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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자녀와의 소통 부족

기자명 법보신문

아이 믿어주고 들어주면 저절로 마음 열어

가족간 어색함은 바로 해소
야단보다는 대화로 해결해야

 

 

▲스님은 아이가 크면서 부모와 거리를 두더라도 믿고 기다려주라고 말한다.

 

 

Q. 말수가 적은 아이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학원을 다니는데도 요즘 성적이 계속 떨어집니다. 걱정 되지만 아이한테 스트레스를 주기 싫어서 “공부해라”는 잔소리를 꾹 참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아이가 학원에 안가고 친구네 집에 가서 놀고 있었다는 사실을 최근에 와서 알았습니다. 친구들끼리 서로 연락하고 모여서 게임을 하거나 과자를 먹고 놀거나 했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모이는 집은 부모가 맞벌이라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놀라기도 놀랐고, 마치 아들이 나를 배신했다는 생각마저 들어 심하게 야단을 쳤습니다. 그런데 그 날 이후 아들은 집에서 거의 말도 안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에 올라가면서 말수도 예전 같지 않게 줄어들었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사내아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신경을 안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에는 엄마한테 반항적인 태도를 보여준 적도 없었던 아들이 이런 식으로 엄마를 속였다는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평소에 아들과의 소통이 부족해서 그랬을까요? 앞으로 크면서 점점 더 걱정이 많아질 텐데, 아이 아빠는 “그냥 두면 된다”고 할 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어색한 아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요? (39세 주부)

 

A. 엄마는 항상 자식을 어릴 때 그대로의 모습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지요. 어리게만 봤던, 착하고 순진했던 아들이 엄마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에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그런데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고, 나만의 세계를 가지는 것은 아이들의 아주 평범한 성장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이를 야단치고 단속한다면 아들은 부모에게 더 많은 거짓말로 비밀을 만들어버릴지도 몰라요.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하는 아이 아빠도 아마 어릴 때 그런 식으로 성장해왔겠지요. 그러니까 아이 아빠에게 너무 서운한 감정을 갖지 마세요.

 

아이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먼저 집안에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을 해봅시다. 아이의 할아버지, 할머니 건강에 변화가 없었는지요? 부모님이 여전히 아이에게 신경을 써주고 계신가요? 혹여 아들이 보는 앞에서 심하게 부부싸움을 한 적은 없었나요? 아니면 요즘 엄마가 자주 집을 비운다던지 예전과 다른 변화가 있지 않았나요?


어떤 작은 변화로 인해 집안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아이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 있거든요. 혹시 짐작가는 일이 있다면 가족 모두가 그 시점으로 돌아가 대화하고 소통할 기회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은 아이와 엄마의 관계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지금 당신은 친구네 집 가정환경에 대해서도 신경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아이는 자기 친구에 대해 나쁘게 말하면 아주 싫어합니다. 우리 아들은 어릴 때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니 아버지는 아들이든 친구든 구분하지 않고 나쁜 짓을 하면 야단치기 때문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아이들 마음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잘 못된 길을 가려고 할 때 잡아주는 어른을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당신도 아들에게 가끔 친구들 데리고 와서 우리 집에서 놀라고 이야기 해보세요. 아들은 아주 좋아할 겁니다. 그리고 아이들 앞에서는 내 자식, 남의 자식 구분하지 않고 칭찬도 많이 해주고 야단도 쳐주세요.


집에서는 가족만의 규칙을 정해서 서로가 지키도록 해보세요. 예를 들어 “시간을 지키자”, “아침은 같이 먹자” 등등 사소한 약속이지만 서로가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아들과의 관계가 어색하다고 고민하고 계시지만, 부모 자식 간에 그런 어색한 감정은 금방 없어집니다. 무거운 짐을 들 때 아들한테 도와달라거나, 함께 요리를 만들든지 해보세요.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루어질 겁니다. 가끔은 악수 같은 스킨십도 좋은 방법이고요. 무엇보다 그 동안 착하게 자라왔던 아들에 대해 인정하고 믿어주세요. 부모가 자식을 신뢰하면 아이는 길에서 조금 벗어나도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사춘기를 맞이한 아이들을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꼭 실천해보세요!


1. 아이의 거짓말은 성장의 증거라고 받아들이자.
아이는 성장하면서 부모한테 들키지 않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머리를 쓰기 시작합니다. 거짓말은 그 내용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사소한 거짓말은 성장의 증거라 생각해서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너무 몰아붙여 아이를 난처하게 만들지 마세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다른 길을 제시해서 타협할 수 있는 점을 찾거나, 아니면 가끔은 아이가 마음껏 놀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세요.


2. 친구를 부르고 싶어 하는 집안 분위기를 만들자.
시끄럽다거나 집이 어지러워진다는 이유로 친구를 못 데려오게 하는 집도 있긴 하지만,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부모한테도 좋은 기회입니다.
엄마가 “친구들 데리고 와서 집에서 놀아라”고 하면 아이들은 다 좋아하고, 그런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될 겁니다.
친구들이 왔다고 해서 특별하게 준비할 것도 없습니다. 그저 인사를 제대로 하게하고, 같이 놀았던 것은 같이 치우게 하고, 약속한 시간을 지킨다는 규칙을 가르치면 됩니다. 그리고 그 규칙을 어긴 아이들은 야단치면 됩니다.


3. 우리 집만의 규칙을 만들자.
시간개념이 없는 사람은 인간관계나 돈에 대해서도 허술한 경우가 많지요. 아이를 그렇게 키우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집안에 규칙을 만들고 가족이 서로 지키도록 하십시오. 예를 들어 ‘아침은 꼭 가족과 함께 먹자’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돌아오자’ 등, 어른은 아이가 꼭 지켰으면 하는 규칙을 정하는데, 때로는 아이의 주체성을 믿고 임기응변하게 대응하면서 너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게 해야 됩니다. 그리고 규칙은 아이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야단은 한번만으로 끝내고, 몇 번씩 잔소리 안 하기’라고 규칙을 만들면 어른 스스로가 먼저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그 동안 아이의 노력에 대해 인정한다.
아이는 부모의 기대심리에 잘 맞추어나가도록 노력하고 있지요. 부모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원래 어른과 아이는 시간에 대한 감각이나 생활의 속도가 다릅니다. 그럼에도 그 동안 어른들의 속도에 맞추어 열심히 노력해왔던 아이에 대해 “정말 그 동안 열심히 했구나.”라고 칭찬을 해주세요. 사춘기가 오면 아이들 주변에 아이를 유혹하는 여러 가지가 많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자신을 믿고 있다는 생각에 아이는 그 유혹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가 있는 것입니다.

 

▲히로나카 스님

5. 스킨십으로 아이와 마음을 공유(共有)하자.
아이는 커갈수록 부모님과의 거리를 두려고 하지요. 그러나 부모는 상관하지 말고 아이 상태를 지켜보면서, “우리 맛있는 것을 함께 만들자”라고 하면서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봅시다. 같이 작업을 하면서 대화가 생깁니다. 나는 우리 절 아이들이 학교를 갈 때 꼭 악수를 하면서 “잘 다녀와”라고 말을 합니다. 그저 그 뿐이라도 아이들은 안심해서 학교를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지요.

번역=도서출판 토향 도다 이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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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나카 스님이 법보신문 독자들을 위해 직접 상담해드립니다. 편지나 이메일로 자세한 내용을 적어 보내주세요. 채택된 사연은 익명으로 처리되어 지면에 게재됩니다. 02)725-7014/jh35@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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