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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바른 노력(正精進)

노력하고 마음을 잡아 힘쓰는 것

바른 노력이란 무엇인가. 팔정도의 여섯 번째 항목으로 바르게 실천에 매진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수행의 여정에서 가장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으며, 팔정도의 나머지 항목들에 대해 그 에너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바른 노력은 사정단(四正斷, cattāro sammappadhānā)으로 달리 일컬어지기도 한다. 특히 팔정도에 배속된 바른 노력이란 명상의 실천영역[定蘊]에 속한다. 이것을 통해 정신적 고양을 위한 직접적인 연마의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바른 노력이란 무엇인가? 비구들이여, 여기에서 비구는 아직 생겨나지 않은 그릇되고 이롭지 못한 법들을 생겨나지 않게 하기 위해 의욕을 일으켜 정진한다. 노력을 일으키고 마음을 잡아 힘쓴다. 이미 생겨난 그릇되고 이롭지 못한 법들을 끊기 위해 의욕을 일으켜 정진한다. 노력하고 마음을 잡아 힘쓴다. 아직 생겨나지 않은 이로운 법들을 생겨나게 하기 위하여 의욕을 일으켜 정진한다. 노력하고 마음을 잡아 힘쓴다. 이미 생겨난 이로운 법들을 바로 세우고, 혼란스럽지 않게 하고, 증장시키고, 풍성하게 하고, 닦고, 원만하게 하기 위해 의욕을 일으켜 정진한다. 노력하고 마음을 잡아 힘쓴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바른 노력이라 한다(DN. II. 312~313).”


‘아직 생겨나지 않은 그릇된 법들 생겨나지 않게 하기 위해 의욕을 일으키고 노력하는 것’이란 잘못된 무언가를 막기 위한 노력에 해당한다. 인간은 감각적 쾌락의 지배를 받는 세계[欲界]를 살아간다. 따라서 언제든지 감각적 유혹의 대상에 빠져들 수 있다. 어찌 보면 감각의 유혹을 뿌리치려는 시도는 본능에 반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인식한다면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상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인연을 만들지 않으려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감각적 유혹에 이미 노출된 상태에서 그것을 거스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미 생겨난 그릇되고 이롭지 못한 법들을 끊기 위해 의욕을 일으키고 노력하는 것’이란 잘못된 무언가를 끊기 위한 노력에 해당한다. 이것은 이미 지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그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것을 가리킨다. 살다보면 때로는 부적절한 상황에 빠져 잘못된 일을 저지를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은 과거의 잘못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느냐의 여부이다. 잘못된 습관과 행동으로부터 벗어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고서 즉각적인 변화에 나서야 한다.


‘아직 생겨나지 않은 이로운 법들을 생겨나게 하기 위해 의욕을 일으키고 노력하는 것’이란 자신을 계발하기 위한 노력에 해당한다. 이것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를 성취하지 못한 이상 스스로에 대해 자만해서는 안 된다. 어쩌면 깨달음의 경지란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가 굳건히 확립되어 더 이상 그러한 노력을 멈출 수 없는 상태일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때 ‘이미 생겨난 이로운 법들을 바로 세우고 원만하게 하기 위한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갈 수 있을 것이다.


바른 노력이란 원만한 닦음을 위해 거듭 분발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재가자와 출가자 사이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또한 이미 번뇌를 제거한 거룩한 존재와 그렇지 못한 범부 사이의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가 이룬 정신적 경지는 다를 수 있지만 그럼에도 한 결 같이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 바른 노력이다.


▲임승택 교수
따라서 ‘대사십경’에서는 이것을 바른 견해(正見)라든가 바른 의도(正思惟) 따위와 달리 두 가지 차원으로 구분하지 않는다(MN. III. 72~77). 바른 노력은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이들에게 동일하게 요구된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임승택 경북대 철학과 교수 sati@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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