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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보리수 아래서 만난 부처님과 마왕

보살의 성도 방해하려고
몸 바꿔가며 유혹·협박

 

▲ 간다라, 2~3세기, 꼴까타 소재 인도박물관

 

 

보드가야의 보리수 아래로 가던 중 칼리카 용왕으로부터 찬탄을 받은 보살은, 풀베는 청년 솟티야(Sothiya, 吉祥)에게서 보리수 아래에 깔고 앉을 풀을 보시받았다. 보리수 아래에 자리를 마련한 보살은 ‘내 이제 이곳에 앉아서 번뇌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면, 차리리 이 몸을 부수어버릴지언정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고 서원했다.

 

그러자 욕계(欲界)의 주인인 마왕 파순이 나타나 이 보리수 아래는 밤이 되면 귀신과 야차 등이 자주 와서 사람의 고기를 먹는 무서운 곳이니, 우루웰라 촌락에 가서 머무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회유했다. 보살은 ‘이곳은 지난 옛날 모든 부처님도 이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고 하면서 떠나지 않았다.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파승사’에서는 마왕이 보리수 아래를 택해 깨달음을 이루려는 보살을 방해하기 위해 그 앞에 동자로 변신해 나타났다고 전한다.

“마왕의 상법(常法)에는 두 가지 종류의 깃대가 있는데 하나는 기쁨의 깃대요, 다른 하나는 근심의 깃대이다. 근심의 깃대가 갑자기 움직이자 마왕은 생각하기를 ‘지금 갑자기 근심의 깃대가 움직였다. 반드시 손해 볼 일이 있을 것이다’하고 즉시 자세히 관찰했다. 그러다가 금강좌(金剛座)에 앉아 있는 보살을 발견하고는 생각했다. ‘숫도다나왕의 아들이 금강좌에 앉았구나. 그가 나의 영역을 침범하기 전에 내가 먼저 그를 방해해야겠다’. 즉시 성난 얼굴을 한 채 작은 심부름꾼 동자로 변신해 보살 앞으로 가서 말했다. ‘당신은 왜 지금 여기에 편안히 앉아 있는 것이오? 까삘라왓투는 이미 데와닷따에게 장악되었고, 모든 샤까족은 그에게 죽임을 당했다오.”
‘보리수 아래에서 만난 부처님과 마왕’ 불전도는 보리수 아래에서의 보살과 마왕 파순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다. 보살이 앉을 보리수 아래에는 솟티야에게서 받은 풀이 깔려 있고, 그 아래에는 보살의 깨달음을 증명할 지신(地神)이 표현되어 있다.

 

▲유근자 박사
보리수를 사이에 두고 오른쪽에는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그 아래를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한 보살이 있고, 반대편에는 어떻게든 깨달음을 방해하려는 마왕이 마주보고 서 있다. 설전을 벌이는 모습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마왕의 뒤에는 깨달음을 방해하는 역할을 할 마왕의 세 딸이 보인다. 중앙의 보리수는 부처님의 성도를 뜻하는 우주축의 상징이며, 풀과 지신이 표현된 사각형의 자리는 바로 부처님이 앉은 금강보좌를 의미한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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