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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조사선(祖師禪)

기자명 윤창화

보리달마와 그가 전한 선을 가리키는 말
북종선 외 중국 5가7종 모두 여기 속해

조사선이란 여래선(如來禪), 의리선(義理禪)의 상대적인 말로, 붓다가 설한 경전이나 언어문자에 의존하지 아니하고(不立文字) 곧바로 그 마음을 직시(直指人心)하여 깨닫게 하는 선법이다.


선문답에서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은 무엇이냐(如何是 祖師西來意)’고 묻는 상투적인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사선은 보리달마와 그가 전한 선을 가리킨다. 시대적으로는 육조혜능(639~713)에서 대혜종고(1089∼1163) 이전 까지, 즉 간화선이 성립하는 1100년대 이전까지가 조사선 시대로, 북종선 외의 중국 5가7종은 모두 여기에 속한다.


조사선을 확립시킨 사람은 혜능의 손제자인 마조도일(馬祖道一, 709~788)이다. 그는 “네 마음이 곧 부처다(卽心是佛)”라고 하여 도(道)란 마음 밖에 있는 것이 아님을 직시하게 했으며, 또 “평상심이 곧 진리(平常心是道)”라고 하여, 선은 항상 일상 속에서 구현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마조도일에 이어 백장회해(720~814)-황벽희운(?~850)-임제의현(?~867), 그리고 조주와 위산영우 등 기라성 같은 선승들이 연달아 출현하면서 조사선은 크게 확장, 발전했는데, 이 시대가 이른바 조사선의 황금기, 전성기이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임제할’로 납자들을 제접, 지도하던 임제의현 시대가 조사선의 절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조사선의 사상과 정신을 대표하는 말이 ‘이심전심’, ‘불립문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다. 선(禪)의 이치는 오로지 조사와 조사 사이에서만 전해질 수 있는(祖祖相傳) 격외의 도리로 그 방법은 이심전심(以心傳心)이며, 경전이나 언어문자 외에 별도로 전하는 것으로 곧바로 그 마음을 직시하게 하여 깨닫게 한다는 것이다.


조사선에서는 여래 즉 부처님 보다는 조사(祖師)를 더 높이 존숭한다. 여래의 말씀보다는 조사의 말씀을 더 중시했고, 경전보다는 조사어록에 의거하여 수행했는데, 이는 당말 북송 초까지 선종사원(총림)에서 대웅전을 두지 않았으며, 불상을 모시지 않은 것과도 상통한다. 한마디로 선종의 조사는 현신불(現身佛)로 그의 말씀은 곧 불언(佛言)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으며, 수행과 깨달음의 지남(指南)이었다.


조사선이니 여래선이니 하는 말은 ‘조사선의 완성자’라고 일컬어지는 마조도일 때까지는 없었다. 마조-백장-위산, 위산의 제자 앙산혜적(807∼883. 위앙종)이 만든 말로, 경전탐구에 치중해 있는 향엄지엄을 가리켜 “여래선은 알았다고 할 수 있으나 아직 조사선을 깨닫지 못했다”고 한데서 비롯된 말이다.


남종선 즉 조사선의 선승들은 항상 조사선을 우위에 두고 종래의 선과 북종선을 평가했는데, 종래의 선은 여래선, 의리선(義理禪)으로 경전과 교리에 의존하고 있으며, 언어문자(義理, 義解)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선이라고 폄하했다. 이후 의리선이라는 말은 문자 선승들을 비판, 폄하하는 말로 정착 되었는데 사실 조사선과 여래선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차이가 없다.


조사선과 간화선은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몇 가지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당대(唐代) 조사선에서는 좌선을 중시하지 않았다. 좌선의 다소(多少)는 개인의 능력과 시간 여하에 맡겼고, 청규에서는 일체 규정하지 않았다. 하루 4번 6∼7시간 이상씩 좌선하기 시작한 것은 남송 시대 간화선 이후이다.

 

▲윤창화
대신 방장의 법문과 독참(개인지도 및 점검), 청익(請益, 보충 질문)은 규정화했는데, 이로 본다면 조사선 시대에는 좌선보다는 설법과 법문을 통하여 지혜를 구비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지혜가 곧 부처였기 때문이다. 또 조사선은 대화, 선문답을 통하여 깨달았다.

 

윤창화  changhwa9@hanmail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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