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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법

  • 불서
  • 입력 2012.05.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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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임’ / 타라 브랙 지음 / 불광출판사

▲ ‘받아들임’

인간은 사회적 존재다.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일하고, 또 같이 사랑하기도 한다. 부처님은 그래서 “좋은 사람들과의 우정과 교제와 유대는 성스러운 삶의 전부”라며 상호간의 지지가 우리의 가슴과 마음을 깨우는 데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인류는 지금도 ‘나’라는 함정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삶의 주인공’ 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다가, 어느 순간 어떠한 일이 잘못되었을 때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삶의 중심을 잃는다. 그러면서 자책에 빠진다. 그렇게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여기며 자책과 후회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대부분은 음식, 술, 일에 중독되거나 자기비하, 또는 남 탓으로 시간을 허비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 스스로를 선순환의 레일로 올려놓을 방법은 없을까?


‘받아들임’은 이 문제에 어렵지 않게 답을 주고 있다. 서양의 심리치료프로그램과 동양의 불교명상을 결합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의 고통에 아파하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의 빛을 전해온 타라 브랙이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해 고통스러운 짐을 지고 있는 수많은 내담자와 수련생들을 심리학자이자 불교 스승 자격으로 만났다. 그녀는 “내가 뭔가 잘못 되었다는 느낌은 내가 항상 호흡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유독 가스”라고 했던 자기 친구의 말처럼, 자신에게 결함이 있다는 시선으로 삶을 경험할 때 우리는 스스로 ‘무가치감의 트랜스(자기 스스로 불완전하고 무가치하다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에 갇히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오랜 기간 명상 스승이자 심리치료가로 활동하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들이 컴퓨터 게임만 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먹는 걸 도저히 멈출 수 없어요’, ‘내가 일을 망치고 있어요. 모두 나를 떠날 거예요’, ‘동생이 죽은 건 내 잘못이에요’, ‘나에겐 칭찬할 구석이 하나도 없어요’, ‘꼴 보기 싫은 사람이 있어 모임에 나가기 싫어요’, ‘우리 부부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요’, ‘사람들의 기대를 견딜 수가 없어요’ 등 누구나 경험할 법한 이야기들이다.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시작된 불교수행을 활용한 심리치료 기법은 불과 30~40년 만에 가장 보편적인 인지치료의 하나로 정착됐다. 사진은 8주 과정의 MBSR 교육과정에 참여한 미국인들.

 


저자는 여기서 분명하게 “과거는 돌이킬 수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속에서만 온전히 존재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결국 지금 이 순간을 놓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놓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순간에 집중할 방법으로 마음챙김으로 자신의 경험을 명확히 보고 자비로 감싸 안을 것을 주문한다. 그래서 책의 각 장 말미에 ‘명상연습’과 ‘성찰연습’이라는 제목으로 마음챙김과 자비를 기르는 훈련법을 기술해 놓았다.


저자는 부처님이 그랬듯, 책의 전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마음챙김과 자비발현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한다. 결코 우리네 일상과 동떨어진 다른 곳에서 답을 찾지 않는다. 때문에 책 속 내용은 특정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와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동안 내가 나를 향해 퍼붓던 비난의 화살을 거두고, 내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책장을 덮는 순간 어느덧 스스로 나를 더 사랑하고 타인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자기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만98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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