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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양육 키워드 세 가지

기자명 법보신문

“아이들 싸울때 ‘무슨일 있니’ 질문한 적 있나”

아이 입장에서 생각할 때
흥분 상태의 훈계 사라져

 

어리광 부리면서 떼 쓸 땐
몸과 눈높이 낮추어 대화를

 

 

▲한국 불자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의 명상법을 지도하고 있는 수미런던 법사.

 

 

지난 7월에 미국으로 돌아오기 직전 나는 서울의 한 사찰에서 불교와 자녀 양육에 관한 짧은 법회를 열었다. 불자 부모로서 내가 가장 크게 배웠던 것 중 하나는 나의 자녀들에게 때때로 매우 크게 소리를 질러 아이들을 거의 반쯤 놀라 죽을 뻔하게 만드는 버릇을 나 스스로 이해를 하고 그러한 버릇을 버리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참석자들과 나누었다.


질의 응답시간에 30대 후반의 한 남자 분이 손을 들어 영어로 말했다.


“나는 나의 두 딸을 정말로 사랑한다. 하지만 때때로 내가 술에 취해서 집으로 돌아올 때가 있는데 아이들은 잘못된 행동을 해서 나를 화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면 나는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기도 한다. 어떻게 나 자신을 바꿀 수 있을까 궁금하다.”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해주었다.


“당신의 행위로 인해 딸들이 상처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좀 더 나은 아빠가 되는 여정의 첫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당신이 그들에 대해 공감을 하고 있고 동정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명확한 관찰 및 동정심이라는 매우 중요한 첫 단계로부터 당신의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소리 지르고 때리는 행위에 대해 주목하고 이를 마음 챙김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두 번째 단계이다. 인류학자들이 그러하듯이 당신의 행위에 대해 가치 판단 없이 관찰해 보라. 그러면서 어느 시점에 소리를 지르고 있는지, 어떤 원인과 조건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게 되는지 등 세부적인 사실에 주목해 보라. 어떤 상황이 당신을 그렇게 촉발시키는가를 인식하기 시작함에 따라 그 다음으로 그 이유에 대해 궁구해보라. 왜 특정 상황이 오면 특정 행동이 유발되는 걸까? 신발을 신으라고 자녀에게 다섯 차례나 이야기를 하면 그것이 감정 폭발의 일반적인 원인 중 하나가 되는 것이 한 예가 된다. 아이는 꾸물거리고 그러면 마침내 제대로 시키고자 소리를 지르게 된다. ‘신발 신으란 말이야!’와 같은 말을 되풀이해야 하는 것이 소리 지르도록 만드는 한 가지 상황이라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 더 깊이 내재된 원인이 있을까? 어떤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을 때 우리는 종종 분노하게 된다. 그에 따른 공포감으로 인해 복종하도록 만들 만큼 사납게 소리를 지르면서 명령의 힘으로 아이들을 제압함으로써 우리의 통제력을 확립하고자 한다.”


우리가 왜 소리 지르거나 때리는가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면 그 다음으로 어떻게 우리의 행동을 바꾸기 시작할 수 있을까에 대해 묻게 된다. 세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방법 A는 단순히 전략적인 측면이다. 지시 사항을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 우리를 미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어떤 것을 세 번째로 말하게 되면 우리는 그 순간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네 번째로 넘어가기 전에 우리는 좀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무릎을 꿇고 몸을 낮추어 딸과 말해 본다.


“얘야, 왜 신발을 신지 않니? 학교에 갈 시간이야. 여기 앉아라. 신발을 줄게, 필요하면 도와줄게.”


아이들이 장난감을 놓고 싸우거나 말다툼을 시작하는 경우도 일반적으로 우리가 소리를 지르게 되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우리 부모들은 저녁 준비를 하거나 자신의 ‘페이스북’을 업데이트하느라 바빠서 아이들의 싸움에 대해 건성으로 대한다. 마침내 아이들의 말다툼이 매우 거슬리게 되면서 우리는 폭발한다.


“그만해! 당장 그만두란 말이야!”


