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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아기 사슴의 전생이야기

사슴을 자식 삼았던 선인

 

▲바르후트 탑, 기원전1세기 경, 꼴까타 소재 인도박물관

 


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떤 나이든 수행자를 일깨우기 위해 말씀하신 것이다.(Jātaka No. 372).


그 수행승은 어떤 아이를 출가시켰고, 사미승은 그를 존경하며 몹시 따랐다. 그런데 어느 날 사미승은 병이 들어 그만 죽고 말았다. 슬픔에 잠겨 이곳저곳을 헤매는 노승(老僧)을 보고 부처님은, 노승의 그러한 행동은 지금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그러했다고 하시면서, 옛날의 사건을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옛날에 보살은 제석천으로 태어났다. 그때 히말라야 산 속에 한 선인이 나무 열매를 먹으며 수행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산 속에서 어미를 잃은 새끼 사슴 한 마리를 발견하고는, 불쌍히 여겨 데려와 자기의 움막에서 먹이를 주면서 정성을 다해 키웠다.


사슴은 점점 자라 아름다운 자태를 갖게 되었고, 선인은 그 사슴을 자신의 자식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슴은 풀을 너무 많이 먹고 소화불량으로 죽고 말았다. 선인은 매우 슬퍼하면서 “나의 자식이 죽고 말았다”라고 울면서 그 주위를 맴돌았다.


그때 신들의 왕인 제석천은 세계를 둘러보다가 슬퍼하는 선인을 보고, 그를 구제하기로 결심했다. 제석천은 “선인이여, 만일 울음으로 죽은 자가 살아난다면 모두들 한 곳에 모여 그 친족을 위해 슬피 울겠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선인은 “내 가슴에 꽂힌 화살이 뽑혀 나는 슬픔 떠나고 마음이 맑아졌네. 제석천이여, 그대의 말을 듣고 나는 슬퍼하지도 않고 울지도 않네”라고 말하며, 슬픔을 거두었다. 이처럼 제석천은 그를 훈계한 후 천상으로 돌아갔다.


부처님은 말씀을 마치고 “그 때의 선인은 지금의 나이든 수행승이고, 그 사슴은 어린 사미승이고, 제석천은 바로 나였다”라고 말씀하셨다.

 

바르후트 대탑 난순의 ‘미가포따까 자따까’는 두 그루 나무 사이에 죽은 사슴, 선인, 제석천이 배치되어 있다. 중앙에는 죽은 사슴이 땅바닥에 주저 앉아 있고, 그 앞에는 슬픔에 잠긴 선인이 죽은 사슴의 뿔을 잡고 일으켜 세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인의 어리석은 행동을 깨우치기 위해 천상에서 내려온 제석천은, 터번과 장신구를 걸치고 선인 앞에 서 있다.

 

▲유근자 박사

올려 든 두 손은 “죽은 것이나 죽는 것을 슬퍼해 울부짖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니, 울지마라”고 선인을 일깨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선인의 뒤에는 그의 거처인 움막이 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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