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 화성의 비유

기자명 법성 스님

수행 과정에서 지친 몸과 마음 쉬는 쉼터

‘법화경’ 제7화성유품에 화성(化城)의 비유가 나온다. 진귀한 보물을 찾아가는 길을 잘 아는 총명한 인솔자가 수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을 향해서 길을 떠난다. 그러나 그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자와 같은 맹수들이나 독사와 같은 위험한 독충들을 피해서 가야하며, 사막과 같은 험난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자 함께 보물을 찾아 길을 가던 사람들이 지치고 두려워하여 다시 자신들의 고향으로 되돌아가려 한다. 이 때 총명한 인솔자는 그들을 위해서 험난한 길 중간에 신통력으로 쉴 수 있는 성(城)을 하나 만들고 지친 사람들을 잠시 쉬게 한다. 이에 사람들이 물과 음식을 충분히 먹고 휴식을 취하여 기력을 회복하자 인솔자는 다시 그들을 데리고 보물이 있는 곳으로 길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신통력으로 만든 성이라는 뜻으로 화성(化城)이 등장하는데 그곳은 험난한 곳의 휴식처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만약 사막 한 가운데 오아시스가 없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여행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보물이 있는 곳은 부처님의 지혜를 뜻하며, 화성은 수행의 과정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잠깐 쉬는 쉼터와 같은 곳이다. 우리가 진리를 찾는 순례길에서 오아시스와 같은 휴식처를 통해 비로소 궁극의 행복을 찾게 된다는 비유이다.


‘삼국유사’ 제1권 기이편에 보면 선덕여왕의 총명함을 나타내는 세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선덕여왕은 신라 제26대 진평왕의 맏딸이며, 제27대 임금으로 즉위하여 16년 동안 신라를 다스렸다. 그 세 가지 일 가운데 첫째는 당태종이 보낸 모란꽃 그림과 씨앗에 대해서 예견한 것이며, 두 번째는 백제의 군사가 영묘사 옥문지 근처의 여근곡에 매복해 있다는 것을 예견한 일미고, 세 번째는 자신이 임종할 날짜와 도리천에 장사를 지내달라고 말한 것이다.


선덕여왕은 당태종이 보낸 모란 그림과 씨앗 3되를 보고, 이 씨앗을 심어서 모란꽃이 피어도 향기가 없을 것이라 예견했다. 이를 신하들이 듣고 이유를 묻자 모란꽃 그림에 나비가 없으니 향기 없는 꽃일 것이라 말한다. 물론 그것은 당태종이 자신이 독신임을 은근히 놀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영묘사 옥문지에 겨울인데도 개구리가 모여서 운다는 것을 보고받고 즉시 군사 2000천을 동원하여 그곳에 급파하여 여근곡을 찾아 백제군을 격멸한다. 신하들이 어떻게 백제군이 여근곡에 매복한 것을 알았는지를 묻자, 여성성과 남성성의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자 모든 신하들이 감탄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어느 해, 어는 달, 어느 날에 죽게 될 것이니, 그 때 도리천에 장사지내 달라고 말한다. 신하들이 도리천이 어디에 있는 곳인지 묻자 낭산(狼山)의 남쪽이라 말한다. 과연 예언한 날짜에 임금이 돌아가시자 군신들이 낭산 남쪽에 장사를 지내게 된다. 그 후에 10여년이 지나자 과연 문무대왕이 왕의 무덤 아래에 사천왕사를 창건하였다. 불경에 사천왕천 위에 도리천이 있으니, 선덕여왕의 예견은 적중한 것이다.


선덕여왕은 총명함은 물론이고 심성도 인자하고, 미모도 온 나라의 백성이 흠모할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한다. 아버지 진평왕도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키가 11척이나 되었다고 하니, 요즘으로 치면 엄청난 장신이다. 그 맏딸이니 키와 미모 그리고 지혜로움에 부처님을 향한 지극한 신심까지 겸비했으니, 그 당시 신라의 백성들에게는 큰 축복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여당과 야당 대표들이 대부분 여성들이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위원장과 통합민주당의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심상정 공동대표등 대부분이 정당 대표를 맡고 있다. 그리고 각 정당들도 거의 대부분 이번 주에 공천신청을 받고 있다. 여성 대표들의 행동과 말 한마디가 모든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성 대표들이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진두지휘하거나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화경 제7화성유품에 나오는 화성은 사막의 오아시스이며, 모든 사람들이 삶에 지칠 때 쉬며 미래의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쉼터이다. 구태정치와 삶의 고단함에 지친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여성대표들의 훌륭한 정치적 리더쉽을 온 국민들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으며 기대하고 있다.

 

▲법성 스님
선덕여왕과 같이 인자하고 국민의 편에서 선정을 펴는 지혜로운 여야 여성 대표들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그런 훌륭한 정치인을 뽑는 것 또한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법화경 연구원장 freewheely@naver.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