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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가월과 빈바과의 비유

기자명 법성 스님

32상 80종호 갖춘 부처님 아름다움 상징

 

 

이 비유는 제27 묘장엄왕본사품에 나온다.


“곧 묘장엄왕이 허공에서 내려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매우 희유하여 공덕과 지혜 때문에 머리 정수리에서 광명이 나와 세상을 비추며 그 눈은 길고 넓어 감청색이며, 미간의 백호상은 마치 흰 마노 빛깔의 달처럼 아름다우며 치아는 희고 가지런하며 고르게 되어 항상 밝게 빛나며, 입술은 붉고 아름다워 마치 빈바의 열매와 같나이다. ”


여기서 부처님의 미간 백호상을 흰 마노 빛깔의 달(가월 - 珂月)에 비유하고 붉고 아름다운 입술은 빈바의 열매에 비유하고 있다. 부처님은 모든 공덕과 32상 80종호의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었다. 우리도 일상에서 ‘법화경’ 등 경전을 열심히 배우고, 사경, 다라니기도 그리고 참선 수행 등을 열심히해 보살행을 닦는다면 복덕과 공덕을 성취하고, 우리들의 얼굴과 몸의 모습도 불보살을 닮아갈 것이다.


수행이란 마음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몸도 함께 바뀌어 갈 때 진정한 수행의 성취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얼굴은 그 사람의 삶을 표현하는 것이다. 열심히 수행하고 좋은 일을 하며, 밝게 사는 사람은 얼굴이나 몸도 밝고 맑아지기 마련이다. 이 비유는 부처님 몸의 장엄함을 백마노 빛의 달과 빈바 열매의 비유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삼국유사 제3권 제4 탑상(塔像)편에는 남백월(南白月)의 두 성인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산골 마을에 두 사람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노힐부득, 또 한 사람은 달달박박이다. 둘은 서로 벗이 되어 사이좋게 지내다 약관의 나이에 이르러 스님이 되었다. 얼마 후 치산촌 법종곡의 승도촌에 옛 절이 있어 머물며 수양할 만하다는 말을 듣고는 함께 가서 각각 대불전, 소불전이라는 두 골짜기에 살았다. 노힐부득은 회진암에 거처하였고, 달달박박은 유리광사에 거처했다. 각자 암자에서 수행하며 부득은 미륵을 부지런히 구하고 박박은 미타를 염불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해 질 무렵 박박의 거처에 젊고 아름다운 한 여인이 난초와 사향 냄새를 풍기며 갑자기 찾아와 자고 가기를 청하였다. 그러자 박박은 “절은 깨끗하게 하기를 힘써야 하므로 그대가 가까이 올 수 없으니 이곳에 머물지 말고 가시오!”하고는 문을 닫고 들어왔다. 그러자 낭자가 노힐부득에게로 가서 똑같이 청했다. 그러자 노힐부득이 답하기를 “이 땅은 부녀가 서로 더럽힐 수 없는 곳이지만, 중생에게 순응하는 것 역시 보살행의 하나이며, 더군다나 깊은 골짜기에 밤이 어두웠는데 어찌 소홀히 하겠는가 ” 하고는 서로 인사하며 암자 안에 머물게 하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 낭자는 그곳에서 산기를 느끼며 도움을 청했고 노힐부득은 자비심을 내어서 도움을 준다. 그러자 목욕통 속의 물에서 짙은 향기가 풍기더니 물이 황금색으로 변했다고 한다. 노힐부득이 그 물에 몸을 담그자 갑자기 정신이 맑아지고 피부가 금빛으로 변했다.


같은 시각 박박은 ‘노힐부득이 어제 밤 필시 계를 범하였을 것이니 가서 비웃어주리라’ 생각하고 다음날 찾았다. 그러나 노힐부득은 연화대에 앉아서 미륵존상이 되어 광명을 내고 있었다. 몸은 온통 금빛으로 채색되어 있었다. 노힐부득이 친구의 옛정을 생각해 통 안에 남은 황금물이 있으니 그 물에 몸을 씻기를 청했다. 박박도 목욕하고 나니 무량수불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불보살의 보살행이 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 공덕으로 살아서 미륵불이 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수행하던 도반도 그 공덕의 향기로 아미타불이 된다. 미륵불이 되고 무량수불이 되었음을 이야기에서는 겉모습이 바뀐 것으로 상징하고 있다. 물론 모습이 바뀌어 성불한 것이 아니라 성불하니 그 모습도 바뀌었을 터이다.


▲법성 스님
우리가 살아가는 사바세계는 온갖 차별과 고통이 넘치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자비심이야 말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사회적 윤리이자 공공의 선이 아닐까 싶다. 그런 마음을 실천하고 그 실천이 우리의 행동을 바꾼다면 그것도 곧 모습이 바뀐 것이다 다를 바 없다. 그것이 참된 행, 아름다운 모습이다.
 

법성 스님 법화경 연구원장 freewhee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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