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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새해특집]2012년 기대되는 용띠불자 홍성흔 선수

  • 새해특집
  • 입력 2012.01.04 17:25
  • 수정 2012.01.05 21:23
  • 댓글 1

“새해의 첫 목표는 마음 비우기입니다”

 

▲홍성흔 선수

 

 

“올해는 어떤 성적을 거두고 어떤 목표를 세우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마음을 비우고 타석에 들어서는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마음공부도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2011년 프로야구 지명타자 부분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며 역대 최초로 4년 연속 지명타자 부문에서 상을 받게 된 롯데자이언츠 홍성흔(36) 선수. 그는 2011년,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시즌 팀의 주장을 맡아 롯데를 사상 첫 정규시즌 2위로 이끌었고 타율 3할 6리, 6홈런, 67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지난 시즌, 성적도 성적이지만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성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서글서글한 외모로 방송 출연 요청을 많이 받았다. 게다가 모델 출신의 아내, 끼와 재능으로 똘똘 뭉친 아이들까지 가족 모두가 그라운드를 벗어나 방송, CF 등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연습이 없는 날이면 팬서비스 차원의 매체 출연으로 더욱 바쁜 일정을 보내야 할 정도라고.


하지만 그는 또 다른 전성기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 맡았던 주장 자리를 내 놓고 선수들의 휴식 기간인 12월에도 구장에 나와 개인 훈련에 집중했다. 일본 진출을 확정한 이대호 선수의 빈자리인 4번 타자로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그를 더욱 단단한 선수로 만들고 있다. 그런 그에게 2012년의 목표를 묻자 돌아오는 대답은 오히려 ‘빈 마음’ 이었다.


“야구는 정신 집중의 정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멘탈 경기라고 할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비우는 기도입니다. 지금도 방에서 홀로 불을 끄고 방석 하나 깔고 앉아서 스스로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장 소중게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 그것이 제 발원입니다.”


불교 신행 생활 15년의 베테랑 불자인 그에게서 이 같은 말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순리이다. 야구 스타 이전에 불심 깊은 선수로 출발한 홍 선수는 20살의 시작과 함께 불교를 만났다.


서울 수유동 화계사는 홍 선수가 불교를 처음 접한 곳이다. 프로 진출과 대학 진학을 놓고 고민에 쌓여있을 때 이곳에서 만난 총무 스님은 그에게 대뜸 108배를 권했다. “처음 할 때는 정말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계속 하다 보니 내려놓음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체득을 하게 됐다”는 홍 선수. 집착은 내려놓게 되고 정신집중은 깊어지면서 그에게 절은 수없이 부딪혀야 할 자신과의 싸움에서 꾸준하게 의지력을 키우게 해 준 인생의 열쇠가 됐다. 내친 김에 3000배에 도전했다. 그는 성적이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한 결 같이 수행했다. 그는 고백하듯 말했다. “언제가 부터 성적보다 경기에 임하는 마음 자세가 더 중요해 졌다”고 말이다.


그렇게 세 차례의 3000배에 이어 10여 년 간 이어 온 절 수행을 회향한 그는 지난해부터는 매일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을 하고 있다. 안산 진덕사 스님이 “이제는 몸이 아닌 마음으로 기도할 때”라며 제안한 수행 방법이기도 한 다라니는 경기 전 집중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비결로 자리 잡았다. 이렇다 보니 그는 “배트를 드는 순간까지 다라니를 외우고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스스로 철저한 수행을 이어 온 그는 이제 구단에서 불교에 관심 있는 동료 선수들에게 자연스럽게 도반을 자청하게 됐다. 템플스테이를 제안하는가 하면 불자인 강민호 선수에게는 수행의 멘토가 되기도 한다. 그런 그의 아내 김정임씨 역시 신심 깊은 불자다. 경기가 없는 날이면 아내, 두 자녀 화철, 화리와 함께 해운정사를 찾는다. 사직구장 인근의 원광사 역시 그의 발길이 머무는 도량이다. 연습 중에도 곧잘 절을 찾는 그를 눈여겨 본 주지 스님과는 친구처럼 편안한 사이가 됐다.


“누군가 기도를 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냐고 묻더군요. 저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기도는 바람이 아닙니다. 모든 일은 자기가 지어서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기도를 통해 가질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인 마음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중심을 잡아가면 자신감이 생기고 인생도 밝게 바뀝니다.”


돈, 명예, 성적은 단계를 따라 오를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단, 믿고 꾸준히 수행하는 것이 삶에도 운동에도 가장 중요하다는 것과 다른 요소들은 물처럼 따라 흐른다는 것을 강조하는 그의 표정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2012년 시즌은 홍 선수가 FA를 취득하는 해이기도 하다. 이 같이 중요한 시기에도 그는 모자와 배트 등에 불교 관련 문구를 새기는 일은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무소유(無所有)’, ‘무심(無心)’, ‘만(卍)’ 같은 문구를 적어 놓기도 했지만 이미 그렇게 자신을 단속하지 않아도 입에서는 저절로 다라니 염송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후배 선수들의 멘토가 되기도 하지만 그는 다른 종교도 인정한다. “여러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 있는데 지켜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오히려 그는 개인적인 수행 이야기를 밖에서는 잘 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마음 비우기’를 새해 목표로 삼은 홍성흔 선수. 임진년 용띠 해 그의 활약은 이미 예견된 일이리라. 부처님의 가르침이 법륜처럼 시방세계에 퍼져가듯이 말이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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