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종단의 개혁-2
46. 종단의 개혁-2
  • 이도흠 교수
  • 승인 2012.07.24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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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운영위원회 감사체계 확립은
주지의 독점·전횡 견제로 이어져

그렇다고 무조건 돈을 멀리 하라는 것이 아니다. 앞 장에서 말한 대로, 『앙굿따라 니까야』등에 따르면, 일정한 윤리규범에 부합하는 한, 재산의 획득과 증식은 정당하다. 대신 나와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성자에게 공양할 수 있는 데 써야 한다.


중도의 입장에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고 사찰을 운영하는 길은 명확하다. 출가 수행자는 계율에 따라 수행과 중생구제에만 전념하고, 재정의 운영은 재가불자 등 전문가에게 맡기며, 재산의 획득과 증식, 재정의 지출은 불교 교리와 계율, 윤리적인 목적에 부합하는 일에 한해서만 허용하는 것이다.


이의 구체적인 방법은 절마다 사찰운영위원회를 두고 여기에 4부대중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모든 재정관련 사항에 대한 심의만이 아니라 의결을 행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금번 임시 종회에서 재정과 권력을 분리하고 사찰운영위원회가 심의 및 의결기능을 갖도록 개정하고, 전문 인력을 통한 재정운영과 회계관리 시스템을 통해 운영·관리되도록 사찰예산회계법을 제정한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론에 밀려 형식만 갖춘 느낌이 강하다. 민주성과 지속성, 감시체계의 확립이 수반되어야 사찰운영위원회는 실질적으로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주지와 다른 운영위원, 스님과 재가불자 사이에 권력이 비대칭일 경우 사찰운영위원회는 큰스님이나 주지의 의사를 추인하는 형식 기구로 전락한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주지와 스님에게 모든 권위와 권력이 집중된 지금의 문화가 바뀌어 4부대중의 공의를 민주적으로 모으고 실천하는 공동체 문화가 확립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사찰운영위원회의 구성을 출가자와 재가자가 1:1이 되도록 구성하여야 한다. 주지에게 운영위원의 위촉과 해촉을 할 권한을 부여하고서 운영위원의 감시와 견제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선거를 통하여 운영위원을 선출하되, 이 선거에는 각 사찰에 소속된 모든 신도가 참여해야 한다.


해촉의 권한 또한 운영위원의 합의를 통해서 행해야 한다. 당분간 사찰운영위원회에 주지의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아울러 사찰운영위원회의 회의도 월별 및 회기별로 정기적으로 행할 것을 명시해야 한다. 이렇게 형식과 내용 모든 면에서 민주주의의 원칙을 준수하고 사부대중의 공의를 수렴하지 않는다면, 사찰운영위원회는 주지의 독점과 전횡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구가 아니라 외려 이를 정당화하는 기구로 전락한다.


재정과 회계에서는 전문화와 투명화, 상호견제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종단에서 포교, 교육, 사회적 실천에 대한 예산 배정의 최소 비율을 정하되, 각 사찰의 특성을 살려 그 안에서 융통성을 부여한다. 종단은 회계 관리를 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이를 일정 규모 이상의 사찰에 파견한다. 종단에서 회계관리 운영시스템에 관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각 사찰에 보급하고 이를 통합하여 중앙에서 관리한다. 각 사찰 운영위원회는 회기별, 월별로 재정의 수입과 지출 현황을 사찰과 교구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도흠 교수

장부를 작성하여 종무실에 배치하고 감사 담당자 및 운영위원은 언제든 열람하게 한다. 모든 결제는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주지와 재정책임자를 분리하며, 재정책임자의 결제 없이 어떠한 지출도 허용하지 않는다.


한양대 국문학과 이도흠 교수 ahurum@hanmail.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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