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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천신들의 예배를 받는 태자

기자명 법보신문

사당 들어서자 천신이 예배
고귀한 인물 알리는 길조도

 

▲ 나가르주나꼰다, 3~4세기 경, 인도 국립뉴델리박물관

 

 

숫도다나왕이 아들 싯닷타 태자를 데리고 석가족들이 믿던 신을 모신 사당(祠堂)에 참배한 이야기는, 경전마다 순서가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방광대장엄경’은 관상을 본 이후에 일어난 사건으로 표현했다면, ‘수행본기경’을 비롯한 여러 경전은 관상을 보기 이전에 먼저 사당을 참배한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태자의 탄생과 함께 태자에게 심부름 할 많은 남아, 여아, 말들도 태어났다고 한다. 여러 석가족 장자들이 와서 숫도다나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이제 태자를 모시고 사당에 가서 언제까지나 길(吉)하기를 기원드리고자 합니다. 왕은 허락하여 주십시오.”


태자가 사당으로 향하는 길은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부정한 것은 모두 없앴다. 꽃과 향을 피워서 상서로운 것만 있게 하고, 비단으로 된 햇빛가리개를 달아 문들을 장엄했다. 여러 시종과 대신들과 함께 숫도다나왕은 태자를 안고 사당 안으로 들어갔다.


숫도다나왕의 발이 문지방을 넘자마자 사당 안에 모셔져 있던 많은 천신들이 엉겁결에 저마다 제 자리를 버리고, 즉시 내려와 온몸을 땅에 대고 태자의 발에 절하기 시작했다. 여러 천신들과 많은 대중이 이 모습을 보고 큰 소리로 찬탄하며, 전에 없던 일이라 기뻐했다. 하늘과 땅이 크게 진동했고, 하늘에서는 꽃비가 내렸으며, 하늘의 음악은 연주하지 않아도 저절로 울렸다.


여러 천신들의 상은 저마다 본래의 몸을 나타내면서 게송으로 찬탄했다.


“겨자씨가 수미산과 나란히 하고/ 소 발자국이 물이 많은 바다와 견주게 되며/ 해와 달이 반딧불과 마주 대하는데/ 어찌 짝이 된다 하겠나이까/ 저희들은 이제 겨자씨 같고/ 또 소의 발자국 같으며/ 반딧불과 같기에/ 저희들은 태자를 공경해야 합니다.”


숫도다나왕이 태자를 안고 사당을 참배하는 장면을 표현한 불전도는 그다지 많지 않다. 남인도 나가르주나꼰다 절터와 아마라와띠 절터에서 출토된 것이 전하고 있다. 불전도 속에서는 경전의 내용과 달리 태자를 안고 사당의 천신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여자이다. 나머지 3명의 시녀들과는 다른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어, 숫도다나왕을 대신해 양모인 마하빠자빠띠(大愛道)가 태자를 안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유근자 박사
태자는 천 위에 두 개의 발자국으로 표현되었고, 사당 안의 천신은 불룩한 배를 내밀고 태자를 향해 합장하고 있다. 뒤쪽의 천막 뒤에는 이 광경을 보고 찬탄하는 세 명의 사람들이, 손을 입에 대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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