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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반항하는 자녀

기자명 법보신문

자녀의 반항은 마음이 성장했다는 증거

자녀 성격에 맞게 대화해야

족보로 가족 향한 애착 유도

 

 

▲일본 사찰 법회에서 히로나카 스님이 예불을 드리는 모습.

 

 

Q. 고등학생 아들이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살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열일곱 살이 된 큰아들에 대해 상담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 동안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에게도 수차례 찾아가 상담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같은 학교 여학생과 연애를 하다가 친구와 삼각관계가 되어 심하게 다투게 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사람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고 학교 가기를 거부하면서 게임과 핸드폰 중독에 빠져 결국 최근에는 학교를 그만두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거기다 외박이 잦고 집에 오면 폭력을 쓰는 등 문제가 심각합니다.


아들과 진지하게 대화하려고 하려고 시도하면 ‘시끄러워!’, ‘내게 상관하지 마!’라고 소리치며 크게 화를 냅니다. 심한 경우에는 엄마인 제게도 폭력을 휘두릅니다. 이런 상황이 항상 반복되면서 이제 아들과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조차 힘이 듭니다. 아이 아빠에게 아들과 대화해보라고 몇 번이나 부탁했지만, 남편은“이젠 혼자 생각할 나이니 내버려두라고 할 뿐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대로 방치하면 큰일이 날 것 같아 무섭습니다. 저 혼자서 야단도 쳐보고 매도 들어 보지만 다 큰 아들을 도저히 이길 수가 없습니다.


사실 큰 아들 아래로 네 명의 남매가 있습니다. 그 중 큰딸은 지적장애가 있어서 항상 제기 신경을 써야하고, 그 밑의 아이들도 아직 어려서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저 혼자 이 아이들을 감당하기는 힘든 상황이지요. 그래서인지 양육이 더욱 벅차고 힘든데 든든했던 큰아들마저 반항을 하니 허무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큰 아들은 특히 더욱 애착이 가는 자식입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첫아이인데다, 출산과정도 몹시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이가 지금 나에게 반항하며 폭력까지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가슴이 아픕니다. 아들이 가족에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아버지가 이끌어 줘야할 상황인데, 남편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어 실망도 큽니다. 이런 상황이 고통스러워 차라리 집을 나가버리겠다고 하면, 남편은 무심한 표정으로 나가고 싶으면 나가라고 할 뿐입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면 아동보호시설에 보내겠다고 합니다. 이젠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스님, 제발 도와주세요. 큰아들이 가족들에게 마음을 열고 바로 서게 하고 싶은데, 우리가 부모로써 힘이 모자라 아이를 고생시키고 있습니다. 목숨 걸고 낳은 아이를 어둠 속에서 구해주고 싶습니다. (45, 주부)


A. 사춘기가 온 아들이 한 여성을 사랑하게 된 것은 정말 훌륭한 성장의 증거입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그런 아이의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마음껏 축하해주었는지요?


먼저 당신 스스로 가정을 돌아봅시다. 큰아들과 네 명의 형제자매가 가족 안에서 각자 설 자리와 역할을 제대로 가지고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지요? 부모로써 그 동안 그런 가정환경을 모든 아이에게 만들어 주었는지요?
문제를 일으킨 큰아들에 대해 학교를 찾아가기 전 먼저 집안에서 온 가족이 함께 이야기해 본적이 있었는지요? 또 학교 자퇴는 부모님의 동의가 필요할 텐데, 아들이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할 때 왜 동의를 했는지요?


당신은 지금 큰아들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나는 그보다 먼저 당신과 남편의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부부관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이들은 그런 부모에게 반항하며 신호를 보내거든요. 순진하고 정직한 아이일수록 부모의 관계를 더 강하게 인식합니다. 아이가 보내는 그 신호를 부모가 빠르게 감지(感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들 문제를 생각하기 전에 부부관계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은 남편이 아들과 제대로 대화를 안 해주는 것에 대해 실망감과 초조함을 느끼고 있지요. 그런데 열일곱 살이 된 아들에게는 이젠 버릇을 고치기보다 사람 사는 길을 가르치는 것이 남자로서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아버지가 자기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아들의 장래에 대해, 그리고 사람이 사는 길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때’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들의 열여덟 살 생일이나 성인의 날 등 그런 특별한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큰아들만이 아니라 밑의 아이들에게도 열 살, 열다섯 살, 혹은 졸업식 등등 그 아이의 중요한 시기마다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인생 이야기를 할 기회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남편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신뢰하고 가만히 지켜보십시오. 그러면 아버지 스스로도 자녀들에 대한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면서 평소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돌아보게 될 것이고, 좀더 가정생활에 충실해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큰아들 밑에 있는 동생들이 하나하나가 다 성격이 다르겠지요? 부모는 아이들이 저마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아이들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아이들은 모두 엄마 아빠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부모가 한눈을 팔고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 가정에 불화가 생기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마음도 다른 곳을 향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보면 아이가 부모에게 반항하는 것은 마음이 성장한 증거입니다. 부모가 달라지면 아이도 바로 달라지거든요. 그러니까 아이의 행동에 이상을 느꼈을 때는 즉각 부부관계나 자신의 행동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당신은 그동안 남편에 대해 가졌던 실망감이나 원망하는 마음을 스스로 바로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동안 자식에게 소홀했던 남편의 태도를 용서하고 자식에게 인생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세요. 부모가 변화하면 아이도 바로 달라집니다.


상담자 부부가 아이를 위해 부모로써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꼭 실천해 보십시오.


1.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매일 아침, 아니면 토요일 저녁, 혹은 일요일 저녁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것이 우리 집의 규칙”이라고 정하십시오. 그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큰아들만이 아니라 동생들에게도 앞으로 문제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꼭 같이 식사하면서 가족이 대화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세요.


2. 부모가 먼저 집안 조상님에 대해 알아봅시다. 가족의 뿌리에 대해 알아보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십시오. 예를 들어 “우리 집이 500년을 이어온 전통을 가진 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 혹은 조상 중에 어떤 인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가족 모두가 그러한 우리 집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해야 된다고 느낄 것이고, 지금 이 가족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인식할 수 있을 겁니다. 삼각관계를 고민하는 큰아들도 스스로가 가야할 길을 찾는 큰 가르침이 될 겁니다.


▲히로나카 스님
3. 부처님의 가르침인 ‘오계(五戒)’를 지키도록 하십시오. ‘오계’란 다음 불제자가 지켜야 할 다섯 가지를 말합니다. 죽이지 마라. 훔치지 마라. 거짓말을 하지 마라. 남녀의 일은 도를 넘치지 마라. 술은 도를 넘게 마시지 마라. 가족이 서로 ‘오계’를 지키며 살아가자고 다짐하십시오.


번역=도서출판 토향 도다 이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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