말다툼이 우리를 화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우리는 말다툼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좀 더 일찍 그 일에 개입하도록 시도해 볼 수 있다. 채소 담는 것을 멈추고 젖은 손을 닦고 난 뒤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다시금 아이들의 눈높이로 몸을 낮추고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여기 무슨 일이 있었니?”


방법 B는 호흡수행이라는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만약 마음챙김 수행이 어느 정도의 단계에 도달했다면 소리 지르거나 때리기 전에 마음에 짜증과 분노가 올라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상태를 인식하게 되면 깊고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시고 천천히 내쉬면서 몸의 긴장을 풀어라. 스스로를 자제할 수 있게 될 때까지 두 번 세 번 그렇게 해보라. 이것은 믿기지 않을 만큼 단순하지만 우리 부모들이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있어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아마도 가장 강력한 기술일 것이다.


방법 C는 가슴 속에 남아있는 고통을 인지하고 이를 치료하는 것으로, 사실상 가장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하지만 동시에 가장 어렵기도 하다. 마음이 평화로운 부모는 자녀에게 폭언을 퍼붓지 않는다. 자녀를 다루는 방법은 우리가 내면에서 자기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그것 자체는 또한 대개의 경우 우리의 부모가 우리를 어떻게 길러왔는지를 반영한다. 우리는 부모가 우리에게 했던 말을 내면화하게 되고 그런 내적인 양육과정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진다. 부모가 한 말들이 애정이 담겨있고 지혜로웠다면 그것은 훌륭한 자양분으로 남는다. 그렇지 않고 ‘사회 적응력이 없다, 은혜를 모른다, 규율이 없다, 이기적이다, 완고하다, 미숙하다, 부담스런 존재다’ 등 부정적인 메시지를 받았다면 우리의 가슴은 고통으로 가득 차게 된다. 부모의 성격이 지나치게 강하고 쌀쌀맞고 화를 잘 내고 궁색한 태도를 보였다면, 어른이 되어도 우리는 자신을 그런 방식으로 관련짓는 경향을 갖게 된다. 명상을 하기 위해 앉으면 더욱 명확하게 이런 내면화된 부모의 특성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나는 결코 명상을 잘 할 수 없을 거야, 나는 나쁜 엄마야, 나는 결코 나의 오빠만큼 착할 수는 없어, 나는 심술궂어.”


우리 내면의 이런 측면들을 발견하게 되면 내면의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용서와 친절, 호의 등을 보여줄 수 있고 이러한 경우 특히 자비명상이 효과적이다. 자신의 고통을 깊이 느끼면서 흐느껴 울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내면에서 스스로가 치유되기 시작함에 따라 자녀에게 훨씬 더 친절하고 상냥한 부모가 되어가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기적인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에 대한 친절은 자기 자신에 대한 친절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세 번째 단계는 자녀양육 요령이 부족해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소리 지르거나 때리게 된다는 사고에 근거한다. 우리는 자녀를 위협하거나 조작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돈으로 매수하거나 창피를 주거나 몹시 꾸짖는 등 이외에 어떤 다른 방법이 있는가를 단지 모를 뿐이다. 자녀를 훈련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써 비록 이따금씩 사용된다 할지라도 위의 것들은 그 어느 것도 건전하고 성숙되고 솔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오직 한 가지 길만 알고 있다. 그래서 좀 더 부드럽고 도움이 되면서도 자녀와 함께 시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 조차도 우리들 대부분은 모르고 있다. 새로운 자녀양육 기법에 대한 책을 읽고 이를 시도해보는 것으로 3단계는 시작된다. 자녀와 함께 수를 세는 방법을 사용해보는 것이 그 한 예가 될 것이다.


“내가 셋을 세는 동안 네가 신발을 싣는 것을 보고 싶구나.”

 

▲수미런던
이 방법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더 효과적이다. 껴안기 또한 대단히 많은 갈등을 해소시켜 준다. 아이들과 함께 시도해 볼 수 있는 다른 방법들에 대해 나 스스로도 배울 것들이 아직 많지만 그래도 내가 최소한 몇 개의 다른 방법들을 알고 있음으로 해서 어려운 상황들을 대처할 수 있는 좀 더 많은 선택권이 나에게 주어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미런던 듀크 불교공동체 지도법사

번역=백영일 번역편집위원 yipaik@woori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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