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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호랑이의 전생이야기

숲 망가뜨린 어리석은 나무신

 

▲ 바르후트 탑, 기원전 1세기 경, 꼴까타 소재 인도박물관

 

 

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리석은 구가리(Kakalika)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Jātaka No. 272).


어느 날 구가리는 기원정사로 가서 사리불(Sāriputta)과 목건련(Moggalanna)에게 함께 구가리국으로 가자고 청했으나, 그들에게 거절당했다. 이 사건을 전해들은 부처님은 구가리가 그들에게 거절당한 일은, 지금 뿐 아니라 과거에도 있었음을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옛날 보살은 어떤 숲 속의 나무신으로 있었다. 그 가까운 숲 속에도 큰 나무에 어리석은 나무신이 살고 있었다. 나무신들이 살고 있는 숲속에는 사자와 호랑이가 살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그 근처에 와서 농사를 짓거나 나무를 베거나 하는 일이 없었다.


사자와 호랑이가 동물들을 잡아먹고 난 후 남은 것을 이곳저곳에 버려두자, 그 숲 속에는 송장 냄새가 진동했다. 그러자 어리석은 나무신은 그들을 쫓아버려야겠다고 보살에게 말했다. 그러자 보살은 “저들 덕분에 우리가 사는 이 나무가 보호되는 것이네. 만일 저들을 쫓아버리면 인간들이 와서, 이 숲을 모두 베어내고 농사를 지을 것이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리석은 나무신은 보살의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하고, 어느 날 무서운 형상을 나타내어 사자와 호랑이를 쫓아버렸다.


사자와 호랑이가 다른 곳으로 간 것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와서 숲을 베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리석은 나무신은 그제서야 잘못을 깨닫고, 보살에게 방법을 여쭈었다. 보살은 “지금 그 동물들은 저쪽 숲 속에 살고 있네. 자네가 가서 그들을 데려오게”라고 말씀했다.


어리석은 나무신은 호랑이와 사자에게 가서, 숲 속으로 돌아올 것을 간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사람들은 며칠 동안에 그 숲을 베어내고 밭을 만들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부처님은 다시 전생과 금생을 연결해 “그 때의 어리석은 나무신은 지금의 구가리이고, 사자는 사리불이며, 호랑이는 목건련이다. 현명한 나무신은 바로 나였다”라고 하시며 이야기를 마쳤다.

 

▲유근자 박사

바르후트 대탑 울타리에 표현된 호랑이의 전생 이야기(Vyāggha Jātaka)에는 중앙에 현명한 나무신을 상징하는 나무와 대좌가 있고, 오른쪽에는 사나운 동물의 상징인 호랑이와 사자가 있다. 나무와 대좌를 중심으로 여섯 마리의 사슴이 배치되어 있다. 이것은 이야기의 전반부를 표현한 것으로, 숲 속에서 사자와 호랑이가 사슴들과 평화롭게 살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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