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상자의 전생이야기
61. 상자의 전생이야기
  • 유근자 박사
  • 승인 2012.04.24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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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에 대한 애착 지나쳐
상자에 가두어 둔 아수라

 

▲ 바르후트 탑, 기원전 1세기 경, 꼴까타 소재 인도박물관

 


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여자 때문에 고민하는 어떤 비구를 깨우치기 위해 말씀하신 것이다(Jātaka No. 436).


부처님께서는 전생에 어떤 아수라가 여자를 상자에 넣은 채 배 속에 넣어 보호했지만, 결코 보호할 수 없었던 과거의 사건을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옛날에 보살은 선인(仙人)으로 태어났다. 애욕을 멀리하고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수행한 선인은 신통력을 얻게 되었다. 선인이 살고 있던 곳 근처에는 사람을 잡아먹는 아수라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가끔 보살에게 와서 법을 듣곤 했다. 어느 날 아수라는 친정에 갔다 돌아오는 미모가 뛰어난 한 여인을 보고, 애착하는 마음이 생겨 그녀를 아내로 삼게 되었다. 그 후 그녀를 상자에 넣어 통째로 삼켜 배 안에서 보호하며 지냈다.


목욕이 하고 싶었던 아수라는 어느 날 호수가로 가서 상자를 토해 그녀를 밖으로 나오게 했다. 아수라도 그녀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때 바람의 신(神) 바유의 아들은 칼을 차고 공중을 날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바유의 아들을 불러 상자 속에 들어가게 한 다음 목욕을 마친 아수라가 오자, 그녀 역시 상자 속에 들어가 그 옆에 누웠다. 아수라는 의심 없이 그녀 혼자 상자 속에 있다고 생각한 채, 다시 상자를 삼키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오랜만에 찾아온 아수라를 본 선인은 그의 배 속에 두 사람이 들어 있음을 알고는, 그에게 사실을 알려 주었다. 이 말을 들은 아수라는 곧바로 상자를 토해 낸 다음, ‘나는 그녀를 배 속에 넣어 보호했으나 끝내 지키지 못했다. 그런데 누가 여자를 지킬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고는, 그녀를 버리고 숲 속으로 들어갔다.


부처님은 말씀을 마치고 “그 때의 천안통(天眼通)을 얻은 선인은 바로 나였다”라고 말씀하셨다.


바르후트 대탑 난순의 상자의 전생이야기(Samugga Jātaka)는 배경을 채운 바위, 나무에 걸린 방패와 칼, 터번을 풀고 있는 남자, 꽃을 들고 상자 위에 앉아 있는 여자 등이 표현되었다. 
 

▲유근자 박사

바유의 아들인 마술사는 상자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터번을 풀고 있고, 그가 갖고 있던 방패와 칼은 나무에 걸려 있다. 상자 위에 앉은 아수라의 아내는, 사랑을 상징하는 세 송이 꽃을 들고 있다. 아수라와 선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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