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수자따 자따까
55. 수자따 자따까
  • 유근자 박사
  • 승인 2012.03.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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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진리 일깨우는 전생담

 

▲ 바르후트 탑, 기원전 1세기 경, 꼴까타 소재 인도박물관

 

 

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사왓티의 한 부자가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에 애통해하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 말씀하신 것이다. 지루가참(支婁迦讖)이 번역한 『잡비유경』에 그 내용이 전한다.


옛날에 보살은 부자집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이름이 수자따였다. 성장하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는 그의 죽음을 무척이나 애통해 했다. 할아버지를 화장하고 뼈를 거두어 장례 지낸 후에도 아버지는 재산이 넉넉했기 때문에, 음식을 만들어 무덤에 바치고 슬피 울면서 나날을 보냈다. 그 모습을 본 수자따는 슬픔에 잠긴 아버지를 깨우치기로 결심했다.


어느 날 수자따는 죽은 소 옆에서 울부짖으며 풀과 물을 가져다 놓고 소에게 먹으라고 타일렀다. 하루 종일 이렇게 하자 지나가던 사람들은 이상하게 여기고 모두 비웃으며 수자따를 나무라며 물었다.


“너는 누구 집 아이냐? 소가 죽었으면 집에 돌아가 알려야지 울부짖는다고 무슨 소용이 있느냐? 죽은 소가 어찌 알겠느냐?”


수자따의 이상한 행동을 본 마을 사람들은 그가 부자집 아들임을 알아보고, 아버지에게 가서 이 사실을 알렸다. 아버지는 아들이 여전히 죽은 소에게 풀을 먹으라고 소리치고 있는 것을 보고, 아들에게 말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왜 죽은 소에게 풀과 물을 주고 있느냐?”


그러자 수자따는 대답했다. “이 소는 머리와 꼬리와 네 다리가 남아 있어 다시 살아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나의 할아버지는 이미 머리와 팔과 다리가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할아버지 무덤에 온갖 음식을 차려놓고 슬퍼하는데, 어찌 다 탄 뼈가 알겠습니까?”


아들의 말을 들은 수자따의 아버지는 세상의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으며,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이야기를 마치고 “그때의 수자따는 바로 나였다”라고 말씀하셨다.


바르후트 대탑 난순의 ‘수자따 자따까’에는 다리를 구부리고 눈을 감고 앉아 있는 소, 오른손에는 풀을 들고 왼손은 무릎 위에 얹은 채 죽은 소를 다그치고 있는 수자따, 그리고 수자따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아들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아버지가 표현되어 있다.


▲유근자 박사
‘잡비유경’에는 수자따의 이름이 보이지 않지만, 바르후트 대탑에는‘수자따(Sujato=Sujāta)가 죽은 소에게 먹을 것을 주는(Gahuto) 자따까(Jātaka)’라고 새겨져 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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