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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통합종단 평가와 과제 - 끝

  • 집중취재
  • 입력 2012.04.23 14:46
  • 수정 2012.04.23 14:50
  • 댓글 0

불교자주화·현대화 첫발 종권 갈등의 오점도 남겨

임기마친 원장 3명에 불과
선거제도 여전히 갈등요소
새로운 미래 열기 위해서는
교육·포교·역경 매진해야

 

 

▲통합종단 50년사 속에는 종권을 둘러싸고 갈등과 분규가 되풀이되기도 했다. 사진은 1998년 1500여명의 스님들이 참가한 전국승려대회. 사진출처=한국불교100년

 


1962년 출범한 통합종단 대한불교조계종은 이후 반세기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일제강점기 단절된 한국불교의 정통성을 계승했고, 권력예속화에서 벗어나 불교자주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또 주먹구구식 종무행정에서 벗어나 총무원과 교육·포교원 등 3원을 설립, 행정과 교육, 포교 등에 대한 전문화된 시스템을 구축했고, 1965년 1276만여 원에 불과하던 종단 예산은 50년이 지난 2012년 221억 5667만여 원으로 1700배가 넘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통합종단 50년사의 이면에는 오점도 적지 않다. 종권을 둘러싸고 갈등과 분규가 잇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의 유시로 본격화된 비구·대처승간의 갈등이 1970년 대처승 측에서 태고종을 창종하면서 마무리됐지만 그것은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었다. 불교 내부에 잠재돼 있던 근본적인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 출범했던 통합종단은 이후 종정과 총무원장, 문중과 문중 등 갈등과 분쟁이 주기적으로 되풀이됐다. 통합종단 이후 현재까지 총33대 총무원장에 이르고 있지만 평균 재임기간이 1년 6개월에 불과하고, 종헌에 보장된 임기 4년을 채운 총무원장이 3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조계종 내부 갈등이 심각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종권을 둘러싼 내부 갈등은 1994년 종단 개혁 이후에도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1994년 종단 개혁은 당시 총무원장의 3선 저지와 정치권력과의 유착, 특정계층의 종권 장악 등 불교계 내부에 깊숙이 고착화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출재가가 함께 이룩한 성과였다. 이를 통해 조계종은 행정과 교육, 포교 등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변화를 일궜다. 특히 종권이 특정인에게 집중되는 문제를 해결했고, 선거제도를 도입해 종단 운영의 민주화를 실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도 개혁만으로 내부갈등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었다. 1998년 조계종은 종단개혁 4년 만에 또 다시 거센 갈등에 휩싸인 것이다. 1994년 종단 개혁으로 총무원장에 취임했던 당사자의 3선 강행과 이를 막으려는 종정 스님 측의 대립이었다. 양측은 각각 승려대회를 열어 자신들의 정당성을 내세우는가하면 사회법에 기대 고소 고발을 강행했다. 급기야 총무원 청사에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폭력이 발생, 유혈사태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이처럼 반복돼오던 종단 내부의 대립과 갈등은 2000년대 이후 크게 완화됐다. 특히 1994년 종단개혁으로 시행된 각종 제도가 점차 정착되고 종단 내부에서 출재가를 중심으로 자성과 쇄신 노력이 확산되면서 종단은 점차 안정을 이뤘다. 그러나 이런 표면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종단 내부에서는 여전히 권력 지향에 따른 내부적 갈등 요소가 잠재돼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총무원장을 비롯해 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의원 등 소임을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단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도입한 선거제도는 오히려 그 취지가 왜곡되면서 종단 내부의 편 가르기와 승단의 세속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돈으로 표를 매수하거나 선거 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후유증을 낳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이 세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선 통합종단이 3대 지표로 내세웠던 도제양성, 포교, 역경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이 같은 3대 지표는 완결형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해석돼야 할 조계종의 실천이념이라는 것이다. 우선 도제양성과 관련해서도 단순히 불교교학을 익히고 외우고 음미하는 방법에서 탈피해 현대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를 위해 수행체계의 정립과 동시에 다양한 학문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제도 개편이 절실한 과제이다. 또 포교에 있어서도 한 사람의 불교신자를 늘리는데 중점을 두기 보다는 복지 사업 확대 등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 확대 등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단순히 신도수를 늘리는데 목적을 두기 보다는 연기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사회적 자비를 실천할 때 사회적으로 친불교적 이미지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부처님 가르침을 현대에 맞는 언어로 재보급하는 21세기 역경사업 역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기도 하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난 4월10일 통합종단 출범 50주년 기념법회에서 “지난 50년이라는 역사의 거울은 지나온 모습 뿐 아니라 앞으로 시대와 사회의 요청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지를 비춰주고 있다”며 “통합종단 출범 50년의 의미를 되짚는 것은 앞으로 국민의 종교로 거듭나고 뭇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현대적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종단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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