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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일부 기독교 광신도들이 조계사에 무단 진입, 선교행위를 진행하면서 조계사 신도들과 갈등을 빚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교계는 지난 2010년 일부 개신교 광신도들이 봉은사를 비롯해 동화사 등에 난입해 “예수를 믿으라”고 ‘사찰 땅밟기’를 해 논란을 빚었던 사건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계사 등에 따르면 5월16일 오후 2시경 60대로 추정되는 신원 미상의 남자 2명이 ‘예수 믿으세요’라는 선교용 조끼를 착용하고 경내에 진입, 디지털카메라로 사찰 경내를 촬영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신도와 종무원들이 “조계사에 구경을 온 것은 좋지만 신도들하고 갈등이 생길 수 있느니 조끼를 벗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들은 거부했다. 오히려 “책임자를 부르라”며 “신부나 수녀들이 그 복장을 입고 들어왔을 때도 벗으라고 할꺼냐”고 소리를 쳤다.
이에 종무원들이 경내가 소란해 질 것을 우려해, 즉각 경찰에 신고하고 이들에 대한 채증을 위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려고 하자, 도리어 ‘초상권’을 운운하며 종무원과 갈등을 빚었다. 20여분의 실랑이 끝에 이들은 자진 경내를 벗어나면서 소란이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사 등은 이번 사건이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기독교계의 일부 광신도들의 조직적인 ‘사찰 땅밟기’가 재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0년 일부 광신도들이 서울 봉은사를 몰래 침입해 대웅전에서 “주님을 믿어야할 자리에 너무나도 크고 웅장하게 절이 들어와 있는 게 마음이 아프다. 사찰이 파괴돼야 한다고 기도했다”는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또 같은 사건이 대구 동화사에서도 발생했고, 심지어 미얀마 등 불교국가의 사원을 찾아다니며 ‘사찰 땅밟기’를 진행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개신교계의 무리한 선교행위를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되기도 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