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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맹인약초개안의 비유-상

기자명 법성 스님

일심으로 정진하면 어디에도 걸림 없어

이 비유는 정법화경과 범본 법화경의 제5 약초유품에 나오는 내용이다.


가섭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설령 다르지만 궁극에는 같은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응당 지혜자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느니라. 비유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태어나면서 맹인이었기 때문에 해와 달, 오색, 시방을 볼 수 없었고, 곧 천하에 해와 달, 오색, 팔방의 상하가 없다고 말하였느니라.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는 그 말을 믿지 않았느니라. 양의가 있어 그의 병을 살펴 보니, 눈이 없는 이유는 본래의 죄 때문에 명안 명체가 떨어져나가 중병을 앓게 되었느니라. 무엇이 중병인가? 풍(風) 한(寒) 열(熱) 벽(癖 )이것이 곧 네 가지 병이었느니라. 곧 양의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기를 ‘이 사람의 병은 보통약으로는 결코 고칠 수 없으며, 설산에 있는 약만이 능히 이 네 가지 병을 치료할 수 있다. 첫째는 현(顯), 둘째는 양(良), 셋째는 명(明), 넷째는 안(安)이니, 이것이 네 가지 약의 이름이라.’ 그 때 양의는 그 맹인을 불쌍히 여겨 방편으로 곧 설산에 들어가 네 가지 약을 채취하여 빻고 찧어서 그 맹인을 치료하니 곧 광명을 보게 되었느니라. 또한 침을 놓고 뜸으로 치료하니 그의 눈동자는 안팎으로 통철하여 일월의 빛과 오색, 시방을 볼 수 있게 되고, 이에 믿게 되고 스스로 책망하기를 ‘예전에 맹인으로 눈이 어두워 어떤 것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고 스스로 통달하였다고 착각했는데, 지금 눈으로 보게 되니 본래 어리석음이 심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제야 비로소 원근과 고하를 보는데 나보다 나은 사람들 없으리라!’ 생각하였느니라. 그 때 오신통력을 얻어 한가로이 지내는 선인이 있었는데, 모든 것을 다 보고 들었으며 몸은 하늘을 날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 생각을 알 수 있었고, 과거생과 생사의 근본을 알았느니라. 선인이 그에게 말했다. “그대는 그 정도로 자만하여 모든 것을 다 안다고 말하지 말라! 그대가 집 안에 있으면 스스로 그곳에 갇혀 나올 수 없고 밖의 일을 알 수 없느니라. 그대가 선악을 생각하되 십리나 오리 밖도 볼 수 없으며, 말소리나 20리 밖의 북치는 소리도 들을 수 없으며, 가까운 1,2리도 건너 뛰어갈 수 없는데 어찌 통달하여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다고 말하는가? 지금 내가 그대를 살펴보니 어두운 것을 밝다 하고, 밝은 것을 어둡다고 하는구나!” 그 사람이 묻기를 “어떤 방술을 연마하여야 이런 성스러운 신통력을 얻을 수 있는지, 원컨대 지혜를 내려 가르쳐 주소서!” 선인이 대답하기를 “응당 깊은 산속에 들어가 한가롭게 머무르며 여러 정욕을 없앤다면 이에 곧 신통력을 얻을 수 있나니, 내가 가르친 바를 준수하여 집을 떠나 바위에 편안히 머무르며 일심으로 전념하여 정진하며 어떤 것도 흠모하거나 즐기지 않는다면 곧 신통력을 얻고 스스로 깨닫게 되느니라. 본 것을 살펴보면 말로 다 할 수 없으며, 지금 오신통력을 얻어 어디에도 걸림이 없으며 스스로 근본을 알아 그 가려진 바를 보게 되느니라.”


맹인약초개안의 비유는 성문 연각 보살이 일불승의 본질로 볼 때 모두 하나이지만 각기 그 근기나 행하는 수행법에서 상중하로 나누어진 것임을 앞에서 밝힌다. 그러자 가섭이 다시 질문하기를 그러면 궁극적으로 하나인 것인지 묻는다. 이에 부처님께서 지혜자는 그 이치를 바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며 이 비유를 설한다. 맹인으로 태어난 사람이 훌륭한 의사를 만나 치료를 받고 눈을 뜨게 된다. 그러자 자신이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다고 자만한다. 이 때 다섯 가지 신통력을 가진 신선이 있어 그의 어리석음을 꾸짖는다. 그러자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신통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 간청한다. 이에 신선은 깊은 산속에 들어가 세속의 욕망을 버리고 일심으로 열심히 수행한다면 신통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조선시대 진묵대사(1562~ 1633)는 신통력에 대해서는 단연 돋보이는 고승이었다. 진묵대사가 봉서사 사미승으로 있을 때 신중단에 공양 올리는 소임을 맡았는데 하루는 주지스님 꿈에 신장이 나타나 부처님께서 자신들에게 매일 공양을 올리니 당장 그 일을 그만두도록 하라고 꾸짖는다. 또 다른 일화도 있다. 진묵대사가 어느 마을을 지나는데 냇가에서 동네 사람들이 모여 어죽을 먹다가 스님을 놀리기 위해 그것을 먹도록 청했다. 스님이 단숨에 어죽을 맛있게 먹고 냇가로 가서 배설하자 물고기가 다시 살아나서 헤엄쳐 강물로 갔다고 한다.

 

▲법성 스님
그 외에 삼매에 깊이 들어 몇 달이 지나자 온 몸이 거미줄로 뒤 덮였는데 대중들이 살펴보니 여전히 살아 숨을 쉬고 있었다는 일화도 있다. 조선시대 서민들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온갖 신통력으로 대중들을 감화시킨 진묵대사는 법화경 맹인약초개안의 비유에 나오는 오신통력을 갖춘 신선에 비견된다.


법성 스님 법화경 연구원장 freewhee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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