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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종단의 개혁-1

탐욕으로 물든 불자, 물신 노예로 전락
화폐증식 욕망 극복은 무소유로 이어져

왜 불가에서 돈과 관련된 비리와 부정이 끊이지 않는가. 대중들은 물론 불자들도 자본주의 체제에서 화폐증식의 욕망, 소유와 소외로 인한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들을 구제하여야 할 스님조차 물질적 탐욕에 물들어 본분을 망각하고 물신의 노예로 전락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고도의 정신력과 도덕성을 갖추기 전에는 누구나 화폐증식의 욕망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며, 돈에 접촉하거나 그 흐름을 관장하면 화폐증식의 욕망은 증폭된다. 그러기에, 무엇보다도 수행자부터 소외와 화폐증식의 욕망, 소비와 향락의 욕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신이 화폐증식의 욕망을 불태우고 있으면서 어찌 대중의 불을 꺼줄 수 있겠는가.


대중들 모두가 자본주의적 탐욕에 물들었어도 신자유주의 체제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래도 공동체적이고 인간적인 영역이 남아있었다. 서울에 이웃과 함께 하는 골목문화가 남아 있었고, 기업에서는 동료와 함께 일한다는 가치관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야만적인 신자유주의는 이마저 파괴하여 버렸고, 그 자리에 제어받지 않는 탐욕의 탑을 높이 세웠다.


신자유주의란 ① 전통적인 경제영역에서 시장을 즉각적, 무조건적, 무제한적으로 확대, 강화하고 ② 비경제적인 영역까지 포함하여 인간생활 전반을 시장원리로 작동시키고자 하는 정책이념이며, 따라서 ③시장에 전인격을 포획시키고자 하는 기획이다. 이 체제는 자유로운 착취와 경쟁을 방해하는 모든 규제의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정부역할 및 개입의 최소화, 자유화와 개방화, 공기업과 교육 등의 민영화, 감세, 복지축소를 특징으로 한다.


이는 1%가 99%를 마음껏 착취하고 부를 독점하도록 하여 양극화를 심화하고 ‘빈곤의 세계화’를 촉진하였고, 무엇보다도 모든 대중들을 탐욕의 노예로 전락시켰다.


이에 물질적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운 절집도 차츰 그에 포섭되었다. 자본주의적 가치와 화폐증식의 욕망은 이와 절연하고 무소유의 삶을 살아야 할 절집과 수행자의 마음 깊숙이 들어와 있다. 믿음의 깊이는 교환가치, 곧 돈의 크기로 대체된다. 수행보다 불사에 더 관심을 두는 절이 점점 많아진다.


주지나 총무원장 등의 선거 때만 되면 엄청난 액수의 돈이 돈다. 돈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소임을 맡으려 하고, 소임을 맡기 위하여 돈을 뿌려대는 악순환이 다반사다. 심지어, 그리 축적한 돈을 도박과 성매매에 사용하거나 은처와 자식들에게 빼돌리는 스님도 적지 않다.

 

불교는 욕망의 확장과 물질적 소비를 통해서는 행복해 질 수 없다고 설한다. 불교는 개인의 깨달음과 공동체적 삶을 통하여 소외를 극복하라고, 무소유의 삶을 통해 화폐증식의 욕망을 없애라고, 무한한 소비와 향락의 욕망을 절제하는 삶을 살라 가르친다. 부처님께서는 출가수행자들이 ‘삼의일발(三衣一鉢)’이나 ‘육물(六物)’만 소유하는 무소유의 삶을 살라 일렀으며, 이 계율을 어기면 모든 소유물을 4인 이상의 도반들 앞에 내놓고 참회해야 했다.


▲이도흠 교수
달마대사는 ‘구함이 있으면 모든 것이 고통이지만 구함이 없으면 이 자리가 곧 극락’이라고 말하며 무소구행(無所求行)의 실천을 제시했다. 나아가 육조 혜능 역시 욕망을 줄이고 소박한 삶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는 소욕지족(少欲知足)을 설파했다.

한양대 국문학과 이도흠 교수 ahur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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