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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도둑맞은 연근(蓮根) 자따까

훔친 연근 손에 든 제석천

 

▲ 바르후트 탑, 기원전 1세기 경, 꼴까타 소재 인도박물관

 

 

이 전생이야기는 자따까 488번째 이야기(Bhisa jātaka)로,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욕망을 일으킨 수행자를 깨우치기 위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보살은 큰 재산을 가진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그에게는 여섯 명의 남동생과 한 명의 여동생이 있었다. 그가 성인이 되자 부모님은 혼인을 해서 집안의 가장이 되어 주었으면 하고 바랬다.


그러나 보살은 출가하기를 원했다. 부모님은 다른 자식들에게도 똑같은 부탁을 했지만, 그들 역시 세속 생활보다는 출가를 희망했다.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보살은 모든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시하고, 동생들과 하인 그리고 친구를 데리고 히말라야 산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연지(蓮池)가 아름다운 곳에 수행처를 만들고, 연뿌리를 먹으면서 명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때 그들의 계행(戒行)의 위력 때문에 제석천이 살고 있는 궁전이 진동했다. 제석천은 보살이 욕망을 벗어났는지 시험하기 하고 그의 식량을 3일간 감추었다.


연근(蓮根)이 없어지자 보살은 숲 속에서 함께 수행하고 있던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그때 수신(樹神), 코끼리, 원숭이도 왔다.


모두가 자신의 결백을 서원(誓願)하자, 마침내 제석천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훔친 연근을 보살에게 돌려주고 경의를 표한 후, 다시 제석천궁으로 돌아갔다.


부처님은 말씀을 마치고 “그때 함께 수행했던 자들은 사리뿟따를 비롯한 제자들이며, 깔루다이는 제석천이었다”고 말씀하셨다.


▲유근자 박사
바르후트 대탑 난순의 <도둑맞은 연근 자따까>에는 움막 앞에 앉아 있는 수행승, 그 앞에 서 있는 여자 수행자, 훔친 연근을 손에 든 제석천, 원숭이와 코끼리가 표현되어 있다. 경전의 내용과 달리 함께 수행했던 남동생들은 보이지 않는다. 제석천 뒤의 코끼리는 제석천의 탈 것인 아이라바타를 상징하는 코끼리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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