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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사성제와 사회적 고-1

우리 삶 자체는 고통의 연속일뿐
깨닫기 위해서는 깊은 성찰 필요

우리 모두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누구든 힘든 일을 하지 않고는 생을 유지할 수 없다. 일을 하여 먹고 자식을 가르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주변 사람들과 갈등하고 때로는 싸움도 불사한다. 입시, 취업, 승진이란 목표를 향하여 남들과 경쟁하느라 삶은 늘 곤고하다. 사랑하는 자가 없을 때는 외로워서 괴롭고, 사랑할 때는 사랑을 지키느라 편치 않다. 낮은 자리에서는 무시당해서, 높은 자리에 오르면 권력을 지키느라 괴롭다. 몸은 하루가 다르게 피곤함을 쉽게 느끼고, 아름답던 얼굴도 날이 갈수록 주름살이 는다. 그러다 아프면 육신만이 아니라 마음은 몸보다 더 앞서서 편치 않다. 그리 살다가 모든 이들이 이승과 작별을 해야 하니 이 또한 괴로움이다. 이리 생노병사(生老病死)로 이루어진 인생 자체가 고통이란 것을 깨닫는 데서 삶에 대한 성찰이 비롯된다.


생노병사만이 아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 좋아하지 않는 사물과 어쩔 수 없이 부대끼며 지내야 하니 고통이요[怨憎會苦], 반대로 사랑하는 이들과 늘 같이 있지 못하고 떨어져 있는 것도 고통이다[愛別離苦]. 욕망은 신기루란 말처럼 어느 누구도 욕망하는 것, 소망하는 것을 다 이루지 못하기에 고통이요[求不得苦], 이들 고통 모두 오온(五蘊)에서 빚어지는 것이니 오온의 고통으로 귀결된다[五取蘊苦]. 생노병사와 증회, 애리, 구불득의 7고가 날마다, 찰나의 순간마다 우리의 오온을 흔들어놓고 쑤셔대고 있는데, 사람의 몸이든, 마음이든 단 몇 분이라도 어찌 편할 수가 있는가.


대부분의 철학이나 종교가 갖은 방법으로 고통에서 벗어날 길을 말하며 행복의 길을 안내하지만 불교는 고통과 직접 대면하라고 권한다. 우리 삶 자체가 고통의 바다라고 말한다.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삼계(三界)가 다 고통이니 인간 세상이란 불난 집[火宅]이다. 중국 승려들은 사람의 얼굴 자체가 고(苦)자 모양이라고 한다. 눈썹은 초두(艸)가 되고 두 눈과 코가 열십자(十)자를 이루며 입이 구(口)자 형상이어 사람의 얼굴 자체가 고(苦)란다. 인간 존재의 속성이 고란 것이다.


그럼 왜 이런 고가 생기는 것일까. 고가 일어나는 원인을 총괄하여 집(集)이라 한다. 허깨비를 보고 놀라듯, 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어리석음과 무지에 휩싸여 허상을 진여라고 착각하는 무명(無明)에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는 모두 무명에 휩싸여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여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고 우리 자신도 고통스런 삶을 이어간다.


이 무지로 인하여 자신의 존속만을 지향하고자 하니 행(行)이 생겨난다. 이리 자신의 존속을 하려면 이리저리 생각해야 하니 식(識)이 깃들고, 이런 생각과 존속을 하는 몸뚱이가 어우러진 것이 명색(名色)이고, 명색에 맞게 눈, 귀, 코, 혀, 몸의 오관(五官)과 이를 합쳐 통일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합쳐져 육처(六處)를 만든다. 그 몸으로 접촉하여 느낀 것을 판단하는 것이 촉(觸)이며, 이 촉을 바탕으로 세상의 괴로움과 즐거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이치를 깨달으며 성장을 하며 외부세계와 조응을 하니 이것이 수(受)다. 이 수를 통하여 괴로운 것을 피하고 즐거운 것을 좋아하면서 점점 갈망, 탐애, 탐욕을 하니 이것이 애(愛)다. 갈망과 탐욕이 커지면 이에 집착하니 취(取)요, 이 집착으로 말미암아 업을 만들며 자신을 유지하려 드니 이것이 유(有)다.


▲이도흠 교수
그리하여 자신의 존속을 유지하며 생존하니 이는 생(生)이요, 늙고 어느 때인가 반드시 생명체는 사멸하니 생은 노사(老死)를 낳는다. 이것을 이름하여 과(果)를 일으키는 원인이니 인(因), 서로 조건이 되기에 연(緣)을 붙여 12인연이라 한다.
 

이도흠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ahur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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