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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절에 돌아보는 권력의 망가진 모습들

기자명 강행원
  • 법보시론
  • 입력 2012.03.05 10:44
  • 수정 2012.03.05 10:51
  • 댓글 0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왔다 가신 뜻 무엇인가? 열반의 의미를 되돌아본다. 금년은 총선과 대선이 20년 만에 함께 치러지는 해이다. 총선은 4월 초순으로 코앞에 다가와 있다. 불가에서도 얼마 전 정치인들 못지않게 부끄러운 일이 있었던 범어사 주지 선거가 다시 25일로 잡혀 있다. 그리고 전국의 본산주지 선거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세속의 총선에 뛰어든 정치인들과 불가의 주지 선거에 나선 수행자들의 진정성은 무엇일까? 권력욕에 노출된 것은 아닌지 열반절에 즈음하여 성찰해 보고자 한다.


부처님의 열반은 중생을 교화하시던 육신의 몸이 윤회가 없는 영원한 불성(佛性)으로 돌아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 몸은 모든 생명으로 화한 천백억화신이 되신 것이다. 열반의 원어는 산스크리트어로 니르바나니르바나(nirvāṇa), 즉 ‘불을 끄다’라는 음사어이다. 육신의 움직임이 멈추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출가에서 성자가 되기까지 수행을 통한 정각은 법등명(法燈明)과 자등명(自燈明)으로 남아 그 불은 영원히 꺼지지 않고 오늘도 우리 앞을 훤히 비추고 있다.


불가의 열반절은 출가일이 한 주사이로 겹쳐진 큰 명절이다. 해서 부처의 거룩한 행적을 쫓아 이 7일간을 주야로 눕지 않고 자지 않는 날로 정하여 용맹정진을 한다. 이는 삼독오욕과 번뇌 망상을 여윈 무상대도의 진여(眞如)자리에 오르고자 함이다.  여기에 이르고자 하는 첩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지계와 청정심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바의 삶은 욕망으로 가득한 반연에 얽힌 조직사회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어떤 직함을 갖는 것은 명예나 권력을 상징하는 저울이기도 하다. 특히 정치인들의 당 조직 내부 직함을 비롯해서 종교, 사회단체 할 것 없이 조직과 직함으로 온통 점철되어있다. 가장 큰 직함이 국가조직의 총수인 대통령이다. 입법 사법에 가하는 힘 외에 헌법에 보장된 권력만으로도 자신의 뜻을 일방적으로 관철할 수 있는 자리다. 권력자의 내심 의지가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거나 극소수의 이익을 위하고, 대다수 국민을 고통의 늪에 몰아넣는 한이 있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욕신앙은 서울시장 당시 수도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혹시 자신에게 대통령직이 주어지게 된 것도 하나님께 바친 서울시 때문이라고 믿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금의 국민에게 보내는 사과 메시지는 장로 대통령으로서의 망신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설한 “너희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니라”라는 덕목조차도 헤아리지 못한 것 같다. 진리는 어디에서도 청정 자체이기 때문이다. 지난일이지만 전임 대통령의 비리수사만 봐도 그렇다. 극단적 선택을 암묵적으로 강요한 후 본인의 치세에서는 과연 깨끗한 정부를 만들었는가이다. “할 말이 없다”던 친인척 비리 말고도 무소불위 권력이 휘두른 재앙은 아직 진행 중에 있다. 애초에 주변 단속 잘하고 모든 비리에 엄벌하는 청정심이 있었다면 진리가 가르친 자유함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병고는 정부권력만이 아니라 의회나 사법 권력도 모두 동일하다. 국민을 향해 일방적으로 작동할 뿐, 제어되지도 않고 반성도 없다. 이로 인해 그들에게 기대했던 인격에 대한 쓸모없는 거품이 빠지고 세상을 투명하게 바라볼 줄 아는 눈을 갖게 된 것이다.

 

▲강행원
부정과 권모와 임시방편만을 일삼던 대립의 최후는 오직 천길 나락뿐이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성자나 현자의 삶에 얼마나 접근 하느냐이다. 그것이 자기 가치관의 가장 큰 개념으로 정립될 때만이 수행도, 교화도, 민주주의도, 자본주의 경제도 성공할 수 있다. 열반절을 맞아 선거에 나선 승속의 지도자들은 이를 교훈삼아 자신들의 청정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강행원 한국화가 yoonsan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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