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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뱀의 전생 이야기

아들 잃은 아버지에 설한 법문

 

▲바르후트 탑, 기원전1세기 경, 꼴까타 소재 인도박물관

 

 

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아들을 잃은 어떤 거사에게 삶의 무상함에 대해 설한 것이다(Jātaka No. 354).


옛날 보살은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아내, 아들, 딸, 며느리 그리고 하녀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보살은 항상 가족들에게 “보시를 행하고, 계율을 지키고, 생명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가족들은 보살의 가르침대로 생활하며 지냈다.


어느 날, 보살은 아들을 데리고 밭을 갈러 갔다. 아들은 잡초를 모아 불을 지폈는데, 연기가 그 근처의 개미집에 살고 있던 독사를 자극했다. 연기 때문에 밖으로 나온 독사는 아들을 물었고, 아들은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것을 본 보살은 아들의 시체를 나무 밑으로 옮기고 나서 울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은 채, “모든 존재하는 생명체들은 영원하지 못하고 죽기 쉽다”고 생각했다.


아들을 나무 밑에 옮긴 후 보살은 쟁기질을 계속하다가, 이웃집 사람이 지나가자 가족들에게 아들의 죽음을 알리게 했다. 아들의 시신이 있는 나무 아래에 모인 보살의 가족들은 땔감을 모아 아들을 화장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누구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살과 그 가족들의 계행(戒行)은 제석천을 감동시켰다. 지상으로 내려온 제석천은 보살과 가족들에게 울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보살 가족들로부터 대답을 들은 제석천은 “나는 제석천이다. 내가 너희 집에 많은 보화를 줄테니, 너희는 보시를 행하고 계율을 잘 지키도록 하라”고 말하고는, 그의 거처로 돌아갔다.


부처님께서는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바라문은 바로 전생의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바르후트 대탑 난순의 ‘우라가 자따까’에 표현된 중앙의 불은 아들이 피운 불이자, 그를 화장시키는 불이다. 화장더미 옆에는 연기 때문에 밖으로 나온 뱀이 있고, 왼쪽에는 오른손에 불 막대기를 든 채로 깊은 생각에 잠긴 보살이 있다. 앞쪽에는 죽음을 의미하는 도마뱀과, 죽은 시신과 그 시신을 잡아먹는다고 알려진 귀신의 얼굴이 있다.

 

▲유근자 박사

위쪽 오른쪽의 인물들은 보살의 아내와 딸과 며느리이고, 왼쪽 위에 표현된 사자들은 상징적으로 나타낸 제석천이다. 도마뱀 옆에 합장하고 선 인물 역시 제석천으로, 동일한 제석천을 두 번 표현한 것이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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