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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앙, 낙관주의 버려야 면한다

기자명 법보신문

‘기후전쟁: 기후변화가 불러온 사회문화적 결과들’
하랄트 벨처 저 / 윤종석 옮김 / 영림카디널 / 2010년 09월

▲‘기후전쟁: 기후변화가 불러온 사회문화적 결과들’

지난해 11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재 추세대로 계속된다면 2017년에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한계치에 이르게 될 것이므로, 그 전에 이를 막을 강력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지구는 영원히 그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재앙을 예고해주는 사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지난 10월 태국 전역을 불안하게 했던 대홍수 사태나 여러 해 전 미국 남부와 남아시아 국가들에 닥쳤던 해일의 강도도 예사롭지 않고, 국내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기상재해가 거의 매년 발생한다.


1998년에는 이른바 엘니뇨 현상으로, 사막 지역에서는 홍수피해를 겪고 50년 동안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았던 지역에 폭설이 내려 큰 피해를 주었으며 열대 우림지역에서는 강한 바람만 불고 비는 내리지 않아 그 결과 대규모 산불이 일어나는 등 전 세계에 기상재난이 이어졌다.


그러나 우리 모두 “앞으로도 이런 일이, 아니 더 큰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금방 잊어버린다. ‘그런 일은 내게 닥치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랄트 벨처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단지 자연 재앙만 가져오지 않는다. 온난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과 사막화·숲의 황폐화·극지방 빙산과 고산지대 만년설 해빙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홍수 등등, 기후변화의 결과들은 곧 지구 곳곳에서 폭력의 동기로 돌변하고, 이렇게 되면 해당 지역에서는 국가의 법적·공적 기능이 취약해져서 폭력에 노출되는 공간이 확대되며, 이 공간에는 무장 민병대 등의 폭력자원이 증가하여 결국 항상적인 전쟁상태로 이어지고, 난민 문제 때문에 국제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수십 년 동안 아프리카 수단의 다르푸르 지역에서 벌어졌던 민족학살 내전도 실상은 기후변화(사막화)로 점차 심각해지는 토양침식이 가장 큰 원인이었으며,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 사태도 물을 둘러싼 갈등이 근본원인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남북 극지방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지하자원을 둘러싼 자원전쟁이 이어지고, 강과 호수를 국경선으로 삼아왔던 나라들 사이에서는 국경분쟁과 전쟁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뾰족한 해결방법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데에 기후 전쟁의 심각성이 있다. 로히니 강물 사용을 두고 전쟁 직전까지 갔던 사키야족과 콜리야족은 부처님의 중재와 설득으로 화해를 이루었지만, 오늘날 그런 성인의 출현은 기대하기 어렵다. UN과 같은 국제기구가 그 역할을 대신해주면 좋겠지만 이 또한 가능성이 거의 없다. 유일한 답은, 사람들이 “기후 변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 낙관주의를 버릴 수 있도록 끝없이 위험 신호를 보내는 일이다.


▲이병두
극작가 하이너 뮐러에 따르면, “낙관주의는 그저 정보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병두 문화체육관광부 종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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