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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독창적인 명상교육

기자명 법보신문

“땅콩먹을 때도 씹는 느낌 관찰하게 하라”

아이들에겐 호흡 명상법
배울 수 있는 능력 충분
틱낫한 스님의 마음챙김
응용한 ‘껴안기 명상’도
숫자 세는 것 만큼 쉬워

 

 

▲수미런던의 네 살배기 아들 선재가 차 안에서 안정된 자세로 명상을 하고 있다.

 


내가 일곱 살 적에 아버지는 남동생과 나를 여름 요가캠프에 등록시켰다. 하루는 강사가 야외 풀밭으로 우리 반 학생들을 데리고 나갔다. 원을 그리며 둘러앉게 한 뒤 각자에게 땅콩을 하나씩 주었다. 그는 “매우 천천히 씹어요”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입 속에서 땅콩버터를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세요.”


5분 후에도 다른 여러 감각들 중에서, 특히 씹히는 느낌의 변화와 여러 종류의 맛, 건조한 상태, 기름성분, 용해상태 그리고, 혀의 움직임 등을 탐사하면서 나는 여전히 그 땅콩에 대해서 궁리를 하고 있었다. 내가 주의를 기울이기만 하면 바로 이 조그마한 한 알의 땅콩에서 세상의 모든 경험을 다 찾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또한 삶에 관한 모든 경험은 명상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호흡이나 마음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만이 명상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전통적인 호흡 명상법을 배울 능력을 분명히, 충분히 가지고 있고 그것은 유용한 기법이긴 하지만 그것 이외의 다양한 명상 수련법을 통해서 그들은 추가적인 통찰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번 주 칼럼에서 나는 아이들에게 명상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재미있고 창조적인 여러 종류의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그 땅콩을 먹은 이후 지난 30년이란 세월 동안 명상 지도 종사자들은 아이들을 위한 멋진 명상활동에 관한 모델을 다양하게 개발해 왔으며 나는 그 중 몇 가지를 이 칼럼에서 소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수잔 K. 그린란드’(Susan K. Greenland)의 저서인 ‘깨어있는 아이’(The Mindful Child)으로부터 응용한 테디 베어 호흡명상(비디오 영상 인터넷 주소 vimeo.com/26644484) ; 아이들로 하여금 바닥에 등을 대고 가만히 눕도록 유도한다. 다리를 뻗고 팔은 옆에 놓게 하고 눈을 감는 것이 편안할 경우에는 그렇게 하도록 한다. 그들이 좋아하는 테디 베어(봉제 장난감 곰) 또는 동물모양 봉제완구를 각자의 배위에 올려놓도록 한다. 아이들이 편안함을 느끼게 되면 그들로 하여금 자기 신체의 무게를 그들 밑의 바닥에 내려놓게 하고 긴장을 풀도록 한다. 그런 뒤 다음과 같이 말한다.


“긴장을 풀고 머리가 베개에 닿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지 살펴보세요. 등은 바닥에 대고 양 팔은 옆으로 놓아요. 배 위에 놓여 있는 봉제완구의 무게를 느껴보세요. 자, 이제 여러분은 호흡을 실시해 그 동물을 부드럽게 말 태워준다고 상상해 보세요. 숨을 들이쉬면 복부는 공기로 채워지면서 동물은 위로 올라갑니다. 숨을 내쉬면 배는 비워지면서 꺼지게 되겠죠. 숨을 들이키면 동물은 위로 움직이고 내쉬면 아래로 내려옵니다. 호흡 방법을 바꿀 필요도 없고 그 어떤 것도 할 필요가 없어요. 단지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어떻게 느껴지는지 알아차리기만 하세요. 숨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생기는 복부 위의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봉제완구 동물을 흔들어 잠재워주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아마도 아이들은 자신의 호흡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호흡에 자연스러운 변화가 생긴다는, 즉 더 느려지고 더 깊어지는 현상을 깨닫게 되었을 겁니다. 자신의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고 긴장이 풀어지면서 들숨과 날숨의 호흡 간격이 길어진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을 겁니다. 자신의 호흡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신체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즉 여러분의 몸은 좀 더 차분해지고 평안해진다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 틱낫한(Thich Nhat Hanh) 스님의 저서 ‘씨뿌리기 : 아이들과 함께하는 마음챙김수행 ’(Planting Seeds: Practicing Mindfulness with Children)’에서 응용한 껴안기 명상 ; 우리가 서로 껴안을 때 서로의 가슴은 이어지고 우리는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음챙김 과정 속의 껴안기는 두 사람 모두에게 이해와 행복을 가져다준다. 이 명상 수련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껴안을 상대로 가족 중 누군가를 찾아내거나 또는 혼자인 경우 자기 스스로를 껴안아라. 선택된 가족 구성원을 향해 일어서서 마주대하라. 그리고 그 눈을 들여다보라.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키가 상대보다 크면 무릎을 구부려서 눈높이를 맞추어라. 합장한 손이 가슴 앞에 오게 하고 서로 절을 한다. 그런 뒤 서로를 팔로 끌어서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껴안는다. 서로의 품에서 함께 세 차례 호흡을 같이 한다. 첫 번째 호흡을 하면서 우리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자각한다. 두 번째 호흡과 함께 상대방이 살아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세 번째 호흡을 통해 우리의 팔로 상대를 껴안을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함을 느낀다. 자 이제 서로 떨어져서 서로의 눈을 들여다본다. 합장을 하고 서로에게 마지막 절을 한다.


