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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도윤회 ①

기자명 서광 스님

육도윤회 가장 중요한 특징은 고통
불교 심리치료는 근본적인 해결책

불교수행의 궁극적 목표는 생사해탈, 즉 삶과 죽음의 순환고리로 부터의 해방이다.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반드시 태어남과 죽음을 반복하는 윤회의 세계를 돌게 되어 있는데 그 세계를 지옥, 축생, 아귀, 인간, 아수라, 천상의 6곳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육도윤회라고 부른다.


육도윤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고통이다. 그래서 불교의 일차적 목적은 우리들로 하여금 윤회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가르치는데 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윤회의 근본 원인이 우리가 탐진치 삼독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삼독을 해독하는 방식으로 사성제, 팔정도, 12연기 등 다양한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런데 우리 가운데 어떤 이들은 자신이 삼독에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알지 못하기도 하고, 더러는 의심하면서 좀 더 친절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원한다. 그래서 불교 교리는 갈수록 보다 자세하고 다양한 방식(방편)들이 동원되면서 수많은 가르침과 설명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육도윤회에 대한 가르침을 불교의 큰 틀에서 보면 만성통증으로 인해 통증불감증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서는 지금 당장 삼독의 독성을 제거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일종의 경고, 예방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고통을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왜 그러한 독성에 걸렸으며, 어떤 형태로 고통하고 있는지 그 실상을 좀 더 생생하게 그리고 형태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나아가서 어떻게 하면 자신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그 길을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심리적 관점에서 육도윤회를 해석했던 쵸감트룽빠(Chögyam Trungpa) 린포체는 불교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낸 그의 저서 ‘타고난 불성, The Sanity we are born with’에서 육도윤회를 ‘우리 자신과 주변을 향한 정서적 태도’로 정의하고, 특히 이 정서적 태도는 개념적인 해석과 합리화로 채색되고 강화되어 있다고 보았다.


그에 의하면 우리는 하루 동안에도 육도의 정서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우리는 대개 육도 가운데 어느 특정한 한 영역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자가 뿌리내리고 있는 그 특정한 영역은 우리가 어떤 스타일의 무지와 독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편 불교정신의학자인 마크 엡스타인(Mark Epstein)은 그의 저서 ‘생각은 있으되 생각하는 자는 없다, Thought without a thinker’에서 서양의 심리치료를 육도윤회의 가르침과 비교했다. 서양의 심리치료는 육도가운데 어느 한 가지 영역에 치우쳐서 나머지 다른 영역을 다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프로이드는 축생의 세계에 중점을 두었고, 그 외 분석심리학자들은 불안과 공격성을 특징으로 하는 지옥의 세계에 중점을 두었으며 인본주의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나 메슬로는 천상의 세계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또 자아심리학자들은 인간영역에 주로 관심을 두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들의 방식이 치료에 도움은 되었지만 항상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문제에 부딪침으로서 서양심리치료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서광 스님
반면에 육도윤회에 대한 가르침을 통한 불교의 심리치료는 우리 인간이 겪는 모든 심리상태를 특정한 한 영역으로 국한시키지 않고, 이 문제에서 저 문제로 옮겨가는 고통의 수레바퀴로 이해함으로서 인간고통을 보다 근본적이고 전체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심리적 육도의 각각에 대해서 차례로 살펴볼 것이다.
 

서광 스님 동국대 겸임교수 seogwang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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