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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 비판하면서 자기점검에는 관대

  • 집중취재
  • 입력 2012.08.23 19:31
  • 수정 2012.08.2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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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개혁의 키워드- 재가불자] 5. 멀어진 지계 흔들리는 정체성

① 스님 향한 불신·맹목 이중성
② 불목하니 전락 ‘재가종무원’
③ 사찰운영 아웃사이더 ‘신도’
④ 비판 기능 퇴색 ‘재가단체’
⑤ 멀어진 지계 흔들리는 정체성
⑥ 전문가 대담

 


 

삼귀의·오계 외면하고
보시바라밀에도 인색


종교소속감 가장 낮고
불교관련 서적 안 읽어


생활서 계율실천해야
참다운 재가불자 가능


▲종교에 대한 소속감
한국의 불자는 1000만이 넘는다는 게 통설이다. 통계청이 2005년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인구의 22.8%인 1072만6000명이 자신의 종교로 불교를 꼽았다. 불교계 행사에서는 “2000만 불자”라는 말도 종종 들을 수 있다.


그러면 불자란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 말일까. 어머니나 할머니가 절에 다녔고 그로 인해 불교에 친근감이 있다면 불자일까. 유명한 스님의 책을 읽고 불교에 호감을 갖게 됐다거나 부처님오신날 절에 가서 연등을 달면 불자라고 할 수 있을까.


엄밀한 의미에서 이들은 ‘불교적’일 수는 있어도 ‘불자’는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불교학자들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불자는 ‘부처님’ ‘가르침’ ‘스님’이라는 삼보에 귀의하고 오계를 받아 지키겠다고 다짐한 사람을 일컫는 용어인 것이다.


오늘날 한국에서 불자는 극히 적다는 비판도 이 때문이다. 불자를 자처하면서도 고기 먹는 행위에 거리낌이 없고, 불교행사나 모임이 끝난 후 술 마시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풍토는 불음주계를 무색케 한다. 직접 도둑질만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지 불로소득이나 일확천금을 좇는 것은 불투도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감각적이고 향락적인 문화에 젖는 것이 불사음계와는 무관하다고 여긴다. 불자이기 때문에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자각이 큰 것도 아니다. 이러한 다섯 가지 계율뿐 아니라 육바라밀의 으뜸이 보시바라밀임에도 다른 종교인에 비해 기부문화는 훨씬 뒤처지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한국불자들의 이러한 희박한 정체성은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지난해 11월 전국의 성인남녀 1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종교에 대한 소속감을 묻는 질문에 ‘강하다’는 답은 가톨릭인 37.2%, 개신교인 56.9%인데 비해 불교인은 16.3%로 극히 낮게 나타났으며, 신앙심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높다’는 답은 가톨릭인 35.0%, 개신교인 39.4%이었으나 불교인은 13.0%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대다수 불교인들의 삶에 적용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다보니 계율을 어기고 수행과 포교를 하지 않는 스님을 보면 비판하지만 정작 재가불자라는 자신은 지계, 수행, 포교를 하지 않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또 법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하지 않는 것은 물론 공양게나 합장인사를 하지 않으며, 종교 서적을 읽는 종교비율도 불자가 가장 낮다. 겉으로는 불자라고 하더라도 정작 일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불자답지 못한 것이다.


하루에 한 번 삼보를 예경하고 한 달에 한번 팔재계를 지키자는 ‘월재일회’ 운동을 펼치는 이성운(동국대 강사) 박사는  “한국불교가 불교답지 못한 것은 재가불자에게 큰 책임이 있다”며 “재가불자들이 바른 시각을 가지고 실생활에서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올곧게 살아가려 할 때 정법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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