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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자녀의 장래희망

기자명 법보신문

무조건 반대보다 대안 제시해 설득해야

반대 이유 자세히 설명해도
딸 결심 확고하면 지원해야

 

 

▲히로나카 스님은 "자녀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재능을 키워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Q. 딸이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중학교 1학년인 둘째 딸아이가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해서 고민입니다. 딸은 적극적인 성격으로 어려서부터 친척들이 모이면 앞에 나서길 좋아하고 춤과 노래도 곧잘 해서 귀여움을 받았습니다. 초등학생 때도 친구들과 모여서 노래 부르고 춤 연습을 하며 노는 것을 좋아했지요. 그러더니 학교에서 행사가 있으면 대표로 공연도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딸이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할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저와 남편은 딸이 기특하고 자랑스럽기도 했어요.


그런데 딸이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연기나 노래 학원에 보내달라고 합니다. 놀라기도 했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저와 남편은 딸이 연예인이 되기보다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가고 안정된 직장에 다니는 평범한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연예인이 되는 과정이 쉬운 것도 아니고, 또 딸아이가 운이 좋아 연예인이 된다고 하더라도 안정된 삶을 포기한 채 사생활이 노출된 힘든 삶을 살게될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또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던지 노래를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생각 없이 단지 연예인이 되려고 한다는 게 현실성 없는 희망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안된다고 반대를 하고 야단을 쳐도 소용이 없어요.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반드시 학원에 다니겠다며 고집을 부립니다. 딸의 생각을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42, 주부)


A. 사람은 누구나 경쟁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사호심(射好心)이라고 부르는데, 남보다 더 잘하고 싶고 지기 싫어하는 그런 마음이지요. 특히 운동선수나 연예인은 이 마음이 강해야지 성공한다고 합니다.


밝은 성격을 가진 따님을 둔 아버지, 어머니는 정말 행복하시겠습니다. 꼭 딸이 간절히 원하는 길로 갈 수 있도록 넓은 마음으로 수용(受容)해 주십시오.


부모는 마음속에 ‘금고(金庫)’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가 어릴 때 꿈꾸던 것을 보관하고 있는 금고입니다. 지금이야 말로 그 금고를 열어줄 때입니다. 부디 딸을 믿고, 앞으로 딸이 좌절하거나 힘들어할 때 그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부모로서 최선의 선택은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는 딸의 재능을 더 키워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연예인이라는 목표를 현실로 생각할 때 당황하는 부모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실은 연예인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요. 매스컴에 화려하게 등장하는 사람들만이 연예인은 아닙니다. 빤짝 주목을 받다가 그 후에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반면 오래도록 사랑을 받아 일하는 연예인도 있지요.


부모님은 딸에게 무작정 연예인은 안된다 반대하지 말고 연예인이 될 경우 우려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상세히 이야기해보세요. 그 말을 모두 듣고도 딸이 정말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한다면 오래도록 사랑받는 연예인, 또 자신의 직업으로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연예인이 되라고 조언 해주십시오.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다양한 특징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전통문화의 소양(素養)을 제대로 익혀 전문성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나라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연예인입니다. 전통문화는 일단 배워놓으면 전문성을 갖춘 자신만의 능력이 되고, 또 정신적으로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이지요. 때문에 부모님이 걱정하고 있는 연예인의 불안정한 특성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절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연예인이 되더라도 지금 유행하는 음악이나 춤만 배우는 게 아니라 전통적인 음악이나 춤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딸을 설득해 보세요. 신식 음악을 하는 사람도 그 기초로 고전음악을 제대로 배운 사람들은 생각의 주머니를 많이 가지고 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가 있습니다. 원점(原點)을 잘 알고 있으면 만약 차질이 생겼을 때 그 원점이 스스로를 도와주는 힘이 됩니다.


그러니 전통문화를 배우며 스스로 자질을 향상시키고 공부하는 과정을 통해 연예인이라는 장래희망을 이뤄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세요. 무작정 반대하기 보다는 대화를 통해 딸을 설득하고, 또 대안을 제시하며 위험부담이 적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딸과 함께 부모님도 전통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배우면 어떨까요? 함께 전통을 배우는 과정에서 딸과의 교감이 깊어지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생각의 폭도 넓어질 겁니다. 전통음악이 힘들면 전통요리를 배우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통문화를 함께 배우는 것은 딸이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소통할 수 있는 계기로, 앞으로 꼭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 절을 찾아왔던 다이스케라는 대학생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다이스케는 기타를 잘 친다고 하고, 음악과 전혀 관계없는 학교를 그만두고 음악가의 길을 걸어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한마디로 “넌 바보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먼저 휴학을 하고 기타 하나 가지고 미국에 갔다 오라고 제안했습니다.
다이스케는 음악의 메카인 그리니치빌리지에 가서 길거리에서 기타를 치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안가서 다이스케는 또 미국에 가고 싶어 했습니다. 나는 그에게 왕복 비행기표만 줄 테니 그저 기타 하나만 가지고 3개월 동안 먹고 살아보고 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참으려고 하지 말고, 먼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하는 것입니다. 다이스케에 있어서 미국에 가는 것은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기 생각대로 되는 건지 어떤지 확인을 하는 것입니다.


다이스케는 현실을 제대로 알고 돌아왔습니다. 뛰는 놈이 있으면 나는 놈이 있는 세상이라는 것을. 실제로 기타만 치면서 먹고 살기가 힘들어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겨우 먹고 살았다고 했지요.


그 후 다이스케는 다시 학교에 복학해 대학교를 졸업했고, 기타는 앞으로도 취미생활로 계속 즐길 거라고 합니다. 현실은 경험을 해야지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구의 인생에도 기회는 있지요. 그러나 연예인은 그 기회를 놓쳐버리면 끝납니다.


부디 사랑하는 딸이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 될 수 있도록 부모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십시오. 그리고 성급하게 연기나 음악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대학교에서 제대로 연기나 음악을 배울 수 있도록, 그래서 더 넓은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히로나카 스님
부모님이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해 봤습니다.
1. 가족이 모여 전통공연을 보거나 이야기를 할 기회를 만들어봅시다. 같이 다니기 힘들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좋습니다. 오랫동안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는 문화란 어떤 것인지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보세요.
2. 아침 식사는 꼭 가족이 함께 하세요. 딸은 지금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시기입니다. 그럴 때 일수록 하루의 일과를 열어주는 아침 식사를 꼭 함께 하십시오.
3. 아빠 엄마는 딸이 어릴 때 사진을 같이 보십시오. 아이의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특히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아 대립을 할 때, 아이의 성장을 기뻐했던 시절을 상기해보세요. 그러면 아이에 대한 가시 돋친 마음이 가라앉게 될 것입니다.


번역=도서출판 토향 도다 이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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