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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성 스님 직접 쓴 ‘참회록’ 찾았다

  • 교계
  • 입력 2012.02.20 10:36
  • 수정 2012.02.2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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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 스님 본지에 제공
평소사상·인간미 ‘물씬’
참회록 관련 연구 주목

3·1운동을 이끌었던 민족의 대표이자 근세 최고의 선지식 중 한 분인 용성(1864~1940) 스님이 만년에 직접 쓴 참회록(懺悔錄)이 발견됐다.  


불교인권위원장이자 근대불교연구자인 진관 스님이 최근 근대잡지를 조사하던 중 1936년 12월 간행된 ‘삼천리’ 제8권 제12호에서 용성 스님이 직접 쓴 ‘나의 참회록’을 발견해 2월15일 본지에 전해왔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용성 스님 참회록은 ‘용성선사대전집’은 물론 ‘대각사상’ ‘용성’ 등 기존 연구서에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특히 이 글은 용성 스님이 70대에 쓴 글로 출가 동기, 여러 고난들, 후학 지도에 대한 느낌, 완전한 깨달음을 얻지 못한데서 오는 회한, 언젠가는 반드시 대각을 이루리라는 확신, 불경번역을 하게 된 배경과 힘겨움, 대각교를 만든 이유와 그것을 없애는 상황에 직면한 심경 등이 여실히 드러난다. 용성 스님이 출가동기로 계모의 지나친 학대를 털어놓고 있는 점도 새롭다. 계모로 인해 가정에 애착을 두지 못하던 상황에서 ‘태백호승가(太白胡僧歌)’의 글귀를 계기로 입산수도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또 그렇게 출가해 불경을 읽고 오직 부처님을 따른 지 70년이 넘는 동안 머리에는 흰 터럭만 하나 둘 더해가고, 자신의 문하에서 수천 명이 공부를 했지만 정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참된 나’를 찾았을까를 떠올리며 우울해한다. 그리고 그것은 배우는 이들의 잘못이기에 앞서 ‘아직도 내 힘이 모자라는 탓’이라고 참회한다.


용성 스님은 이어 참선을 할 때면 법열의 경지에 자주 이르지만 완전한 ‘대각’에 이르지 못해 잡념과 허무를 느낄 때도 있음을 고백하고, 그러나 평생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부처님의 말씀대로 행하고 있으니 죽기 전에 대각을 못 이룬다면 죽어서라도 꼭 이루겠다는 점도 눈에 띤다.


또 불경번역과 관련해 3.1운동으로 인해 교도소에 수감된 후 그곳에서 다른 종교의 교리들이 쉬운 언문으로 돼 있는 것을 보고 시작하게 됐음을 밝히고, 하지만 7~8년간 역경에 너무 골몰한 탓에 두뇌가 흐려져서 정신을 잃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스님은 이어 대각교는 결혼을 엄금해 오는 것이 특징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름에는 불교와 아무 차이가 없음에도 유사종교니 뭐니 해서 대각교를 없애려는 당국의 처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근현대불교 권위자인 김광식 박사는 “당시 불교계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수행 경지를 솔직히 털어놓고 앞으로 더욱 정진할 것임을 고백하고 있는 데에서 참다운 수행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용성 스님은 14세, 16세 때 출가했다는 기존 학설과 달리 ‘나의 참회록’에선 출가 나이를 20세 전후로 밝히고 있는 등 용성 스님 연보와 관련된 연구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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