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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심 불교에 대한 모델은-下

기자명 법보신문

“서구인은 의례화 된 종교 적응 어려워해”

 

▲자신의 가족을 진지하게 떠받치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한 서구불교의 미래는 밝다.

 

 

이 글은 가족중심 불교수행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3부작 에세이 중 두 번째 내용으로, 수미런던 법사는 이에 앞선 글에서 자신의 부모 또래에 해당하는 초기 불교창립세대를 뛰어넘어 서구불교가 번영하기 위한 조건으로 대규모로 가족중심 불교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 서구인들에게 하나의 모델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으며 이 모델을 우연한 기회에 생각해 냈다고 밝혔다. 수미런던 법사는 사원모델을 하나의 전형으로 활용해 새로운 불자가족 공동체를 시작해보기로 마음먹었으며 실제 ‘더럼불자가족’(The Buddhist Families of Durham, BFD)을 결성해 불자가족 공동체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더럼불자가족’의 구체적인 운영원칙에 관한 글을 지난 번 글에 이어 게재한다.  편집자

 

▶친목 시간을 중시한다.
부모들은 서로 만나게 되면 서로를 껴안으며 인사를 하고 담소를 나누는 사이에 아이들은 자유롭게 주위를 뛰어다니는 것으로 모임이 시작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명상에 도움이 되는 차분하고 조용한 공간을 만들어 내려는 서구의 대다수 명상센터와 때론 떠들썩한 친교의 분위기는 다소 대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매우 고요한 분위기는 아이들을 주눅 들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모임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격식을 덜 따지면서 좀 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자 노력한다. 게다가 서구인들은 관계 형성이 영적인 발달에 있어서 하나의 핵심적인 요소로서 갖는 중요성을 놓치고 있다고 확신한다. 또한 부모들은 격식을 차리지 않는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유급(有給) 교사를 둔다.
우리는 부모가 교사 역할을 하게 하는 실험을 시도해 보았다. 결국 부모들은 명상할 수 있는 다소의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해 상당히 집착하고 있었고 그래서 다른 누군가로 하여금 대신 가르치도록 하는데 소요되는 상당한 비용도 기꺼이 지불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원 봉사자와는 다르게 유급 교사는 매우 믿을 만하다는 점과 그래서 또한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상당한 연속성을 보장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을 지도해 본 경험이 있는 유급교사들을 채용했고 교육 및 운영방법도 수립했다. 더 차분하고 안정적인 수업 환경 덕분에 아이들은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단순히 육아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준 높고 재미있는 교육과정이 포함돼 있었다. 어른들도 종종 아이들과 똑같은 주제에 대해서 공부한다. ‘마음챙김’ 수행을 하면서 식사하기에 관한 수업이 그 예가 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부모와 자녀들은 각자 배웠던 것을 서로 공유할 수 있고 그 다음 일주일 동안 집에서 그것을 함께 실천해 볼 수가 있다. 개별 가족들은 매월 40달러씩 비용을 지불하고 우리 세 명의 교사들은 일요일마다 45달러씩 받는다. 연간 보너스는 추가로 지급한다.


▶불자이지만 방식은 서구식으로.
우리 모임 참여자 대부분은 비 아시아계 서구인으로서, 아시아 불교의 전통과 결합되어 있는 형식과 문화에 대해 생소하게 느낀다. 우리 모임은 서구화된 위빠사나 수행방식을 주로 활용하고 있지만 그 외양과 형식은 주로 교회로부터 도입했다. 결과적으로 염송, 절하기, 조상숭배, 신발 벗기 등 일부 예외의 행위들을 제외하고는 영어 이외의 언어사용 등은 찾을 수가 없다. 대신 개회의식은 유니테리언 유니버설리스트(Unitarian Universalist 일신론과 보편구원론이 결합된 북미의 자유주의적인 그리스도교 종파, 역자 주) 교회의 양식을 따랐고 거기에는 촛불켜기, 깊은 숨 세 번 들이키며 벨 울리기, 서양 멜로디로 찬불가 부르기, 기도, 모두 함께 “당신 안에 있는 부처님께 절합니다”라고 말하면서 끝맺음 절하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서구인들은 아시아 양식 사원에 대해서 어색해하고 불안을 느끼고 있고 우리 모임이 사용하는 교회와 같은 곳에서는 곧바로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와 동시에 불교에 이끌린 많은 서구인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 느꼈던 독단적이고 획일적이며 의례화 된 종교를 거부한다. 그런 까닭에 ‘더럼불자가족모임’은 본질에 있어서 지나치게 종교적인 형식에 구애되지 않으면서도 의미있는 영적인 성장을 위해, 아시아인 불자이든 유대화 된 기독교인이든 관계없이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중간점을 찾아내고자 노력해왔다.


▶동일지역 내에서 만난다.
멤버십은 서로 이웃해서 살고 있는 지역을 기초로 형성되었다. 많은 수행센터들은 일년에 최소 1회 이상 주로 여름에 가족안거수행을 실시하고 있다. 긴 대기자 명단과 높은 재참여 비율 만큼이나 이런 안거프로그램은 인기가 높고 훌륭했다. 안거수행 프로그램은 부모와 자녀들이 명상법을 도입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수련 내용을 가족생활에 통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회는 1년에 단 몇 차례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만남을 통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수 없어서 그 배움은 점차로 희미해져 버린다. 게다가 이런 안거 프로그램은 다양한 지역 출신의 가족들이 참여하고 있기에 부모와 자녀들은 지역 공동체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발전, 확대할 수 없게 된다.


나는 미국(아니 그 밖으로) 내의 모든 도시에 각각 ‘OO지역 불자가족모임’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즉 ‘보스턴 불자가족,’ ‘세인트루이스 불자가족’ ‘포틀랜드 불자가족’ 등등. 이런 공동체는 결코 기존의 성인들을 위한 명상그룹 또는 안거센터를 대체하거나 무색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공동체의 형태를 다양화해서 인생의 어떤 단계에 있는 사람이라도 그 시기에 알맞게 불법을 만날 수 있게 하고자 함이다. 그런 다양성은 길게 보아서 각각의 다양한 공동체를 강화시키고 멤버들이 점차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멤버들 자신들에게 적합한 다음 단계의 공동체 구성원으로 재가입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은 이제 성인 그룹에 가입할 준비가 된 십대들이거나 자녀들에게 불교학교가 필요한 젊은 부부들이거나, 집중적인 명상 수행을 원하는 은퇴자 모두에게 해당된다. 서구 불자들이 가족을 진지하게 떠받치고자 하기만 한다면 불교는 나의 세대 및 그 이후에도 계속 존속할 것이라는데 대해 희망적으로 본다.


▲수미런던
파트3에서는 왜 우리는 불교가 차세대와 함께 성장하도록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이유를 제시하고, 불교 프로그램을 가족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널리 알려진 마음 챙김 수행에 기초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에 어떻게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수미런던 듀크 불교공동체 지도법사

번역=백영일 번역편집위원 yipaik@woori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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