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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간의 구조

육체·영혼 결합을 인간으로 간주
다각적 분석하는 불교와는 대조

기독교 성서에 따르면 삼라만상을 창조했다는 야훼는 맨 마지막 엿새째 되는 날에 인간을 창조한다. 야훼는 먼저 흙으로써 자신의 형상대로 남자 아담을 만들고 이어서 여자 하와를 만든다. 아담이라는 이름은 본래 사람을 뜻하는 말로 ‘붉은 흙’에서 유래된 용어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야훼신이 여자 하와를 만들면서 아담처럼 직접 흙으로 빚지 않고 아담의 갈비뼈를 뽑아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창세기에는 “야훼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매 그가 아담의 갈비뼈를 취하고 살로 채우신 다음 그 갈비대로 여자를 만드시고”라고 기록돼 있다. 이로 본다면 야훼가 사람을 창조할 때에 흙으로 육체를 만들고 생기로 생령을 만들었다는 말로 이는 인간이 물질적 요소인 육체와 비물질적 요소인 생령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뜻한다.


기독교에서는 이같은 인간의 구조를 이분설 혹은 삼분설이라 한다. 이분설은 인간을 육체와 영혼으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고, 삼분설은 인간을 육체와 영과 혼으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주장은 기독교 교파에 따라 그 입장을 달리 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교파들은 삼분설보다는 이분설을 지지하는 듯하다. 현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배척당하고 있는 영지주의 혹은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교파에서는 인간을 거룩한 영과 동물적 속성인 혼 그리고 죄악에 물든 육체로 규정한다. 그들은 동물에게는 육체와 혼은 있지만 영이 없는 존재로서 짐승과 인간의 정신이 다른 점이 여기에 있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어떤 주장이 옳은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기독교에서는 인간의 구조를 육체와 영혼으로만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에 신학에서 인간을 다루는 입장에서는 어떨지 모르나 그들의 성서에서 가르치고 있는 인간의 구조는 이렇게 지극히 단순하다.


이에 비해 불교에서는 인간을 설명하는데 있어 기독교처럼 인간의 기원에 관한 문제보다는 인간의 구조를 밝히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불교에 있어 누가 인간을 창조했는지 인간은 어디로부터 왔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부처님은 사실 우주 기원의 문제나 생명의 역사 따위의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꺼려했다. 부처님이 다루고자 했던 주제는 이러한 세상의 기원이나 인간의 근원에 대한 부분보다는 인간이 지닌 괴로움의 문제와 그 해결 방법이었다. 그러다보니 불교는 자연 인간의 구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불행과 행복이 신으로부터 오지 않고 인간의 자체 구조 속에서 어떤 법칙을 통해 발생하고 소멸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단 불교에서는 인간을 오온의 구조로 보고 있다. 오온은 알다시피 색(물질)·수(느낌)·상(생각)·행(의도)·식(의식)으로 인간의 몸과 마음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불경에서 이와 같은 오온설은 더욱 확대 심화되어 인간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이루어진다. 오온 가운데에 몸에 해당하는 색은 지(地)·수(水)·화(火)·풍(風) 사대로 분류하고 수·상·행·식의 정신활동은 각각 육수(六受)·육상(六想)·육행(六行)·육식(六識)으로 분류한다. 불교에서 인간의 정신 활동을 이렇게 분류하는 근거는 인간의 모든 정신 활동이 인간이 지닌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라는 여섯 가지 인식 기관에 의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육체가 단순히 흙으로만 만들어졌다고 말하거나 정신이 영혼으로만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기독교의 교리와는 아주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이제열 법사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불교는 기독교와 같은 영혼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색·수·상·행·식은 하나의 생명현상이지 생명 본질이 되는 영혼 따위가 아니다. 모든 법이 조건으로 생하고 멸한다는 연기적 관점에서는 신도, 창조도 인정할 수 없듯 영혼 또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유마선원 원장 yooma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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