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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사성제와 사회적 고-11

인간의 뇌는 연기론적 시스템 구조
다양한 정보 수집해 고차원적 사유

거울 뉴런을 통하여 유심론과 유물론 사이에 흐르는 깊은 강에 다리를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수백만 년 동안 동물처럼, 눈과 귀와 같은 감각기관의 정보를 뇌로 전달하였다. 뇌 속의 감각뉴런이 감각기관에서 느낀 자극을 모아 연합뉴런으로 보내고, 연합뉴런은 이를 종합하여 해석한 후 운동뉴런으로 전송하였으며, 운동뉴런은 우리의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명령을 내렸다. 이런 자극과 전송으로 이루어진 것도 의식이기는 하지만, 이는 오온(五蘊)에 얽매인 인식이다. 오근(五根)-눈, 귀, 코, 혀, 몸-으로 오경(五境)-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을 느끼며 물질계로 이루어진 대상을 인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시각적 지각[眼識], 청각적 지각[耳識], 후각적 지각[鼻識], 미각적 지각[舌識], 촉각적 지각[身識]에 의한 5종의 지각인 것이다.


이러던 인간은 사회를 형성하면서 타인의 행위를 모방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타인과 협력하면서 거울뉴런을 발달시키게 된다. 거울뉴런은 기존의 감각뉴런, 연합뉴런, 운동뉴런이 수행하지 못하던 일을 수행한다. 곧, 오근과 오경에 얽매인 인식을 벗어나는 것이다.


거울뉴런은 전두엽(frontal lobe)의 전운동피질(premotor cortex), 두정엽(parietal lobe), 측두엽 뇌섬엽 앞쪽(anterior insula)에 위치한다. 전두엽은 인간이 원숭이로부터 진화하면서 생긴 것으로, “인간은 전두엽에 존재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뇌의 부위다. 전두엽은 추상적인 사고, 창의적 사고, 통찰력 등을 관장하며, 충동을 억제하고, 타자를 이해하고 사회적 행동을 하는 기능을 한다. 두정엽은 신체적 영상을 개념화하고 외부환경을 인식하는 기능을 한다. 뇌섬엽은 전측 뇌섬엽은 냄새, 맛, 정서를, 후측 뇌섬엽은 청각, 신체 기능에 관여한다. 감각기를 통해 들어온 자극이 이곳에서 감정으로 바뀐다. 한 마디로 말하여, 거울뉴런은 사화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외부의 자극을 종합하여 이를 추상적으로 해석하고 종합하는 뇌의 부위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거울뉴런이 실재하는 F5 영역은 언어를 담당하는 Broca 영역과 상동기관이다. 거울뉴런은 언어 학습과 소통에 관여하고 도움을 주면서 인간이 다른 동물과 현격하게 다르게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데 관여한 것이다. 언어는 타인과 소통하는 도구다. 뿐만 아니라, 퍼스의 말대로, 언어 없이 사고는 없다. 언어기호는 청각적 이미지의 면인 씨니피앙과 개념과 의미의 면인 씨니피에의 복합체다. 예를 들어, ‘나무’라는 언어기호에서 ‘[namu]라는 소리가 씨니피앙이라면, 이를 듣고 “목질의 줄기를 가진 다년생의 식물”이라는 의미를 떠올리는 것이 씨니피에다. 이 씨니피에를 조합하고 종합하여 인간은 사고를 형성한다.


이렇게 거울뉴런과 언어를 통해 인간은 색온 이상의 사유를 하게 된다. 5종의 지각에 의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의식, 곧 제6식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그 이상의 사유인 제7식과 8식은 어떻게 가능한가.


이를 설명하는 논리가 뇌과학을 연기론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뇌에 들어온 전기적 자극으로 이루어진 정보는 실체론적으로 자리하고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시냅스(synapse)를 통해 전달되면서 이 정보와 저 정보, 이 뉴런과 저 뉴런이 서로 관련을 맺으면서 종합된다. 시냅스를 통해 정보를 서로 전달하고 모으다 보면, 뇌는 하나의 연기론적 시스템을 형성하며 이때 ‘양에서 질로의 전환’이 일어난다.

 

▲이도흠 교수
수많은 물질적 정보가 임계점을 넘어서 축적되고 서로 연관되면서 교환되다 보면 어느 지점에서 새로운 사고가 형성된다. 이를 통해 인간은 좀더 추상적이고 고차원적인 사유의 세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이도흠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ahur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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