씀을 전한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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