-.‘케리 리 맥린’(Kerry Lee MacLean)이 개발한 항아리 속의 마음명상 ; 웹사이트 (zijifamily.word press.com/family-meditation-corner/teaching-tools/ mind-in-a-jar/)의 내용 개작.(비디오 영상 www.youtube.com/watch?v=joYd1yfn-QY).


준비물 목록-투명하고 둥근 항아리, 물(수돗물 가능), 흰모래 또는 베이킹 소다, 색깔 별로 약30그램 정도씩의 색깔 모래와 색깔 조각, 큰 숟가락


유리 항아리를 준비해서 깨끗한 물로 채워라. 이 물은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자 상쾌함을 느끼고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에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알아보는데 더 이상 기다려 줄 수가 없을 때, 그 행복하고 건강한 마음 상태를 나타낸다. 하지만 바로 그 때 침대에서 빠져 나와 곧장 생각하는 것을 시작한다. 즉 생각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오늘 저녁 메뉴가 뭘까”와 같이 평범한 생각들에 대해서는 흰 모래 또는 베이킹 소다를, 행복한 생각에는 하얀 요정가루를, 그 외의 생각에 대해서는 색깔 모래 또는 색깔 조각을 물 항아리 속에 넣는다 ; 무서운 생각에는 검은색, 슬픈생각에는 파란색, 멋있는 생각에는 노란색, 사랑하는 생각에는 핑크색, ‘무얼 하고 싶다’라는 생각에는 자주색 등.(빨간색은 물 빛깔을 더럽히기 때문에 피한다.)


“이건 서두르는 내 마음이고 이건 숙제로 인해 스트레스 받고 있는 내 마음이고 이건 학교에 늦지 않으려고 걱정하는 내 마음이고 또 이건 나의 생일을 생각하는 내 마음이야”라고 말하면서 또는 그 어떤 종류의 생각에 대한 마음에 대해서라도 말하면서 큰 숟가락으로 항아리 속의 그 생각들을 휘저어라. 책상 다리를 하고 등을 똑바로 세워 명상에 적합한 자세로 앉으라. 주의할 점은 몸을 절대 구부리지 말아야 한다. “이건 내가 멈춘 뒤 생각들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었을 때 발현되는 것들이야”라고 말하면서 종을 울린다. 몇 분간 조용히 앉아서 그 ‘생각들’이 항아리의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것을 지켜본다. 항아리를 지켜보면서 호흡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는 것을 그리고, 차가운 공기가 코를 통해 들어왔다가 따뜻하게 덥혀진 뒤 빠져나가는 것을 느껴보라.
 

▲수미런던

모래와 조각들이 가라앉았을 즈음에 명상 시간의 종료를 알리는 종을 크게 울리고 그 소리가 완전히 멎을 때까지 완벽하리만큼 가만히 앉아 있어 보라. 그 종의 마지막 ‘반향음’을 듣는 그 마지막 순간 동안 그 방이 얼마나 평화로워지는가를 살펴보라. 하루를 시작하는 투명한 물의 그 마음으로 돌아갔는가?

 

수미런던 듀크 불교공동체 지도법사

번역=백영일 번역편집위원 yipaik@woori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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