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마녀사냥꾼들과 종자연
기독교 마녀사냥꾼들과 종자연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2.07.09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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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차별 실태 조사는
종교사학 전체가 대상
기독교 말살음모 주장
치부 스스로 드러낸 것

대중을 선동하고 상대편에 타격을 주기 위해 자행되는 음흉한 기술이 있다. 낙인찍기다. 낙인이 찍히면 그것으로 모든 것은 끝이다. 대화와 타협은 없고 광기와 증오만이 광풍처럼 몰아친다.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과 분단 이후 우리의 빨갱이 논쟁이 그랬다. 파괴와 잔인한 살육이 지나간 광기의 현장에 남는 것은 뼈저린 회한뿐 임을 숱한 역사적 사실들이 입증한다. 역사적으로 낙인찍기의 극치는 서구 중세시대 기독교의 ‘마녀사냥’일 것이다. 역사는 종교라는 탈을 쓴 조직적인 폭력의 끝이 어디인가를 보여준 전형적인 사례로 기록하고 있다.


최근 마녀사냥의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하 종자연)이 지난 5월 국가인권위로부터 ‘학교 내 종교차별실태’ 연구기관으로 선정되자 기독교가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순복음교회가 발행하는 ‘국민일보’를 비롯해 기독교 언론과 단체들이 대거 동원되고 한국기독교총연맹이 특별위원회까지 꾸려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종자연의 역할은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종교차별이나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 용역이다. 기독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으니 학생들은 학교 내에서도 자유롭게 종교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기독교가 분노하고 있다. 2개월 째 종자연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성전(聖戰)의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다짜고짜 종교차별실태 조사가 기독교를 말살하려는 음모라고 강변한다. 종자연이 친불교 단체이기 때문이라며 어깃장을 놓는다. 최소한의 합리성이 배제된 마녀사냥을 위한 낙인찍기다.


종자연은 학교 내 종교 강요와 종교투표소 설치 금지, 사랑의 교회 공공도로 지하예배당건립 무효 등 헌법에 위배되는 종교행위와 인권침해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종자연이 학교 내 종교차별실태 조사를 나서게 되면 기독교의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기독교는 종자연이 자신들만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충주체육관에 설치된 석탑에 대해 종교자유침해를 이유로 철거 요구한 사례에는 애써 눈을 감는다.


종자연에는 불교, 기독교, 가톨릭, 원불교 등 다양한 종교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도 기독교계가 종자연을 친불교 단체라고 강변하는 이면에는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광서 서강대 교수 때문이다. ‘국민일보’는 ‘양두구육’ ‘기독교 공격수 박광서’ ‘불교단체 종자연’ ‘종자연 딱 걸렸네’ 등 연일 자극적인 기사로 박광서 교수와 종자연을 매도했다. 적반하장으로 종단의 사과를 요구하는 촌극까지 벌이고 있다. 불교개혁을 요구하다가 ‘가톨릭 프락치’라는 의심을 받았던 박 교수가 기독교에 의해 불자로 인정받았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종자연 창립 멤버인 내가 기독교인인데 어떻게 종자연이 불교단체가 될 수 있겠는가. 학생인권을 탄압한 가해자(기독교)가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지금의 현실이 기독교인으로서 한없이 부끄럽다.” 류상태 목사의 장탄식이다.

 

▲김형규 부장
“창피한 줄 모르고 낯이 두꺼운 사람, 남을 헐뜯고 욕하는 사람, 비열하고 뻔뻔한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 삶은 너무나 쉽고 간편하다. 그러나 창피한 줄 알고 영혼의 순결을 지키려는 사람, 매사에 신중하고 언제나 지혜를 향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 삶은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고행길이다.” ‘법구경’의 한 구절로 위로의 뜻을 전하다. 상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참으로 지난한 시절이다. 


김형규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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