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꾹꾸따 자따까
53. 꾹꾸따 자따까
  • 법보신문
  • 승인 2012.02.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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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 닭 유혹하는 고양이

 

▲ 바르후트 탑, 기원전 1세기 경, 꼴까타 소재 인도박물관

 

 

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아름답게 꾸민 여자를 보고 고민하는 수행자에게 말씀하신 것이다.


이 자따까에는 두 개의 제목이 있는데, 하나는 자따까(山鷄王, Kukkuṭa-jātaka)이고, 다른 하나는 고양이 자따까(猫, Biḍāla--jātaka)이다. 닭 본생은 보살에게 중점이 놓인 제목이다.


부처님은 “여자는 남자를 유혹해 자기의 것으로 만들기 때문에 파멸로 이끄는 고양이 같다”고 하시면서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옛날에 보살은 닭으로 태어나 수백 마리의 닭들과 함께 산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숲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암코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 고양이는 다양한 수단을 사용해 보살을 제외한 나머지 닭들을 모두 잡아먹고 말았다. 그러나 보살은 그 고양이의 꾀임에 빠지지 않았다.


그러자 고양이는 “이 닭은 머리가 좋지만 나만큼은 못하다. 나는 닭에게 당신의 아내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면서 그를 유혹해야겠다. 그런 다음 반드시 잡아먹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고양이는 마침내 보살이 머무는 나무 아래로 와서 감언이설로 그에게 청혼했다.


청혼 받은 보살은 “너는 나의 친척을 모두 잡아먹고 이번에는 나를 유혹해 잡아 먹을 모양이구나. 당장 너를 쫓아버리겠다”고 말했다. 고양이는 보살을 속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닭이 앉아 있는 나무 아래를 떠나고 말았다.


이 이야기를 마친 부처님께서는 “그 때 닭은 바로 나였고, 고양이는 아름답게 꾸민 여자였다”고 말씀하셨다.


▲유근자 박사
바르후트 대탑 울타리 윗부분에 표현된 ‘꾹꾸따 자따까(닭 자따까)’는 나무 위에 앉아 있는 닭을 고양이가 올려보고 있으며, 둘 사이에는 다발로 된 방울이 놓여 있다. 고양이는 아래에서 위를 쳐다보며 닭을 유혹해 보지만, 그의 계략을 눈치 챈 나무 위의 닭은 당당하게 그 유혹를 뿌리치고 있다. 둘 사이에 놓인 방울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경계의 의미를 나타낸 것이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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